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PC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e스포츠를 급작스럽게 중단했다. 사전 공지사항이나 예고도 없이 발표된 사항이라 e스포츠 업계는 물론 게임 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지난 12월 13일 블리자드는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에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소식…’이라는 짧은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블리자드는 “블리자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미발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라며 “이런 이유로 몇몇 ‘히어로즈’ 개발 인원을 다른 팀으로 이동시키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블리자드는 “’히어로즈’ e스포츠에 대한 계획도 다시 점검했는데, 게임에 있을 변화에 따른 우선순위와 선택지를 들여다보았고, ‘히어로즈 글로벌 챔피언십(Heroes Global Championship, 이하 HGC)’이 2019년에는 돌아오지 않게 됐다”며 “대회를 함께 만들어간 사람들은 유저 분들이 보내는 사랑을 익히 알고 있지만, 선수와 팬이 바라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 채 강행하기보다 이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글에서 블리자드는 ‘히어로즈’ 개발진 축소와 e스포츠 대회 ‘HGC’ 폐지를 알렸다. 블리자드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개발진 축소는 ‘히어로즈’ 개발진 일부를 다른 게임 프로젝트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고, e스포츠 대회 폐지는 선수와 유저가 바라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히어로즈’ e스포츠 대회 ‘HGC’ 공식 홈페이지에는 ‘HGC 팬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 ‘히어로즈’ e스포츠 팀은 “’HGC’는 지금까지 놀라운 여정을 보내왔고 이 프로그램을 함께 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우리 모두에게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게임에 찾아올 변화와 e스포츠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좋은 경험만을 제공하고자 하는 바람을 고려하면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히어로즈’ e스포츠 팀은 “가장 뛰어난 선수들과 훌륭한 중계진들, 성실하고 헌신적인 직원, 스태프, 프로페셔널한 팀들과 ‘HGC’를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고 앞으로 이분들이 더 넓은 e스포츠 생태계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며 “’HGC’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여러분이 주신 모든 피드백, 응원과 성원, 지금껏 보여주신 모든 열정에 감사드리며, 이런 성원이 없었다면 HGC도 없었으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마무리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디아블로’ 시리즈,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워크래프트’ 시리즈 등 블리자드가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게임 내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는 PC MOBA 게임이다. 2015년 6월 정식 출시된 후 3년 넘게 서비스를 이어 왔고, e스포츠 대회 ‘HGC’도 3년 넘게 운영해 왔다.
또한, ‘히어로즈’는 1991년 설립된 블리자드가 1992년 출시한 액션 게임 ‘로스트 바이킹(The Lost Vikings)’ 속 등장인물인 에픽, 벨로그, 올라프 3인도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블리자드가 창립 후 20년 이상 구축한 게임 세계를 마음껏 활용한다는 점이 유저들로부터 호평받았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누구도 예상 못 한 e스포츠 대회 폐지와 개발진 축소를 발표했다. 12월 13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은 블리자드 제이 알렌 브랙(J. Allen Brack) 대표와 레이 그레스코(Ray Grasko) 최고 개발 책임자가 남긴 글이라 더 큰 파문이 일었다.
알렌 브랙 대표는 올해 10월 블리자드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한 달 후인 11월 3일 ‘블리즈컨 2018’ 현장에서 “지난 토요일은 ‘히어로즈’ 경기를 시청했는데, 개인적으로 e스포츠는 항상 내 관심사였다”며 “블리자드는 앞으로 전 세계에서 e스포츠를 중요시하고 관심 있게 지켜볼 예정이다”라고 말했지만, 약 한 달 후 ‘히어로즈’ e스포츠 대회 ‘HGC’를 폐지해 버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를 올림픽 같은 세계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려는 논의가 활발하지만, 특정 회사가 개발한 게임을 기반으로 탄생한 e스포츠를 정통 스포츠로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며 “이런 가운데 블리자드는 ‘히어로즈’ e스포츠를 사전 예고도 없이 폐지하면서 게임에 종속된 ‘절망적인 e스포츠의 미래’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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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블리자드 히어로즈가 보여준 ‘절망적인 e스포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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