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액티비전 블리자드·킹(이하 ABK)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ABK 게임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할 경우 향후 10년간 유럽에서 서비스되는 모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ABK 게임에 대한 무료 라이선스를 발급한다는 조건이다.
5월 15일 발표된 EU 공식 성명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우선 소니가 MS-ABK 인수를 반대한 근거인 '콜 오브 듀티(이하 CoD)' 시리즈 독점 문제가 합병을 거부할 이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유럽 게이밍 콘솔 시장에서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점유율이 더 높고, 'CoD' 시리즈 유럽 인기는 다른 시장과 비교해 저조한 편이라는 분석이다.
집행위원회는 MS가 게이밍 콘솔 주요 배급사인 소니에 'CoD' 공급을 중단해 스스로 매출을 감소시킬 행동을 할 이유가 없고, 설령 그렇게 하더라도 유럽 내 게이밍 콘솔 점유율 경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집행위원회는 MS-ABK 인수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혁신적이고 잠재력 있는 시장이지만 규모가 작으며, MS가 ABK 게임을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메이트로만 제공할 경우 다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들이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두 분석 결과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MS-ABK 인수를 조건부 허가했다. PC 및 게이밍 콘솔을 통해 ABK 게임을 구매했거나 ABK 게임이 포함된 클라우드 게임 구독 서비스에 가입한 유저라면 모든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통해 구매하거나 구독한 ABK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무료 라이선스를 발급하라는 조건이다. 조건 적용 대상은 EU 내에서 정식 서비스되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로 제한된다.
이번 결정이 ABK가 영국 경쟁시장국(CMA)에 제기할 예정인 항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CMA는 4월 26일 EU 집행위원회와 마찬가지로 MS-ABK 인수가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으나, EU처럼 조건부로 허가하는 대신 인수를 불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ABK는 사내 공지를 통해 CMA에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으며, 현재 항소심 재판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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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마이크로소프트-액티비전 블리자드·킹 인수 '조건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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