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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도둑놈들 전성시대, 다크 앤 다커 모바일
작성자 : 등록일 : 2023-11-13 오후 6:42:06



크래프톤은 산하 블루홀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아이언메이스 '다크 앤 다커' 지식 재산권(IP)를 접목한 신작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을 '지스타 2023'에 출품했다. 게임 시스템과 에셋 등은 자체적으로 개발했지만, IP를 접목하며 캐릭터 디자인이나 전반적인 분위기 등을 '다크 앤 다커'와 유사하게 맞췄다.

블루홀 스튜디오 안준석 PD는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라는 타이틀을 성공시켜 본 경험이 있으며, 여기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배틀 로얄 탈출 RPG장르 게임인 '어드벤처러스 배틀 그라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라며, "거칠고 야만적인 모험의 세계를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고, 증명된 IP를 발굴해 크래프톤이 스케일 업 시키는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통해 '다크 앤 다커' IP와 결합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익스트랙션'이란 특정한 맵에 투입돼 아이템을 수집하고 탈출하는 장르다. 수집한 채 탈출하는데 성공한 아이템은 다음 번 투입에서 사용할 수 있다. 목숨을 걸고 투입돼 탈출하는 데 성공하면 점차 강해지지만, 한 번 죽으면 어떤 아이템도 들고 나올 수 없어 순식간에 거지가 될 수도 있다.

주로 FPS나 TPS 슈터와 접목하는 장르이고, 이 장르를 개척하는 선구자들 역시 슈터류가 많아 일반적으로 '익스트랙션 슈터'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은 원거리 공격수단이 극히 제한적인 냉병기 위주 교전이 주로 발생하는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삼았다. '익스트랙션 RPG'인 셈이다.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은 '로우 파워 판타지'에 가까운 게임이다. 로우 파워란 장르 문학 산업에서 작품을 설명할 때 주로 쓰이는 용어로, 캐릭터가 지닌 능력이나 힘이 상식적인 선에 머문다는 뜻이다. 반대 용어로는 하이 파워가 있다.

일반적인 판타지 세계관에서 모험가는 명예롭고 낭만 있는 직종이지만, 로우 파워 판타지에서 모험가란 곧 도둑놈, 강도, 도적과 같은 의미가 된다. 미궁을 탐색하는 행위는 유적지나 무덤을 도굴하는 행위가 되고, 모험가가 죽이는 몬스터에 다른 모험가가 포함되기도 한다.

따뜻한 주점이 아닌 눅눅한 싸구려 여관, 방금 구입한듯 한 날카로운 칼 대신 거칠게 정비되고 손잡이엔 피 얼룩이 남은 단검, 한번에 고블린 수십마리를 불태우는 대마법 대신 수류탄같이 폭발하는 파이어볼, 거창한 신성 주문 대신 결정적 순간 여유를 만들어주는 작은 치유 주문, 모험가 간 유대 대신 상대가 언제 강도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경계심. 이런 요소들이 있는 세계라는 의미다.

유저가 '다크 앤 다커 모바일'에서 조작하게 될 모험가들도 같은 부류다. 흔히 생각하는 모험가가 아닌, 도둑에 가까운 역할이다. 상도덕 따위는 없고, 다른 모험가는 더 위험하고 더 좋은 보상을 주는 또 다른 몬스터에 불과하다. 도둑떼들이 던전을 누비며 서로 죽고 죽이니, 그야말로 도둑놈들 전성시대가 아닐 수 없다.



'다크 앤 다커 모바일'에서, 유저는 언제든지 살인 강도로 돌변할 준비가 돼있는 모험가가 되어 던전을 탐색하고 전리품을 회수해 탈출해야 한다. 시연 버전에서는 개인전 플레이만 가능했으나, 정식 출시 시점에서는 파티원이 함께 던전에 진입하는 시스템이 구현될 예정이다.

시연 버전에서는 파이터, 레인저, 바바리안, 로그, 클래릭 등 5종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균형잡힌 근접 전투가 가능한 바바리안, 안전한 장소에서 적을 저격할 수 있는 레인저, 피해를 감수하고 적을 더 강하게 몰아붙이는 바바리안, 은신한 뒤 독이 발린 단검으로 적을 중독시키는 로그, 자신과 파티원을 치유하는 클래릭이다.

설명만 들으면 캐릭터 밸런스가 맞지 않는 듯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 해보니 캐릭터마다 장단점이 있었다. 레인저는 원거리 공격을 빗맞췄을 때 리스크가 크고 개활지에서는 적 접근을 방해할 수단이 없다. 로그는 체력이 낮아 적 공격에 취약하고, 은신을 해도 무적이 되지는 않아 눈먼 칼에 맞을 수 있었다. 클래릭은 유지력이 높으나 자체적인 공격 성능이 떨어져 교전에서 불리했다.




전투 시스템은 간단하다. 공격하고, 막고, 피하고, 회복하고가 끝이다. 현란한 스킬이나 마법 주문 같은 건 없다. 대신 모든 공격이 치명적이고, 완벽하게 적 공격 궤적을 읽지 못한다면 방어도 쉽지 않다.

1대1 환경에서 이런 전투 시스템을 채택했다면 게임이 꽤 지루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은 언제든지 1대 다수 전투가 일어날 수 있는 게임이다. 공격을 잘못 휘둘렀다가 다른 적이 공격하는 걸 막지 못할 수도 있고, 몬스터와 싸우다가 다른 유저에게 기습당할수도 있다.



맵이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가시성이 좋지 않아 적 접근을 미리 알아채기 위해 항상 긴장하게 되고, 함정을 피하기 위해 게임에 더 집중하게 되는 요인이 됐다 .유저가 직접 불을 켜고 끌 수 있어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불을 켜면 시야가 확보돼 보물상자나 가려진 출입구, 부술 수 있는 오브젝트 등을 발견하기 쉬워지지만, 적에게 자기 위치를 알려주게 된다. 불을 끄면 적을 기습할 수 있지만, 멀리서 지나가는 적을 눈치채지 못해 눈 뜨고 사냥감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

무한히 던전을 해메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다크 스웜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크래프톤 대표작인 'PUBG: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 해본 유저라면 자기장이라는 명칭이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PUBG: 배틀그라운드'에 등장하는 자기장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자기장은 게임 속도를 확실히 빠르게 만들어 줬다. 익스트랙션 장르 게임은 보통 한 경기당 플레이타임이 상당히 길다. 죽으면 모든 것을 잃는 특성상 유저들이 교전을 피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적으로 슈터 장르 게임에 익스트랙션 요소가 접목된 경우가 많아 맵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크 앤 다커'는 자기장 때문에 교전을 무한정 피할 수 없고, 냉병기 위주 교전이라는 특성과 던전이라는 환경이 맞물려 맵 규모도 그리 넓지 않다.



자기장과 다른 부분은 최후반부 다크 스웜도 생각보다는 견딜만 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체력 회복 아이템 수급이 더 어려워 다크 스웜 속에서 오버파밍(안전지역이 아닌 곳에서 아이템을 수집하는 행위)을 하기는 힘들고, 보통은 탈출 포탈을 탐색하기 위해 다크 스웜 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마지막 1명이 되면 자동적으로 승리하는 'PUBG: 배틀그라운드'와 달리 '다크 앤 다커 모바일'에서는 반드시 탈출 포탈을 찾아야 탈출할 수 있고, 던전 안에 혼자 남았어도 몬스터에 의해 비명횡사 할 수 있다는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 다크 스웜에 의해 꾸준히 체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몬스터를 피해 탈출 포탈을 찾는 건 상당히 심장 떨리는 경험이었다.



블루홀 스튜디오 자체 개발 IP가 아닌 점은 아쉽다. 블루홀 스튜디오, 더 나아가 크래프톤은 '테라'등을 통해 자체적인 IP 생산 능력을 입증한 게임사다. 또한 과거에도 게임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뒤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구매해 적용했다가 게임성과 별개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뒤 기존 게임을 폐기한 사례가 있다. 기존에 개발하던 '어드벤처러스 배틀그라운드'도 충분히 매력적인 IP로 성장시킬 가능성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조금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 장르가 대세가 된 뒤에는 유사 장르 작품이 우수수 나오기 마련이다. 당장 개발사인 크래프톤이 산 증인이다. 'PUGB: 배틀그라운드'가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둔 이후, 글로벌 게이밍 시장에서는 한동안 배틀로얄 장르 게임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익스트랙션 장르도 마찬가지다. 장르 창시자로 불리는 배틀스테이트 게임즈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정식 출시가 다가오며 유사 장르 경쟁작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개중에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거의 그대로 베낀 모바일게임 등 도덕심을 버린 채 돈벌이에만 급급한 게임들도 존재한다. 블루 오션이 레드 오션이 되기 일보 직전인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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