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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만평] K-코인 폭락으로 코인 시총 하루 만에 258조 증발… 美 의회까지 규제 촉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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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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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2-05-16 오후 1:2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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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테라'와 '루나' 시세가 폭락하며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 중 260조 원이 하루 만에 증발했다. 미 의회에서는 이번 사태에 성명을 내고 가상자산 규제를 촉구했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자산인 테라·루나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와 가치 보장용 마이닝 코인인 루나로 이뤄져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가치가 달러나 원화 등 법정 통화와 연동되는 가상자산이다. 기존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1테라당 1달러를 보장하는 게 아닌, 1테라당 1달러어치의 루나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유명해졌다.
가상자산 투기자들이 테라·루나에 열광했던 이유는 가상 자산으로 가상 자산을 버는 이른바 '뻥튀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테라 시세가 0.7달러가 되면 이를 1달러어치의 루나로 바꾸고, 테라 시세가 회복되면 루나를 다시 1테라로 바꿔 1.3달러어치의 테라·루나를 보유하는 식이다.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 설명에 따르면 테라를 루나로 교환할수록 테라 시세는 다시 올라간다. 반대로 테라 시세가 높고 루나 시세가 낮은 상황이라면 루나를 구입해 테라로 교환하는 현상이 발생하며 테라 시세가 내려간다. 이를 통해 테라 시세가 유지되고 테라·루나 총액을 무한히 부풀릴 수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테라·루나가 제시한 실물 담보 없는 가치고정이 위험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무리 테라 시세가 1달러로 고정돼 있다고 홍보하더라도 정확히는 1달러가 아닌 1달러어치 루나로 바뀌기 때문이다. 테라·루나 시세가 동시에 하락하면 가치고정이 불가능하다.
두 가상 자산 가치가 동시에 하락한 상태는 은행으로 치면 은행이 보유한 총자산이 예금총액보다 낮아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은행이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 뱅크런이 발생하듯 가상 자산 투기 시장에서는 패닉 셀이 발생한다. 패닉 셀이 이어질수록 가상 자산 가치는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며 사태가 점점 더 빠르게 악화한다.
지난 1주일간 테라·루나에 발생한 일이기도 하다. 5월 9일 테라 시세가 1달러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한 대형 투자자가 대량의 테라를 교환했고, 대량 매도를 본 다른 투자자들이 일제히 테라를 교환하는 패닉 셀이 발생했다.
교환을 위해 한 번에 너무 많은 루나가 발행되며 테라를 보장해야 할 루나도 시세 방어에 실패했고, 테라·루나가 동시에 하락하기 시작했다. 가치 하락은 추가 패닉 셀을 일으켰고, 5월 5일 기준 223,962사토시를 달성하며 역대 최고 시세를 기록한 루나는 5월 12일 4사토시를 기록하며 시세가 99.99% 하락했다.
5월 5일에 1억 원을 투자했다면 5월 12일에는 천원을 조금 넘는 금액만 남는 대폭락이다. 결국 세계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는 5월 13일 루나 시세가 -100%를 달성해 1루나 당 0.00006달러를 기록한 시점에서 상장폐지를 선언했다.
이번 사태가 충격을 가져다주는 이유 중 하나는 루나가 코인신용평가 서비스인 Xangle에서 신용 등급 A를 받은 가상 자산이기 때문이다. Xangle에서 A를 부여받은 가상 자산은 많지 않다. 완성도 높은 로드맵을 제시하고 투기자들에게 신뢰받는 가상 자산만 A를 받을 수 있고, 테라·루나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상 자산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신용 등급 A 짜리 가상 자산도 하루 만에 반토막을 넘어 만토막 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며 사기 목적으로 발행된 가상 자산(스캠 코인)이나 A등급 가상 자산이나 안정성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퍼졌다.
부정적 인식을 가진 투기자들은 다른 가상 자산에 투기한 자금도 법정 통화로 교환하기 시작했고, 다른 가상자산 시세도 큰 폭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촉발했다. 비트코인은 3만 달러 선이 붕괴했고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 인기 투기 종목들 역시 시세가 급락했다.
바이낸스나 업비트 등 대형 가상 자산 거래소 추산에 따르면 5월 12일부터 5월 13일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난 가상자산 시가총액 하락은 모두 합쳐 2,000억 달러(한화 약 258조 원)가 넘는다.
권도형 대표는 5월 11일 테라 시세 회복을 위한 대응책을 내놓고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가 종료되는 5월 18일 즉시 대응책을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르게 말하면 5월 18일까지 테라·루나 가격 불안정성이 유지되며, 그 영향으로 가상 자산 시세도 한동안 하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테라·루나 폭락은 가상 자산에 대한 새로운 규제 논의도 촉발했다. 미국 국회 상원 연방의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셰러드 캠벨 브라운(Sherrod Campbell Brown) 의원은 테라·루나 폭락과 관련해 의회와 정부 당국 차원의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제시했다.
브라운 의원은 "아주 복잡한 가상자산은 미국 국민이 힘들게 번 돈을 위험에 빠트리고 다른 경제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새로운 규제 법안을 당장 통과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감독 당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라며 규제와 감독을 주문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가상 자산 거래 시장 중 하나이다. 또한 달러가 지닌 안정성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 중 대다수가 1코인당 1달러를 상정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에서 가상 자산 규제가 본격화될 경우 가상 자산 투기 시장 자체가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림 김말리 / 글 겜툰 박현규 기자(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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