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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뿌리 깊은 게임 리니지

작성자 :	등록일 : 2011-12-19 오후 5:45:28

최근 방송가에서는 ‘뿌리 깊은 나무’라는 이름의 퓨전 사극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훈민정음 반포 7일 간 궁중에서 그려졌던 집현전 학자들의 연쇄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 원작 소설 기반의 이 드라마는, 세종대왕 역할을 맡은 한석규와 장혁, 윤제문 등 주, 조연들의 ‘미친 존재감’덕에 명품 드라마로 자리 잡아 2011년 국민의 안방극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라는 원작 소설의 제목은 ‘뿌리’를 백성으로 보고 백성을 위한 글을 만들었다는 의미로 지어졌다고 한다. 백성이라는 뿌리가 단단하게, 깊이 땅에 박혀 흔들림 없는 나무. 내면의 의미는 다르지만, 게임업계에도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은 게임이 있다. 바로 얼마 전 런칭 13주년을 맞이한 게임, 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이자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의 상징적인 게임인 리니지. 13년이 지난 지금에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을 만큼 그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리니지가 처음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998년. 지금 보면 프레임이 뚝뚝 끊기는 수준이 눈에 크게 티가 날 정도로 구성 그래픽과 표현력은 ‘구닥다리’가 된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만큼 ‘게임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비주얼은 이제는 단순히 옛날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오래 된 것이 되어 버렸고,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갖춘 신작 게임들과의 경쟁에서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리니지는 여전히 수많은 유저들이 플레이를 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화려한 액션, 뛰어난 그래픽, 눈을 사로잡는 마법 스킬 이펙트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게임 본연의 콘텐츠로 13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정상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믿어지지 않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13년째를 맞이한 2011년, 리니지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1년 2분기 리니지의 총 매출은 662억 원. 엔씨소프트의 2분기 매출인 1천 668억 원의 43%를 차지하는 엄청난 비중으로 아이온과 리니지2가 약 12%, 23%씩 감소한 공백을 완벽히 메우는 맹활약임에 틀림이 없었다. 또 2008년 이후 최대 매출원이라고 할 수 있었던 현 주력작인 아이온을 제친 것에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오랜 기간 동안 월 정액제 요금을 지향하던 게임들이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액요금제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전면 무료화로 전환을 하기 마련. 하지만 리니지는 정액 요금제를 지금까지 고수하면서도 유저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이번 리니지의 매출 증가의 인기는 이벤트 시기와 관련이 있었다. 리니지는 정액 요금제를 고수하면서 자연스럽게 ‘N서비스’라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N서비스'는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0년 12월 정액제 요금 모델을 토대로 개발한 일종의 부분유료화 모델이다. N서비스를 이용하는 게이머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세분화해서 결제할 수 있으며 N샵을 통해 게임 내 유료 아이템도 결제할 수 있다. 이용자의 결제금액에 따라 다섯 가지 고객 등급이 부여된다.

엔씨소프트가 유저들의 피드백과 함께 수요를 분석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유저들의 구매도는 상당히 높다.

그러나 리니지가 현재까지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 그리고 N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단하게 굳어져 있는 커뮤니티와 유저 층이라고 할 수 있다. 길드를 중심으로 마치 진짜 판타지 세계의 군대 결성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굳어진 리니지의 유저들은 현재의 신화를 가능케 할 정도로 단단한 틀을 이루고 있다.

여전히 리니지에 상당히 많은 유저들이 몰리면서 변화하지 않는 국내 게임업계의 고착화의 주범이라는 달갑지 않은 지적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리니지를 뛰어넘지 못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는 ‘빛 좋은 개살구’와 같은 게임들이 이와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와 리니지2, 그리고 아이온을 성공적으로 런칭시키며 업계 TOP 10에 이름을 올리게 만들고 있다. 차기 주력작이 될 블레이드앤소울 역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 리니지 때문에 시장의 고착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리니지는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엔씨소프트를 대표하는 게임 브랜드를 넘어 대한민국 간판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리니지2에 이어 새로운 리니지 시리즈인 리니지 이터널이라는 새로운 신작 시리즈가 발표되었으며, 우여곡절 끝에 개발이 취소되었던 리니지3의 개발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리니지 이터널에 대해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게임”이라고 언급한 만큼 리니지 브랜드의 확실한 임팩트를 시장에 다시 남길 각오다.

‘뿌리 깊은 게임’으로 국내 게임 시장이라는 토양에서 새로운 가지들을 계속해서 낳고 있는 리니지.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튼튼하고 깊은 뿌리를 내린 리니지의 계속되는 역사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