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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42화- 자극적 노출에 돌 던질 자 누구냐
작성자 : 등록일 : 2012-08-27 오후 6:50:05


2012년을 통해 국내 게임 시장은 이제는 완전한 대작 중심의, 블록버스터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이 되었다. 이후에도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개천에서 용을 만들어 낼 정도의 개발사들은 이미 거의 모든 대작급 게임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게임사들의 밑으로 편입되어 버렸다. “이제 넥슨을 통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것은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 굳이 튀지 않아도 튀어나오는 못은 주머니에 아무리 감추려 해도 두드러지는 법이다. 그러나 현재의 국내 게임 시장에서 아무리 뛰어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고 해도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콘텐츠기 가지고 있는 저력만을 믿고 성공을 장담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중견급’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게임사나 콘텐츠의 생산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장. 대작 게임이 아니더라도 개천에서 용을 낼 수 있는 후보군이 현저하게 줄어 든 시장 상황에서 ‘그나마 있는’개천 후보군들의 살아남기 위한 생존 필수 전략은 보다 자극적이고, 보다 적극적이며, 보다 ‘튀는’수밖에 없다.

그래서 심심치 않게 업계에서 읽을거리를 생산하는, 게임 미디어들의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자극적인 광고들을 동반한 게임들의 존재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수준의 문구와 선정적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은 수준의 화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연례행사와 같이 게임미디어들은 “자극적 소재가 게임시장을 흐릴까 저어된다. 선정성을 내세워 일시적으로 유저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게임사의 얄팍한 상술은 옳지 않다”라는 논조로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시장 상황에서 과연 단순히 얄팍한 상술이라는 말로 그들에게 비난의 화살만을 돌릴 수밖에는 없는 것일까. 그것이 최선일까.



2011년. 라이브플렉스는 드라고나 온라인이라는 이름 모를 게임을 런칭하면서, 나름대로의 승부수를 던졌다. 일본 AV스타 아오이 소라를 메인 모델로 내세워 화제를 모은 것이다. 선정적 소재와 선정성에 대해서는 분명 거부감이 있는 국내 정서 상, 그리고 게임 시장에 다시금 몰아닥치고 있는 규제에 대한 목소리,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분명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일본 AV스타인 아오이 소라-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활동 한 번 한 적이 없는 그녀는, 성진국(性進國)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어덜트 문화의 대표적 배우라고 할 수 있었으며, 국내에서도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수준의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가 메인 모델로 나왔다고는 하지만, 드라고나 온라인이라는 게임 자체가 선정적이었다거나, 혹은 게임 내적인 콘텐츠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함이 지적되지는 않았다. 더욱이 그녀와 게임과는 전혀, 그 어떤 관계도 있지 않았다(흔한 연예인 마케팅으로 그녀를 모델로 한 NPC나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아오이 소라가 게임의 메인 홍보 모델로 나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했다. 메인 모델의 ‘본업’은 충분히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도저히 하나의 문화라고 받아들일 수 없는 분야의 아이콘이었기 때문이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모델을 내세워 홍보 효과를 누리려 한다는 비난을 직면한 라이브플렉스. 하지만 그 비난과 지적은 자연스러운 유저들과 시장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드라고나 온라인은 중견 게임사가 내놓는 MMORPG라는, 생존율이 극히 낮은 태생적 한계를 갖춘 게임 치고는 국내 게임 시장 차트에서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다. 더욱이 테라라는 거대작이 시장을 움켜쥐고 있는 상황에서의 성공적 런칭이라 업계는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 드라고나 온라인이라는 게임과 아오이 소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드라고나 온라인이 선정적인 게임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메인 모델로 나온 덕분에 드라고나 온라인은 졸지에 자극적 게임으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홍보 효과만은 ‘끝내주는’수준임에 틀림이 없었다.


시간의 흐름과 동시에 아오이 소라를 메인으로 한 드라고나 온라인의 홍보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불과 몇 개월 전 선정적인 모델을 메인으로 한 얄팍한 상술을 내세운 게임이라며 비난을 받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분명 격세지감임에 틀림이 없었다. 비난의 목소리보다는 중견 게임사 치고는 과감한 결단으로 생존율이 낮은 시장에서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꼭 한 해라는 시간이 흐른 2012년. 라이브플렉스는 이번에는 60억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들은 미스 차이나, 아이샹젠을 메인 모델로 한 게임을 내놨다. 중국을 대표하는 미녀를 메인 모델로 하는 게임 홍보는 이상할 것이 없었다. 다만, 이번에는 드라고나 온라인 때와는 ‘반대’였다. 모델이 파격적이 아닌, 게임이 파격적인 것이다.

라이브플렉스의 퀸스블레이드는 클로즈베타 때부터 화제를 모았던 게임이다. ‘여성을 위한 게임’이라는 캐치프레이를 내세워 3D로 구현된 8등신 미녀 캐릭터들을 게임 전면에 내세웠다. 문제는 게임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비주얼이 굉장히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었다는 것에 있다. 옷을 입은 듯, 입지 않은 듯한 자태는 3D로 만들어 진 성인물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여성 캐릭터들의 속옷을 입혔다가 벗길 수 있는 시스템 등, 선정적인 요소가 다분한 게임이다.

사실 이 게임은 여성들을 위한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남성들의 환호를 받을 만한 게임이다. “왜 여성 게이머들이 여성 캐릭터들이 실오라기를 걸친 모습을 보기 위해서 게임을 하겠는가”라는 유저들의 말이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결과는? 회사 측의 보도 자료를 100%신뢰할 수는 없지만, 오픈베타 후 최고 동시접속자 숫자가 1만 9천여 명이라는 수치는 분명 현실성이 있는 수치다. 블레이드앤소울에, 디아블로3에, 굳건한 리그오브레전드가 버티고 있는 이 시장에서 동시접속자 1만 9천여 명 수준이면 퀸스블레이드 정도의 규모의 게임이라면 일단은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다.



‘여성들을 위한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퀸스블레이드라는 게임의 등장은 여성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전라에 가까운 수준으로 뛰어다는 3D 8등신 미녀들의 존재는 성의 상품화라는 부정적 측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여성가족부가 등장해 난리를 칠 만한 수준이다. 성인 남성들이야 좋아할 만한 게임임에 틀림이 없지만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여성들에게는 안 좋은 인식이 심어질 만한 콘텐츠다.

하지만 어쨌든, 드라고나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의 효과는 탁월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경쟁이 어려운 중견급 게임 콘텐츠가 시장 진입을 성공적으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효과에 대한 대단함은 인정할 만하다.

안타까운 사실은 게임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목적이자 힘이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시장에서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선정적인 요소를 내세워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퀸스블레이드라는 게임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로, 사실은 다른 신작들도 최근에는 상당히 자극적인 소재나 요소들을 내세우고 있다.

당연하다. 그래야 반응이 오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한 의상을 입은 아이샹젠이라는 미녀 모델의 이미지 위에 ‘하고싶다’라는 문구를 적은 과감함은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대변해 주고 있는 듯하다. 어떻게든 반응을 이끌어 내지 않으면 한 순간에 대작들의 틈 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은 자명하다.

△ 왜 이런 자극적인 노출이 발생하고 또 이런 문화가 자리를 잡는가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기 전에, 게임을 폄훼하는 이들은 게임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점점 게임이 만들어지는 방정식은 간단해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섹시하고 파격적 노출이 예전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 속에서 난립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현상이 ‘무조건’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다. 더욱이 게임 본연의 역할보다는 다른 무언가로 이목을 끄는 것은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전에, ‘무리수’를 던지게 하는 것이 무엇 때문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의 국내 게임 시장의 성향은 남녀노소에게 인기를 얻는 것이 왕도였던, 대중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형태로 상품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실질적으로 게임의 유지에 필요한, 구매력이 있는 성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또, 과거와는 달리 성인용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청소년들이 하지 못하는 허점이 엄연히 존재하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굳이 표현을 자제해 가면서 청소년 이용가 게임을 만들겠다는 인식도 상당히 줄어 든 편이다. 자연스럽게 콘텐츠와 자극적인 요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시접속자 숫자는 10만 명이지만 구매력이 떨어지는 전체이용가 캐주얼 게임과, 동시접속자 숫자는 2만 명이지만 그 전체가 확실한 구매층인 성인 전용 게임이 가져다 주는 매출 차이는 의외로 상당히 크다. 더욱이, 상품 도입에 대한 비난도 후자가 훨씬 적은 편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제약을 위한 시스템 도입을 위해 추가적인 돈을 들여야 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게임을 만들겠는가?” 한 메이저 게임개발 업체 개발자의 말이다.

현재의 시장이 존재하기까지, 사회는 계속해서 게임이 선정적이고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존재라며 억압을 해 왔다. 그래서 ‘가족’보다는 ‘여성’의 인권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는 모순된 부처 이름을 가진 여성가족부로 하여금 강제적인 셧다운제를 도입하게 만들었고, 학부모들에게 게임이 마약이라는 편견을 새기게 해 학교폭력이 게임 때문이라는 것을 주지시켰다. 게임사들은 ‘더럽고 치사해서라도 성인들만을 위한 게임만 만들련다’라고 생각해도 될 만한 환경이다. 게임사들이 살아남기 위한 선택은 매우 간단한 방정식으로 좁혀진다.

게임은, 유저들에게 즐거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 물론 즐거운 콘텐츠를 배제하고 선정성만을 강조해 유저들을 현혹하는 것은 분명 그릇된 일이다. 하지만 그 즐거운 콘텐츠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도 전에 시장에서 사그라질 수는 없다. 때문에 게임사들은 ‘무리수’를 두고 있다. 아니, ‘무리수’를 두게 만들고 있다. 게임의 존재 자체를 악(惡)으로 규정하고 게임이 존재하면 안 된다는 이들 덕분에, 게임의 종류는 점점 획일화 되어 가고, 단순한 종류로 좁혀지고 있다.

자, 이제 묻겠다. 자극적 노출과 선정성에 돌을 던질 자, 그 누구인가? 그들에게 자극적 선택과 논란을 낳게 한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그것이 과연 그들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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