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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왜?+] 왜, 아키에이지는 특별한가?
작성자 : 등록일 : 2012-12-17 오전 11:36:07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이 맨 처음 시장에 공개가 되었을 때, 게임의 이름보다 더 주목했던 것은 송재경이라는 메인 디렉터이자 개발사인 엑스엘게임즈의 대표의 이름이었다.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만든 개발자, 국내 게임 시장에 MMORPG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인 개발자. ‘천재 프로그래머’라는 수식어와 함께 현재의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을 존재하게 한 개발자. 당연히 그의 이름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어찌 보면, 그의 이름을 지워내고 나면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이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엑스엘게임즈라는 게임사가 만들어 놓은 성과는 미미했고,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이 갖추고 있는 콘텐츠를 내세워 경쟁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조차 상실할 수도 있다. 신생 게임 개발사에게 순순히 자리를 내줄 만큼 현재의 시장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그 녹록치 않은 신작 경쟁에서 아키에이지는 자신들에게 시선을 돌리게 하는 데 성공했고, 그것은 그대로 시장의 기대로 이어졌으며 게임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했다. 애초부터 게임보다 그 뒤에 있는 대표 스타 개발자의 이름이 주목받았지만, 이제 대중들은 그의 이름보다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진면목을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대중들이 주목하는 것은, 모두가 가고 있지 않은 길로 가고 있는 그들의 특별함이다.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를 개발하는 이들의 공통된 대명제는 ‘그 누구도 생각하거나 공급하지 못했던 재미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시장에 정형화 되어 있는 재미를 보고 ‘나도 저것을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생각한다면, ‘나도 저렇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든가, 혹은 ‘저 재미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가 아닐까.

언제나, 그리고 어떤 개발자든지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 빠져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을 시장에 보이지도 못하고 아쉬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개개인의 이상과 독자적인 창의력이 반드시 시장에서의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는 법이다.

때문에, ‘모두가 가지 않는 길’을 가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와 위험부담, 그에 동반되는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창의성과 새로움이 시장에 공급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때의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까지 함께 책임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고 불리는, 모두가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용기. 그리고 그 결과는 이유 있는 용기로 받아들여져 시장에 재미를 줄 수 있느냐, 혹은 무모한 패기에 그치느냐로 간단하게 이원화된다. 당연히 확률적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아키에이지는 그러한 게임 시장에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 현재의 시장의 그러한 태도와 창작 활동에 대한 한계를 극복해야 하며 그러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송재경 대표는 아키에이지의 오픈베타 일정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장에서도, 그리고 이전 다수의 경로를 통해 꾸준히 ‘놀이동산 MMORPG’에 대한 한계와 제한적인 틀에 대한 이야기와 그를 계속해서 답습해 나가는 국내 게임 크리에이터들에게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국내 시장에서 선보인 퀘스트 중심형 MMORPG가 득세하고 그것이 MMORPG의 전형인 것처럼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움을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시장에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등장 이후 변혁을 꾀하는 게임은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아키에이지는 그런 MMORPG의 구도를 깨겠다며 나온 게임이다. 물론 아키에이지아 퀘스트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높은 자유도로 인해 정말로 플레이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예를 들면 마인크래프트와 같이 플레이어가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는-그런 게임이라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한계도 있으며, 어느 순간에는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의 틀이 놀이동산이 될 때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스타일의 게임을 계승한 재미’를 강조하는 게임들이 아닌, 그 틀을 넘어서고자 하는 의식을 중요하다는 것이다. 선구자가 있다면, 그 선구자의 재미를 뛰어넘기 위한 개발자의 본능에 충실한 업계 풍토가 이루어져야 하며, 또 그것에 주목하는 식견 또한 많아져야 한다.

"아키에이지가 만약 실패하더라도 다시 한 번 새로운 것, 실험적인 MMORPG 게임에 도전하겠다." 송재경 대표의 말은 용기를 내야 하는 이 땅의 개발자들을 주목하게 만든다.



현재의 MMORPG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인기가 있다’라고 여겨지는 게임들은 대부분 해외 유수의 게임사들이 만들거나 혹은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게임들의 아이디어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 진 것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특히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더더욱 완전무결한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없게 된 만큼 어떤 것을 만들더러도 이전 유명 게임들의 굴레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현재의 국내 게임 시장은 너무나 ‘밖’의 창의성에 얽매여 있다. MMORPG뿐만 아니라 현재 주목받고 있는 AOS라는 장르 또한 국내 게임 시장에서 만들어 지거나 형성된 것이 아닌 콘텐츠다. 하지만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으로 단연 주목받게 된 AOS라는 장르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최고의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장르들이 자리를 잡는 과정을 곱씹어 보면, 국내 게임 시장의 창의력이 전체적인 영감이 된 바는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까지도 게임 시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또 소위 ‘먹히고’있는 게임 콘셉트는 대부분 해외에서 먼저 검증된 것들이다.



물론 본받을 것들은 본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무조건 신토불이만 외치며 쇄국정책을 펼칠 수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막연히 해외의 것을 보고 따라 답습해 그 재미와 인기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은 분명 문제가 있다.

“‘디아블로’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재미를 계승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나 그 게임들과 같은 주류의 게임을 형성했다는 말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혹은 그것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현재의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말은 해외 게임과 같은 재미를 추구했다는 자신감 넘치는 발언들이다. 과연 그것이 맞는 일일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게임 미디어 업계에서 오랜 기간 동안 평론을 해 온 현직 베테랑 기자의 이 이야기는 송재경의 아키에이지가 보이고 있는 의지가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개발자들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범아시아 시장에서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대한민국 게임 콘텐츠가 글로벌 게임 시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선진 게임 시장인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성공을 하지 못하는 이유, 그것은 어쩌면 게임 콘텐츠의 창의력을 외부에서만 기대고 있는 것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키에이지는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도 다분하다. 아키에이지가 가지고 있는 전투 시스템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액션 스타일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적인 재미에 대한 매력’을 보여 주겠다는 송재경 대표의 말처럼, 아키에이지는 빠르고 거칠며 다이내믹한 매력을 미덕으로 하는 현재의 주류와는 분명 거리가 있다.

또, 아키에이지가 실패를 하게 된다면 시장에 주는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동안 개발을 진행했고 투자된 금액도 천문학적인 수준. 투자자들의 조급함을 이겨내고 꾸준히 완성도를 올리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에서 성공을 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다시 아키에이지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게임이 나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성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반면 또 한편으로는 현재의 시장과 어울리지 않아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키에이지의 항해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어떤 콘텐츠든지 ‘100%성공할 수 있는 것’은 없는 요즘의 시장에서 모두가 가고 있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을 모색하는 도전사는 분명 의미가 있다.

송재경 대표는 “지난 6년 간 최선을 다해 게임을 만들었다”라며 “아키에이지가 잘 안됐을 경우 대규모 투자가 힘들 수 있겠지만 MMORPG 시장은 계속 존재한다. 시장이 있다면 투자는 있을 수 있다. 행여나 안 되더라도 다시 도전한다”고 의지를 다시금 내비쳤다.

어찌 보면 ‘바보 같을’수 있는 길. 그것이 실패로 이어진다고 해서 비아냥거리고 손가락질 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때, ‘진짜 성공’이 다가오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할 때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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