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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미연시게임의 역사] 5부- 시장의 포화, 사회적 문제의 대두

작성자 :	등록일 : 2009-03-20 오후 3:59:49

2000년대에 들어와서 미연시 게임에 대한 저변이 확실히 넓어지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게임들과 함께 게임성의 발전도 계속되었다. 콘셉트는 물론, 그 양도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수준으로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다양한 사양, 그리고 다양한 가격의 PC들이 시장에 배급이 된 것도 다양한 미연시 게임들의 등장도 부추기는 단초를 제공하는 일이 되었다.

그러나 다양한 콘셉트의 게임들이 등장했다는 것은 비단 좋은 의미로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었다. 소년소녀청춘학원물로만 점철되어 있었던 미연시 게임의 계보가 피아캐롯 시리즈를 기점으로 다양화되면서 공상과학과도 접목을 시도한 설정의 게임들까지 다수 등장을 하기 시작한 것. 말하자면 게임사들이 인기를 끌기 위해 차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시기로, 어쩔 수 없이 다양한 종류의 미연시 게임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이런 다양한 콘셉트의 게임의 발매를 도운 것은 소프륜의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었다. 사오리 사건을 계기로 1993년 초부터 60가지 제약을 만들어 낸 소프륜은 미연시 게임은 물론 게임 소프트웨어 전반적으로 모자이크를 본격적으로 도입시키면서 사회적인 시선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기 시작했다.

△ 엘프 역시 ‘규제강화를 뚫고 게임 수위를 높인’게임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단단했던 규제도 완화되고 풀리는 법, 2000년을 넘어서자 전체적인 산업이 성장을 하면서 규제도 점차적으로 완화되고, 모자이크의 정도나 내용상의 표현 등이 점차적으로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표현의 수위를 올려도 과거처럼 심한 제제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사들도 다양한 시도를 접목시킬 수 있었던 것이었다.

때문에, 당연하고 자연스럽게도 게임들의 콘셉트가 다양화 되어 발매가 되기 시작했지만, 좋지 않은 면도 자연스레 부각되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면에서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서의 섹스어필 수준도 예전의 수준으로 회귀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소프륜의 등장과 함께 자취를 감추는 것만 같았던 로리물이나 하이틴 청춘물이 대거 등장하는 한편, 현실 세계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퇴폐적인 게임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시금 사회적인 시각이 미연시 게임들을 좋지 않게 바라보는 순간이 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소프륜의 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각 게임사들이 내 놓는 게임들의 면면이 점차적으로 수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양 여동생이나 소꿉친고, 사촌 여동생 등의 히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근친상간을 포함해 자극적인 소재들의 범람도 시작되었다. 어두운 거리에서 여성의 뒤를 따라가는 ‘미행’을 위시한 일루젼의 3D퇴폐 게임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이런 흐름은 순애계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소프륜의 규제강화를 뚫고 미즈이로(みすいろ, 2001년 네코네코 소프트), D.C~ 다카포(2002년 CIRCUS)가 이런 흐름의 대표적인 작품이었다.

원로 메이커들도 이런 바람에 편승을 하고 있었다. 엘프는 귀축, 능욕물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취작을 1998년에 발표하며 ‘감금 능욕물’의 바이블과도 같은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또한, 취작에 이어서 2001년 귀작을 만들어 내며 인기 동급생과 하급생 시리즈와 같이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와는 완전히 반대편에 있는 게임을 내놓게 된다.

△ 엘프의 2002년작, 라임색 전기담

이후 만들어 낸 2002년작의, 라이트노벨 작가 아카호리 사토루 원작의 모에 중시이자 미디어웍스 중시의 ‘라임색 전기담’을 발표하면서 취작, 귀작 시리즈와는 조금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엘프의 ‘~작’시리즈의 연이은 발매는 당시 미연시 게임 메이커들의 흐름 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는 엘프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원로 메이커인 엘리스소프트도 마찬가지였다. 게임성을 중시했다고는 하지만 에로성을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화된 수준의 게임들을 연이어 발표한 것. 2001년 ‘대악사’를 시작으로, 2002년 2800엔의 저가격의 ‘츠마미구이(妻みぐい)’와 2004년 ‘란스VI -제스붕괴-’를 연속으로 만들어 내면서 이런 흐름에 색다른 방법으로 대항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표현의 수위가 높아지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소프륜이 가만히 보고 있을 리 없었다. 이에 따라 모자이크의 정도 등에 대해서 다시금 2002년 말부터 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했다.

△ 엘프의 ‘취작’에 이은 ‘귀작’시리즈는, 당시의 상황을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그러나 2002년 이후에도 메이커들의 표현 수위가 낮아질 생각을 하지 않자, 소프륜은 상당히 강력한 규제책을 도입시키게 된다. 바로 ''성인물에 미성년자가 성적 대상으로 출연해서는 안된다''는 것. 이 법은 미성년 성행위에 대해 철저히 보수적인 외국(주로 미국)이 일본에서 수출(또는 유출)되는 성인물의 소재에 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 법률 때문에 로리물이나 하이틴 청출물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미연시 게임업계의 사정이었다. 이미 이런 게임들의 인기는 상당히 높아만 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은근슬쩍 편법을 만들어서 이를 극복하기에 이르렀는데, 그 방법이 바로 ‘설정 상 18세 이상’이었다. 배경을 학교에서 학원으로 바꾸고, 등장인물들의 나이를 교묘하게 속이면서 넘어가는 등의 설정을 만들어 놓은 것. 때문에 이 당시의 학원물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설정 상 몇 년씩 유급을 한 학생들이 많았고, 아예 지구인이 아닌 설정에 판타지적인 관점에서 엄청나게 많은 나이를 먹었지만 외모는 전혀 늙지 않았다는 설정 등이 등장하면서 이런 규제책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2년 이후 소프륜 규제가 강력하게 발동이 되던 시기가 지나고, 2004년 말에 소프륜 규제도 점차적으로 완화가 되기 시작했다. 모아지크의 정도나 소재, 그리고 표현이 완화가 된 것이다. 너무 쓸데없이 많은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고, 규제책이 있다고 해도 등장인물들의 나이를 설정에서 간단하게 수정해 버리면 끝나는 일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소프륜의 규제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다는 의견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 1998년, 근친상간이라는 내용 때문에 초회판이 전량 회수되었던 코코로. 하지만 이후 주인공이 입양아로 설정이 바뀌며 다시 등장한다. ‘막 가는 소재’는 규제를 강화시킬 뿐이다

하지만 2005년 5월,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통칭 ‘코바야시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한 번 미연시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경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부자집 아들인 24세의 코바야시 야스요시(小林康義)가 상습적으로 주로 여학생들을 자신의 오피스텔에 감금하고 성적으로 학대를 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상당한 재력가인 아버지를 둔 코바야시는 코바야시 용의자는 아오모리현 고쇼가와라시 출신으로, 유복한 대지주의 가정에서 태어나 현립고교를 중퇴 후에 내내 주위에 ‘하렘(이슬람 국가에서 부인들이 거처하는 방. 가까운 친척 이외의 일반 남자들의 출입이 금지된 장소를 뜻한다)을 만들겠다’라며 호언장담을 하면서 지냈다고 한다.

예전부터 귀작, 취작 등의 게임을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었던 그는 부모님의 명의로 맨션을 구입하고 2004년 3월부터 약 104일 간 도쿄도 아치구내의 맨션에서 상경을 한 소녀를 감금한 뒤 중형 견에게 채울 수 있는 목걸이를 채우고 쇠사슬로 문손잡이를 통해 묶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코바야시는 여성에게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하는 등 퇴폐적인 일을 일삼았다고 하며, 해당 맨션에서는 미연시 게임은 물론 어덜트 게임들 1000여개와 쇠사슬 수십 상자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이들 게임들은 여성들을 지하에 감금한 뒤 퇴폐적인 성적 행위를 일삼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조교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일본 열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 당시 경찰로 연행되는 코바야시. 잘 생긴 외모로 소녀들을 유혹했었다고.

이 2005년의 코바야시 사건 이후로, 일본 국회에서는 어덜트 게임과 미소녀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재고가 필요하다고 국회의원들이 역설하기 시작했으며, 소프륜을 둘러싼 도덕적 책임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상 당시 미연시 업계는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었고, 연애 어드벤처 게임이나 학원물은 더 이상 새로움을 찾아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었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비난적인 시각은 시기적절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