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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오픈 월드 게임 선구자 쉔무, 20년 믿음 저버린 ‘유저 농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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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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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9-06-25 오전 9:1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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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인 ‘쉔무 1장 요코스카(이하 쉔무 1)’는 실제 사람이 하는 행동을 게임 속에 구현할 수 있도록 모션 캡쳐를 활용해 캐릭터와 NPC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마을과 거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게임 내 마을에서는 자판기에서 캔 음료를 사서 마실 수 있었고 오락실에서는 세가 고전 아케이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모든 이벤트 장면은 실제 게임 캐릭터가 등장해 진행됐는데, 이름 없는 NPC조차 목소리가 있어 현실감을 높였고 3D로 구현된 배경은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날짜가 바뀌면 날씨까지 변화하는 시스템을 구현해 획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세가는 콘솔 게임기 ‘세가 새턴’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밀려 참패했고 이후 야심작으로 내놓은 ‘드림캐스트’마저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에 패배할 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세가는 ‘드림캐스트’를 견인할 킬러 타이틀로 총개발비 700억 원을 투입한 ‘쉔무’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메인 디렉터로는 1985년 ‘스페이스 해리어’, 1986년 ‘아웃런’, 1987년 ‘애프터 버너 2, 1988년 ‘파워 드리프트’, 1989년 ‘갤럭시 포스’ 등 다양한 체감형 아케이드 게임과 세계 최초 3D 제작 액션 게임 ‘버추어 파이터’를 개발한 스즈키 유(鈴木 裕)가 낙점됐다.
세가와 ‘드림캐스트’를 살릴 막중한 임무를 지닌 ‘쉔무 1’은 일본 40만 장 이상, 북미 60만 장 이상이 판매돼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한’ 밀리언셀러’ 타이틀이 됐다. 개발비와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란 판매량이었다. 그래도 세가는 아케이드 게임으로 세가를 성공 궤도에 올린 스즈키 유와 그가 가진 개발력을 믿었다.
하지만 ‘쉔무 2’는 2001년 1월 31일 ‘드림캐스트’가 ‘플레이스테이션 2’에 참패하고 세가가 콘솔 게임기 사업 철수를 발표한 후인 2001년 9월 6일에야 출시됐다. 이미 ‘드림캐스트’는 사장된 콘솔 게임기가 됐으므로, 북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로 플랫폼을 바꿔 2003년 나왔다. 일본과 북미 총판매량은 15만 장 수준에 그쳤다.
총 3부작, 스토리 총 11장으로 기획된 ‘쉔무’ 시리즈는 1편’에서 1장을 2편에서 3~6장을 3편에서 7~11장을 그려내면서 시리즈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드림캐스트’라는 기반 플랫폼을 잃고,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스즈키 유 디렉터마저 2009년 세가를 퇴사하면서 ‘쉔무’ 시리즈는 막을 내리는 듯했다.
이로부터 6년 후인 2015년, 북미 게임쇼 E3에서 ‘쉔무 3’가 깜짝 공개됐다. 세가에서 YS넷으로 자리를 옮긴 스즈키 유 디렉터는 현장에서 ‘쉔무 3’ 개발을 발표하고 목표 금액 200만 달러(약 23억 원)로 크라우드 펀딩 시작을 발표했다.
이렇게 시작한 ‘쉔무 3’ 크라우드 펀딩은 10시간 만에 목표 금액을 넘기고, 최종 모금액 633만 달러(약 72억 원)을 모아 ‘크라우드 펀딩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게임’과 ‘크라우드 펀딩으로 100만 달러를 가장 빨리 모금한 게임’이라는 두 가지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
기네스 기록을 세울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은 ‘쉔무 3’는 발표 후 약 2년 만인 2017년 8월 21일 1차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표정 변화도 없는 단순한 캐릭터 모델링, 목각 인형 같은 움직임 등 언리얼 엔진 4를 활용해 개발한 게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그래픽으로 유저에게 실망만 줬다.
글로벌 퍼블리셔가 딥 실버로 결정된 점도 유저 우려를 키웠다. 캡콤 횡스크롤 액션 게임 ‘록맨’ 시리즈 제작자 이나후네 케이지(稲船敬二)가 직접 개발해 화제가 된 작품으로 2017년 400만 달러(약 45억 원)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해 출시한 ‘마이티 넘버 나인’이 떠오르기 때문이었다.
‘역대 최악 크라우드 펀딩 게임’이라는 오명이 붙은 ‘마이티 넘버 나인’은 ‘쉔무 3’와 마찬가지로 1980~90년대 게임 업계를 이끈 유명 개발자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유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막대한 자금을 모아 개발을 진행했으나 계속해서 출시가 미뤄졌고 딥 실버를 통해 나온 결과물은 최악이었다.
이 때문에 유저 사이에서 논란이 생기자 스즈키 유 디렉터는 유럽 게임쇼 ‘게임스컴 2017’ 현장에서 “1차 티저 영상은 모두 게임 내 영상으로 개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제작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지만, 모인 금액에 비해 게임 내용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유저 돈을 633만 달러나 모았음에도 스즈키 유 디렉터는 “1천만 달러(약 116억 원)는 있어야 원하는 대로 개발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소니 자금이 투입된 정황까지 밝혀지면서 ‘쉔무 3’에 대한 유저 기대감은 나날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스즈키 유 디렉터는 ‘게임 퀄리티 향상’을 이유로 2016년 12월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한 게임 출시일을 3년 후인 2019년 11월로 미뤘다. 게다가 ‘E3 2019’ 직전까지 밸브 스팀 출시를 예고했던 ‘쉔무 3’는 E3 현장에서 에픽게임즈 스토어 영구 독점을 발표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됐다.
여기에 ‘쉔무 3’ 퍼블리셔 딥 실버와 YS넷과 함께 유저 환불을 거부하고 SNS를 통해 “60달러(약 7만 원) 이상 후원한 유저에게 제공될 예정이던 PC판 실물 패키지는 게임 코드만 제공되는 형태로 바뀐다”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20주년을 맞은 ‘쉔무’ 시리즈는 18년에 달하는 공백 기간 끝에 유저 도움에 힘입어 최신작 ‘쉔무 3’를 개발 및 출시하려 한다”며 “그런데 계속된 출시일 연기, 갑작스러운 플랫폼 변경, 후원 유저 보상 변경 등으로 20여 년을 기다려 준 유저를 ‘농락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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