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넥슨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
띵소프트의 대표를 겸하고 있는 넥슨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에겐 흑역사가 존재한다. 시장 관점에서는 서비스 종료로 실패한 게임이지만, 지금 서비스해도 재미있을 아쉬움이 더 큰 RTS 게임 ‘택티컬커맨더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흑역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소개하는 강연이 오늘(29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진행됐다.
정상원 부사장은 ‘택티컬커맨더스’ 개발에서 얻은 유산이라는 주제로 청중들에게 강연을 진행했다. 요지는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 그리고 서비스 종료에 이르기까지 ‘택티컬커맨더스’로 얻은 교훈에 대해서다.
“97년 '스타크래프트' 대박 이후 가볍게 시작했다. 당시 시장은 RTS장르가 붐이 일었다. '임진록'과 '킹덤언더파이어'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넥슨에서도 이와 비슷한 게임을 만들고자 세 명이 모였다. 서버, 클라이언트, 아트까지 총 3명으로 시작했다. 말 그대로 가볍게다.
당시 업계는 좋아서 만들자는 분위기였는데, 직면한 문제는 Frame Syne에 대한 노하우 부족이다. 이에 솔라싱크를 창안했다. 솔라싱크는 패킷을 줄이고 훌륭한 반응 시간을 확보해주면서 input을 각자 클라이언트가 계산해주었다. 이렇게 하나의 산을 넘었나 싶었는데,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맵에디터의 부재였다. '스타크래프트'의 캠페인 에디터와 같은 준비된 콘텐츠가 없었다. 그리고 소규모 제작팀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작업량임을 느꼈다. 재미를 위한 프로젝트였기에 무작정 진행하다 보니 부닥친 현실이었다. 여기에 솔라싱크의 부산물로 자기 PC와 타인의 PC가 다른 형태로 보이게 되는 디싱크 문제도 발생했다.
그 시기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개발 이외 상황에 출몰해야 했고, 그 사이 내부 인력 이탈하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MMORTS로의 방향 전환이다. 당시엔 ‘스타크래프트’를 RPG화시키자는 발생이었다. 이에 아바타가 탄생했다.
그리고 유닛 레벨 및 커스터마이징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RTS의 핵심이 공정함인가 아니면 협력 요소를 더 가져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산물로 공평하게 시작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설정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는 폭을 넓혀준 것으로, 커뮤니티성 게임임도 지향했다.
전투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전략이 필요해지고, 전략은 여러 사람의 협동과 함께 지원이 가능토록 했다. 이로써 유저는 상대가 누구인지, 그리고 상대의 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면서 전략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순기능으로 작용했다. 이것을 보면서 RTS는 역시 전쟁임을 느끼기도 했다.
또, 심혈을 기울인 것은 정치제도다. 한판 한판의 전우애를 정치 세력화시켜 대통령 및 각료를 선출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척살령과 탄핵도 일으킬 수도 있는 등 리더쉽과 외교가 중요 요소임도 부각했다. 이를 더 확장해 사용자가 직접 나라를 만들 수도 있도록 지원했다.
그렇게 준비한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얻으며 국내외 상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 북미 트라이시너지(Tri Synergy)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는데, Fry’s Wallmart 관행을 비롯하여 현지에서의 판매량은 썩 좋지 않았다. 이를 개인적으로 잘못된 만남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다시 돌이켜보니 튜토리얼이 없으면서 대책 없는 정액제 유료화에 돌입했다. 정말 무모한 자신감이 부른 참담한 결과였다. 이에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도입한 것이 신규 게임모드 ‘배틀존(BattleZone)’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나마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나름 성과를 냈다.
그리고 R&D 게임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서비스가 끝나는 그 날까지 택컴 마니아층의 열띤 반응도 기억한다. 이에 힘입어 차기작 개발에 돌입했지만, 여러 사정에 의해 넥슨을 떠나게 되었고, 프로젝트 역시 무산되기에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택티컬커맨더스’가 남긴 유산에 대해 설명할까 한다. 바로 간략화된 RTS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이다. 강한 커뮤니티와 전략성이 더해진 결과물인데,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이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게임성을 겸한 작품들이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길 희망한다“
겜툰 임진모 기자
jinmo@gamtoon.com
|
게임 핫이슈
리그 오브 레전드의 기원은 택티컬커맨더스다?
총 10301의
게시물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