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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아쉽지만 응원하고 싶은 새출발, 슈퍼로봇대전 Y

작성자 :	등록일 : 2025-09-12 오후 3:52:11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산하 반다이 남코 포지 디지털즈가 개발한 신작 '슈퍼로봇대전 Y'를 8월 28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닌텐도 스위치 2, 윈도우 PC(스팀)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2세 이상 이용가를 부여받았다.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는 일본에서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바 있는 로봇 관련 작품들을 한데 모아 크로스오버한 일종의 드림팀 시리즈다. 1991년 '슈퍼로봇대전' 이후 30년 이상을 이어온 장수 프랜차이즈로, 소위 '메카물'이라 불리는 로봇 관련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일종의 정경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출시된 '슈퍼로봇대전 Y'는 기존 테라다 타카노부 총감독 퇴사 후 토마 코타 프로듀서가 지휘봉을 이어 받아 개발한 첫 '슈퍼로봇대전' 작품이다. 2016년 '슈퍼로봇대전 OG 문 드웰러스' 이후 6번째로 국내 정식 출시된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이기도 하며, 2017년 '슈퍼로봇대전 V' 이후 유지 중인 멀티플랫폼 기조에 따라 이번 작품 역시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됐다.

'슈퍼로봇대전 Y'에서, 유저는 오리지널 세력인 'Yz넥스트'에 소속된 에이전트 '츠키노와 크로스'나 '츠키노와 포르테' 중 한 명을 선택해 기동 요새 도시 '에어던트'를 소유한 소녀 '에치카 Y. 프랑버넷'을 지키는 보디가드로 활동하게 된다. 격동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수십 개에 달하는 작품들이 크로스오버된 작품이다 보니 스토리 전개가 복잡한 편이고, 참전한 각 작품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유저라면 세계관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세계관의 기반을 이루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나 '코드기어스' 시리즈와 관련된 내용은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이 있다는 전제하에 전개되기 때문에, 평소에 메카물에 큰 흥미가 없던 유저라면 스토리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슈퍼로봇대전' 시리즈가 으레 그래왔듯 서로 연계를 상정하지 않은 작품 여럿을 한데 묶어서 유저가 납득할 수 있는 세계관과 스토리로 빚어냈다는 점은 매우 칭찬할 만하며, 서로 다른 작품에 출연한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만담을 나누는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 게임을 구매할 가치가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면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와 'SSSS.다이나제논'이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에 처음 출전했다는 점이다. 두 작품 모두 등장인물 간 상호작용이 흥미로운 만큼, '슈퍼로봇대전 30' 당시 참전한 '나이츠 & 매직' 관련 상호작용과 과 비슷한 유쾌함을 즐길 수 있다.

게임 그래픽이 뛰어나지는 않다. 게임 엔진을 유니티로 변경한 만큼 각 기체들이 완성도 높은 그래픽으로 화려하게 움직이며 싸우는 장면을 보고 싶은 유저들도 있었겠으나,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뻣뻣하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웠다다. 또한 각종 연출도 그리 화려하거나 정교하지 않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연출을 바라는 유저라면 실망할 수 있다.

난도는 적절한 수준이다. 초심자들은 낮은 난도를 선택해 원하는 기체만 골라서 강화하는 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고, 숙련자들은 높은 난도에서 지형 적응 등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기본 요소들에 더해 턴제 전략 RPG의 지식까지 총동원해야 하는 피 말리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이전 '슈퍼로봇대전' 시리즈가 그러했듯 그라인딩 플레이를 통한 무제한적인 자원 수급도 가능하며 이 경우 게임 난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일부 팬들이 희망했듯 그라인딩 플레이가 필수적인 초 고난도는 지원하지 않으나, 초반부 그라인딩 플레이를 통해 각종 강화를 수행하고도 여전히 어렵다면 애초에 정상적인 게임이라고 보기 어려우니 이 부분이 단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메카물을 섭렵한 마니아들을 위한 작품으로 인식되어 왔고, 이번 작품 역시 그 틀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메카물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긴 하나, 스토리를 감상하는 재미 중 상당수가 사라지는 만큼 적극적으로 권유하기는 어렵다.

메카물 마니아라면 매우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메카물 마니아인 동시에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이미 한참 전에 사전구매까지 마쳤을 것임으로 굳이 권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쉬운 부분은 분명히 있으나, 이번 '슈퍼로봇대전 Y'는 새로운 PD가 새로운 엔진을 활용해 제작한 '새로운 슈퍼로봇대전'역시 기성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작품들 만큼 재미있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다음 작품에서는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