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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블리자드 디아블로 4, ‘왕정복고(王政復古)’ 성공할까
작성자 : 등록일 : 2019-11-05 오전 9:08:38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액션 RPG ‘디아블로(Diablo)’ 시리즈 최신작 ‘디아블로 4’를 공개했다. 2012년 ‘디아블로 3’ 출시 후 7년이 지났고 2018년 발표한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Diablo Immortal)’가 좋지 않은 반응을 얻은 터라 유저 사이에서는 예상대로라는 분위기다.

지난 11월 1일~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블리자드는 매년 자사 게임 최신 정보를 알리는 ‘블리즈컨(Blizzcon) 2019’를 개최했다. 현장에서는 2002년 발매된 RTS ‘워크래프트 3’를 리마스터한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Warcraft 3: reforged)’ 연내 출시와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신규 확장팩 ‘어둠땅(Shadowlands)’, SF FPS ‘오버워치(Overwatch)’에서 PvE 콘텐츠에 중점을 둔 ‘오버워치 2’ 등 굵직한 작품이 잇따라 발표됐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디아블로’ 시리즈가 최대 화두였다. 2018년 8월 8일 블리자드는 ‘디아블로의 미래’라는 영상을 통해 “’디아블로’는 늘 그래왔든 앞으로도 블리자드 정체성 중 하나이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다”라며 “이번 연말에는 뭔가 보여드릴 게 있을 수도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유저 기대감을 높였다.

2012년 5월 15일 발매한 ‘디아블로 3’ 이후 신작이 없는 점도 유저 기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2014년 3월 15일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Reaper of Souls), 2017년 6월 29일 유료 DLC(DownLoadable Contents, 다운로드 콘텐츠) ‘강령술사의 귀환(Rise of the Necromancer)’ 이후 확장팩 급 대규모 업데이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2018’을 2주 앞둔 10월 18일, '블리즈컨 2018에서 만나는 디아블로'라는 글을 통해 "여러분이 무엇을 기대하시는 지 잘 알고 있고,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라며 "공포의 군주(디아블로)에 걸맞은 악몽 같은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의도적으로 유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렇게 ‘블리즈컨 2018’에서 ‘디아블로’ 시리즈 관련 중대 발표가 있음을 시사한 블리자드는 유저 기대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디아블로 2’ 리마스터나 ‘디아블로 3’ 새로운 확장팩, ‘디아블로 4’ 혹은 완전한 신작이 아니라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발표에 따르면 ‘디아블로 이모탈’은 2000년 출시한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3’ 사이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2편과 3편을 연결하는 줄거리가 부실하다는 유저 의견을 수렴했고 전 세계 게임 시장이 PC에서 모바일로 전환하고 있으므로 첫 공개 때에는 유저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블리자드 자체 개발작이 아니라 중국 게임사 넷이즈(NetEase)와 협력해 개발한 점과 공개된 게임 플레이 장면이 유저 기대를 벗어난 점, 모바일 플랫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점이 불만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디아블로’ 티셔츠를 입은 열성 유저가 “이거 혹시 철 지난 만우절 장난 아닌가?”라고 물어볼 정도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여기에 발표자들이 "여러분은 휴대폰이 없느냐"라는 말과 "(모바일) 패드나 (닌텐도) 스위치도 없느냐"라는 말을 하면서부터 분위기는 더 험악해지고, 야유도 쏟아졌다.

1996년 12월 31일 ‘디아블로’가 PC로 처음 발매된 후, '디아블로 3'에 이르기까지 PC는 주요 플랫폼이었다. 중간중간 다른 플랫폼으로 출시되기도 했지만, 가장 먼저 출시된 플랫폼은 PC였다. 그런데도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이모탈’을 모바일에 국한돼 개발했고, 이는 ‘디아블로’ 시리즈를 함께 키운 PC 유저를 저버리는 행위였다.

이런 유저 반응을 아는지, 2018년 10월 블리자드 신임 대표에 취임 후 2019년 8월 20일 방한한 J. 알렌 브렉(J. Allen Brack) 대표는 “블리자드는 PC를 우선하는 PC 게임사다”라며 “앞으로 블리자드 개발 역량이나 개발 분야에 더 많은 투자와 충원을 할 계획으로 프랜차이즈 전반에 걸쳐 훌륭한 게임과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뼈아픈 상황을 겪은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2019’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했다. 특히 올해는 ‘블리즈컨’ 직전 터진 홍콩 출신 ‘하스스톤’ 선수 블리츠청(Blizchung)에 대한 징계 논란이 세계적으로 확산한 터라 유저 불만을 확실히 잠재울 수 있는 뭔가를 보여야 했다.

‘블리즈컨 2019’ 개막 직후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4’를 공개했다. ‘디아블로 2’와 비교해 가벼운 분위기라는 평가를 받은 ‘디아블로 3’와 달리 어두운 분위기와 음울한 줄거리, 시리즈 최초 오픈 월드 구현, 야만용사(The Barbarian), 원소술사(The Sorceress), 드루이드(The Druid) 같은 ‘디아블로 2’ 시절 인기 있던 직업 등을 발표했다.

게임에 대해 J. 알렌 브랙 대표는 “’디아블로 4’는 암울하고도 원초적인 ‘디아블로’ 게임 플레이로 돌아가는 작품이다”라며 “20년 넘게 뜨거운 열정을 담아 사랑해 주신 유저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디아블로 4’를 발표한다”라고 설명했다.

20년 넘게 시리즈를 이어온 ‘디아블로’는 첫 작품인 ‘디아블로’가 2008년 누적 판매량 2백5십만 장, ‘디아블로 2’가 4백만 장, ‘디아블로 3’가 2015년 3천만 장을 넘겼다. ‘디아블로 3’는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PC방이 태동한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디아블로 2’가 유저 발길을 PC방으로 이끌었다. ‘디아블로 3’는 출시 이틀 만에 국내 PC방 인기 순위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고, 7년이 지난 2019년에도 여전히 PC방 인기 20위 권에 머물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작년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로 유저에게 작지 않은 충격을 안긴 블리자드가 올해는 ‘디아블로 4’로 다시 한번 유저를 열광케 했다. PC와 함께 소니 PS4, MS Xbox One 등 콘솔 게임기 동시 출시도 예정돼 전 세계 유저들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FPS, MOBA 등 새로운 게임에 밀려 RPG 장르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 과거 전 세계 PC 게임 유저가 잠을 새우게 만든 ‘디아블로’가 7년 만에 최신작으로 돌아왔다”라며 “’디아블로’ 시리즈가 핵&슬래시 액션 RPG로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만큼, 최신작 ‘디아블로 4’가 전작들이 올라선 왕좌에 RPG를 다시 올려놓는 ‘왕정복고(王政復古)’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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