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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세월은 무시할 수 없어도 재미있는, 기동전사 건담 시드 배틀 데스티니 리마스터드

작성자 :	등록일 : 2025-05-30 오전 1:02:31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는 신작 '기동전사 건담 시드 배틀 데스티니 리마스터드'를 5월 22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닌텐도 스위치와 윈도우 PC(스팀)이며,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2세 이용가를 부여받았다.

2014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ITA로 출시된 '기동전사 건담 시드 배틀 데스티니'를 리마스터 한 작품으로, 최신 게이밍 기기에 맞게 이식되는 한편 일부 밸런스 요소와 미션 구성이 변경된 버전이다.

'기동전사 건담 시드 배틀 데스티니 리마스터드'는 반다이 남코 대표 IP 중 하나인 '기동전사 건담'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정확하게는 '기동전사 건담' IP 중 '기동전사 건담 SEED' 작품군이 기반으로, 전편인 '기동전사 건담 SEED'와 후편인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 스토리를 다룬다.

게임 모드는 스토리, EX, VS 세 가지로 나뉜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오리지널 파일럿을 조작하게 되며, 원작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제 3자 역할로 지켜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스테이지에 따라서는 해당 장면에 참여했던 조연 캐릭터를 파일럿 삼아 플레이 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IF 스토리를 전개할 수도 있다. 추가 조건을 달성하면 원작과 다른 스토리가 전개되는 식으로, 추가 조건을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보통 첫 플레이는 원작 스토리를 따라 진행하고 이후 파일럿과 기체를 충분히 육성한 뒤 이전 스테이지를 다시 플레이하는 식으로 IF 스토리를 감상하게 된다.

EX 미션은 기존 임무의 난도가 상승하거나 일부 임무 조건이 변형된 스테이지다. 적이 강화되거나 적 수가 늘어나며, 어려워진 만큼 보상도 좋아졌기 때문에 실력에 자신이 있고 빠르게 기체를 강화하고 싶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VS 모드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다른 기체와 1:1 대결을 펼치는 모드다. 양산형 기체부터 주연급 기체까지 다양한 기체와 싸울 수 있다. 리마스터 전 버전에서는 네트워크 기능을 사용한 멀티플레이가 지원됐으나, 리마스터 과정에서 해당 기능이 삭제돼 멀티플레이로는 즐길 수 없게 됐다.

100종 이상이나 되는 메카(작중 용어로는 MS)가 등장하는 만큼 '건담' IP 팬이라면 흥미가 동할 만하다. 원작 주역 기체들은 물론 외전 작품인 '기동전사 건담 시드: 아스트레이' 등에 등장한 기체들이나 완전히 다른 '건담' IP에서 등장한 기체들도 일부 조작할 수 있다.

다만 출시 시기를 고려하면 2024년 4월 3일 국내 개봉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SEED FREEDOM'을 의식한 리메이크로 보이나, 단순 리마스터인 탓에 라이징 프리덤 건담이나 스트라이크 프리덤 건담 2식 등 해당 극장판에 출연하는 신규 메카가 게임에 등장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버디 시스템도 조금 아쉬웠다. 버디는 게임을 시작할 때 주인공과 별개로 생성하는 동료 캐릭터로, 이후 스토리 진행 중 유저를 보조하는 요기(僚機, Wingman) 역할을 한다. 그러나 AI가 그리 뛰어나지는 못한 탓에 전투에서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부분도 단점 중 하나다. 일본어만 지원하던 원작과 달리 영어를 추가로 지원하는 만큼 언어 지원 측면에서는 원작보다 조금 낫긴 하지만, 아무리 한국이 영어를 필수 교육과정에서 가르치는 국가라고 해도 비 한글화 게임을 모국어처럼 플레이할 수 있는 유저는 그리 많지 않다. 원작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상황만으로도 어떤 전개인지 짐작할 수 있으니 조금 나을 수는 있겠다.

원작이 휴대기 독점으로 출시됐던 게임인 만큼, 조작 측면에서도 키보드-마우스보다는 컨트롤러 조작이 유리했다. 또한 게임 사양상 고성능 환경을 요구하지도 않기 때문에 PC와 스위치를 모두 보유한 유저라면 스위치 버전 구매도 고려해 볼만 하다.

다만 최적화 수준이 그리 완벽하지는 못하다. 정확히는 일반적으로 최적화 부족이 원인이라고 꼽히는 현상 (프레임레이트 저하, 메모리 누수, 끊김 등)은 일어나지 않지만, 간헐적으로 게임이 강제 종료된다. 자주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PC 버전과 스위치 버전 모두 반복해서 발생한 현상인 만큼 추가 패치를 기다려야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13년 전 게임을 단순 리마스터해 이식한 게임인 만큼, '기동전사 건담 시드 배틀 데스티니 리마스터드'가 현 시점에서 매우 재미있는 '건담' 게임이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단순히 'MS에 탑승해 싸운다' 라는 재미 요소를 즐기고 싶다면 2022년 출시된 'SD 건담 배틀 얼라이언스'나 2024년 출시된 '건담 브레이커 4' 등 더 좋은 건담 게임이 적지 않다.

다만 두 게임 모두 게임 오리지널 스토리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작품인 만큼, 액션성보다 스토리 요소에 집중하고 싶은 유저라면 상술한 두 게임 보다는 '기동전사 건담 시드 배틀 데스티니'가 더 좋은 게임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기동전사 건담 SEED'는 한 시대를 풍미한 인기 애니메이션이었고, 아직까지도 '건담' IP 팬덤 사이에서 회자되는 작품이니 말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