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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41화- No Pain, No Gain
작성자 : 등록일 : 2012-08-13 오후 12:30:53


게임사들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언제나 도전의 연속이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유저들과 시장은 항상 새로움을 원하고 있고 또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때문에, 많은 게임들이 유저들에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재미’-혹은 그것이라고 생각되어지는-를 어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물론 그 노력이 모두 통용되는 것은 아니기에 어려움은 있지만, 그것이 시장에서 성공을 할 수 있는 가장 좋고 빠른 방법이기에 그 어떤 회사든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겠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국내 게임 시장에서 새로움에 도전하려는 게임들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적어도 유저들이 느끼기에 자신들을 ‘흥하게’하는 게임들의 숫자는 게임시장이 발전하고 업계의 부피가 커지면 커질수록 사라지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도전과 새로운 인식과 개념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생각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새로운 재미와 도전적인 게임사의 도발을 받고 싶어 하지만, 업계는 정체되어 있고 시장에서 창의성을 기대하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가장 창의적이어야 하는 게임 시장에 창의성은 점점 고갈되고 있는 것이다.



‘중견 게임 기업들이 시장에서 부진을 겪는 이유’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한빛소프트, 그라비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엠게임 등등.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리고 과거 영광을 맛봤던 게임사들은 2012년 현재, 시장에서 뒤쳐져 있는 형국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 왔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데는 역부족이다.

가장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진의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차기작들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견 게임업체들 모두 하나의 간판 게임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 그 다음이라고 할 수 있는 차기작들의 런칭에서 하나같이 부진한 결과를 얻었고, 그로 인해 ‘4N'으로 대변되는 1위권 업체들의 잰걸음에 무너져 내렸다.

단순히 게임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 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그 이유가 너무도 궁금하다. 시장에서 어떤 콘텐츠를 내세워 유저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끌어 냈던 게임사들이라면, 그래도 ‘기본’은 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각자 다른 사정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게임사들의 부진에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창의성의 부족’과 ‘현실 안주’라는 것이다.

“그라비티를 보라. 라그나로크라는 게임 하나만을 가지고 전 세계 시장에서 그 어떤 게임사보다 빛을 발했고, 나스닥까지 상장했다. 그러나 수년 동안 라그나로크 이상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도태됐다. 처참하게 실패했던 라그나로크2를 다시 리뉴얼해서 시장에 내놨지만 기존 라그나로크 때 성공했던 그것을 다시 답습하는 수준에 그쳤다. 시장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그라비티는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한 게임 미디어 업계 리뷰어의 말이다.

△ 글로벌 게임의 원조격인 존재였던 라그나로크로 인해 그라비티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라비티는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 대가는 시장의 외면이었다.


그렇다. 많은 중견 게임사들은 메인타이틀을 시장에서 성공시킨 후 시장의 반응을 어떻게든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임들이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미 시장에서 성공을 하고 반응을 얻은 다른 게임들과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자신들이 다른 게임들과 다르다는 것을 극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것이 정말로 다른지를 판단하는 것은 게이머들의 몫이었다.

이처럼, 시장에서 한 차례 메인타이틀을 성공시키며 어느 정도 성장을 한 게임사들의 선택은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다.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게임 장르가 등장하지만 해당 장르가 금방 유저들의 눈에서 사그라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게임사들이 같은 장르의 게임들, 같은 종류의 게임들을 한꺼번에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장르 편중 현상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왜 장르 편중 현상이 일어나는가, 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다. 시장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게임사들의 손에서 창의적인 생각과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높은 위치로 올라선 게임사들의 뒤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즉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에 시장에서 통용되지 않았던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은 오피니언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선두권 게임 업체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중견 게임사들에게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부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두권 업체들과 똑같은 것으로 경쟁을 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게임 전문가들은 중견 게임사들에게 기존과 다른 패러다임과 창의적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시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공산품과 같은 게임은 오히려 중견 게임사들의 손을 통해 런칭이 되고 있다. 이미 중견 게임사들이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하고 시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최소한’의 실적을 보장받기 위해 이미 인기가 있는, 시장에서 검증이 되어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모험보다는 안정을 꾀하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현실. 점점 게임업계의 경쟁력과 내구성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얼룩져 가고 있다.

화려함과 웅장함, 거대한 스케일과 막대한 투자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블록버스터를 만들 수 없다면,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으로의 접근을 통한 돌파구가 필요하다. 현실에 안주하고 시장의 상황에 맞춰 다른 이들이 줄을 서고자 하는 곳에 서려는 인식으로는 같은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을 했더라도 치고 나갈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물며. ‘뒤’에서 시작을 했는데 어떻게 ‘앞’으로 갈 수 있을까.



“한국은 자국 인구 5천만의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힘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본은 1억이 넘는 자국 시장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등한시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만 것이었다.”

일본의 한 샐러리맨을 소재로 한 유명 만화 ‘시마 과장’시리즈의 주인공 시마는 합병 회사인 테코트의 1대 사장으로 취임한 뒤의 이사회에서 일본 업계의 갈라파고스 현상을 지적하고 한국 전자기기 업체들의 글로벌 급성장에 대해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비록 가상의 만화지만 시마 사장이 말하는 바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가고 있는 일본 산업의 현주소를 정확히 짚는 그것이었다.

시마 사장이 말했던 것처럼, 그리고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말했던 것처럼, 국내 자국 시장은 상당히 ‘애매한’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들은 국내 시장만을 가지고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약을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문화콘텐츠 업계의 선두주자인 게임업계 또한 마찬가지다. 실제로 국내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를 넘어섰으며, 이미 국내 게임 시장의 화두는 ‘해외 진출’이 된 지 오래다.

△ 국내 시장은 ‘애매한 위치’에 와 있다.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약은 이제는 필수적인 일이 됐다. 그러나 정말로 세계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을 해야만 할 때가 왔다. 그에 대한 대답은 리그오브레전드와 디아블로3의 폭발적인 국내 시장의 성공이 하고 있다.


물론 문화콘텐츠 업계 중 게임업계가 차지하고 있는 수출 비중은 엄청나다. 해외 시장에서 여론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K-POP'으로 대변되는 음반 업계와 출판, 영화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적 콘텐츠’나 ‘창의적인 콘텐츠’로 해외 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편중되어 있다.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북미와 유럽의 게임 시장은 패키지와 콘솔 게임 시장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점차적으로 온라인 시장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 업체들의 승전보는 들려오지 않는다. 네임벨류, 인지도와는 다른 문제다. 콘텐츠 자체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에서 오랜 기간 동안 절대적 강자로 입지를 굳건히 한 아이온과 리니지가 미비한 성적을 거둔 것이 현실이다.” 한 업계 전문가의 말이다.

2012년 초, 블록버스터 게임 대결에서 단연 화제를 모았던 것은 디아블로3였다. 그리고 리그오브레전드는 디아블로3가 몰락하고 블레이드앤소울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그리고 그 이후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선진 해외 콘텐츠를 감내할 수 없는 내구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국내 게임 시장의 창의성과 전문성 결여로 인한 내성은 떨어져 있다.

자, 이제라도 반문해 보자. 그리고 냉정하고 돌아보자. 지금 게임 시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콘텐츠들이 시장에서 답습되었던 것이 아니었던가를. 그리고 성공을 하는 해외 콘텐츠들과의 차이가 “투자 자본의 차이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가를 말이다.

도전과 희생이 없이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한 유명 레슬러의 발언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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