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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추억의 게임] 이 게임을 아시나요!! - 커맨드 앤 컨커 : 레드얼럿

작성자 :	등록일 : 2010-03-11 오후 4:01:00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에 ‘실시간(리얼타임, Real Time)'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면 이제는 우리에게는 친숙한 장르라고 할 수 있는 RTS라는 게임 장르가 된다. 그렇다. 저 유명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라는 게임을 매개로 하여 우리는 RTS라는 장르의 우수성과 재미를 온 몸으로 느끼고 익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의 스타 판매량 중 국내 판매량이 그 80%를 차지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스타라는 게임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는 성공한 게임은 되지 못했다. 판매량이나 국내에서 인정받는 것과는 달리 RTS의 대명사적인 존재로써 장르를 대표하는 글로벌 게임이 되지는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RTS라는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손꼽히는 게임은 과연 무엇일까. 타 장르에 비해 많은 숫자의 명작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 RTS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게임 브랜드는 역시 커맨드 앤 컨커(C&C)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1994년 등장한 워크래프트의 존재는 블리자드를 웨스트우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판타지 세계관에 인간과 오크의 싸움을 배경으로 한 워크래프트는 듄2의 영향을 받아 RTS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이 되었다. 전 세계에서 확고한 인기를 거둔 워크래프트의 출현은 세계 RTS대전의 시작을 알리는 일이 되었다.

웨스트우드는 떠오르는 자신들의 라이벌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았다. 바로 1995년, ‘명령과 정복’이라는 이름의 ‘Command&Conquer(이하 C&C)’라는, 향후 6개의 본작과 7개의 확장팩으로 전 세계 누계 판매량 2300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린 금세기 최고의 RTS PC게임 시리즈를 발표하게 된 것이다.

C&C의 등장은 워크래프트의 판타지 세계에 빠져 있던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기에 충분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근 미래를 넘나드는 스토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C&C는 이후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앙상블 스튜디오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함께 4대 RTS게임으로 자리를 굳히며 최근까지 그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스페리와 캐슬은 듄2를 C&C라는 게임의 프로토타입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후에 “듄2를 대충 만든 것은 아니지만, C&C를 만들기 위한 시초 작업에서 태어난 게임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는 그들의 말은 웨스트우드의 간판이 되는 게임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C&C의 첫 번째 작품은 1995년 8월 31일에 등장한 ‘C&C~ Tiberium Dawn(타이베리안 돈)’이었다. DOS채제로 만들어진 첫 번째 C&C작품이었던 타이베리안 돈은 실사 동영상으로 무장해 많은 유저들에게 많은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자원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던 것, 그리고 유닛생산의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대규모 전투가 가능했다는 점, 이런 개념을 잘 이해하면서 전략적인 운영을 하는 것이 C&C의 매력이었다. 물론, 그래픽이나 사운드적인, 지극히 게임으로써의 기능적인 요소들의 훌륭함은 해 봤자 입이 아픈 것이었다.

C&C는 게임으로써의 매력뿐만 아니라 스토리로써의 매력도 유저들을 흥분시켰다. C&C는 근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를 다루고 있었다. 미래의 타이베리움이라는 자원을 둘러싸고 UN조직인 GDI(Global Defense Initiative)와 고대 종교를 신봉 하는 테러리스트 조직 NOD(Brotherhood of Nod)의 2대 세력의 전쟁을 그리고 있는 스토리였다.

C&C의 인기는 RTS를 즐기는 사람들의 숫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일이 되었다. 이에 힘입어 웨스트우드는 96년 4월 ‘The Covert Operations’를 발매하며 더 넓어진 게임월드를 제공했다. 하지만 타이베리안 돈의 인기는 이후 등장할 후속작이자 C&C의 두 번째 시리즈인 레드얼럿(Red Alert)에 비해서는 ‘약과’에 불과한 것이었다.

C&C의 두 번째 시리즈인 레드얼럿은 96년 10월에 등장했다. 배경 스토리 자체가 상당히 웅장했던 레드얼럿은 전작보다 더욱 강화된 동영상과 미션의 무게는 RTS계의 신화적인 존재로 군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또한 실제 있었던 인물들, 그리고 실제 있었던 사건을 중심으로 게임을 이뤘기 때문에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레드얼럿의 스토리는 지금 생각해 봐도 오싹할 만한 수준이었다. 레드얼럿 사건의 발단은 아인슈타인에게서 시작된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 박사는 역사적인 비극인 2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타밍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전쟁 발발의 원흉인 히틀러를 암살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독일이 강대해진 것이 아닌, 소련의 세력이 강대해져 유럽을 침공하게 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 레드얼럿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게임의 완성도가 높았었다는 요인이 컸다. 강력한 소비에트 육군을 몰고 런던을 침공하는 미션, 이에 대항하는 연합군의 해군을 이끌고 모스크바 입성을 시도하는 미션 등은 유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또한 미션 종료 이후 등장하는 업그레이드 된 동영상은 압권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레드얼럿의 인기를 상승세로 만든 것은 당시 유행이 되기 시작한 멀티플레이의 존재였다. 인터넷이나 LAN이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바람을 타기 시작했고, 상대방과 멀티플레이를 즐기기 안성맞춤인 RTS, 특히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레드얼럿에 사람들은 열광하기에 충분했다.

이후 레드얼럿은 97년 3월 Counterstrike, The Aftermath라는 확장팩을 만들어 내며 최정상의 RTS시리즈로 군림했다.

레드얼럿을 기점으로 RTS계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PC패키지 게임으로 군림하게 된 C&C였지만, 신흥 라이벌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라는, 10년의 수명을 이어가는 대작 RTS를 만들어 내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PC게임의 중심이 멀티플레이로 바뀌게 되면서 빠른 게임 전개와 종족간의 완벽한 밸런스를 갖춘 스타크래프트는 유럽과 북미의 코어 게임 유저들은 물론 소프트 유저들까지 흡수하게 되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국내에서 PC방의 양산을 마구 해내던 시절-등장한 C&C의 타이베리안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타이베리안 선(Tiberian Sun)은 그 어떤 작품보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잇게 될 RTS 게임’으로 홍보를 했었고, 해외에서도 레드얼럿의 감동을 간직하고 있던 RTS팬들의 지지는 끊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웨스트우드 역시 타이베리안 선을 자신들의 입으로 ‘야심작’이라는 코멘트를 덧붙이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타이베리안 선은 그들의 ‘야심’과 유저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 모두 부족한 작품이었다.

일차적으로 타이베리안 선에게 있어서 스타크래프트의 존재는 엄청난 걸림돌이었다. 스타크래프트는 빠른 게임 전개와 그로 인해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선사했다. 브루드 워 이후로 더욱 완벽해진 게임 밸런스, 블리자드 특유의 안정된 베틀넷 서비스로 기인한 멀티플레이의 강점은 사람들의 경향을 ‘스타크래프트형’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타이베리안 선은 사람들의 최신 기호에 맞지 않는 작품이었다. 약 5년 정도 이어진 개발기간은 게임의 정체성을 흔들었다. 빠른 게임 전개를 선호하게 된 사람들에게 타이베리안 선의 느린 게임 속도는 답답함을 불러 일으켰고, 게임이 속도가 느려지는 버그 등은 스타크래프트에 박혀 있는 사람들의 눈을 돌리기에는 불충분했다. 안정성의 문제로 잦은 패치가 계속되었고, 약한 기반의 멀티플레이 시스템은 유저들의 기호에 맞지 않았다. 웨스트우드는 7개월 정도 후 확장팩 ‘Firestorm’을 선보였지만, 밸런스마저 무너지는 결과를 낳으며C&C마니아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타이베리안 선을 기점으로, C&C는 물론 웨스트우드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타이베리안 선의 참패 이후 2000년 10월 레드얼럿2를 만들어냈지만, 기존의 진지했던 시리즈의 특성과는 달리 아이러니컬하게 코믹한 이미지가 부각되어 유저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비록 강화된 멀티플레이와 새로운 시나리오, 추가된 유닛 등이 신선함을 주었지만 홍보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내며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이후 웨스트우드는 C&C라는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의 최신 시리즈들을 히트시키지 못한 상태로 2003년 LA에 설립된 EA지부로 흡수되어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라는 간판을 내리게 된다.

웨스트우드 스튜디오가 EA소속이 된 이후에도 RTS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C&C는 계속해서 발매됐다. 2003년 2월 EA의 소속으로 C&C는 세 번째의 시리즈인 ‘제네럴스(Generals)’를 발매하게 된다.

타이베라인 선과 레드얼럿2의 몰락 이후로 등장한 새로운 시리즈인 제네럴스는 다시 C&C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해 줄만한 게임이었다. 첨단무기를 지닌 미국과 물량과 화력의 중국, 게릴라가 된 GLA가 등장하는 근 미래 스토리라인을 가진 제네럴스는 발매 이후 국내 양대 게임방송사에서도 리그를 진행했던 만큼 인지도가 상당히 높았던 게임이었다.

또한 3D 게임엔진인 SAGE를 사용한 제네럴스는 영화에서 나올법한 웅장한 연출효과나 상당히 업그레이드 된 그래픽을 자랑했다. 각각 특성이 다른 히어로 유닛인 제네럴을 선택해 플레이하는 독특한 재미는 ‘용두사미’가 될 법한 C&C시리즈를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 작품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흥행성이 충분했던 제네럴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요소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EA의 멀티플레이 관리 소홀로 인한 문제였다. 제네럴스는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유저들이 온라인 상에서 즐기는 게임 시리즈가 되었지만, EA측의 안일한 운영 등이 지탄의 대상이 되어 게임 자체의 재미를 퇴색시키는 일이 되었던 것이다. 비록 C&C시리즈가 ‘아직 죽지 않았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차기작을 다시 한 번 기대케 하는 사례가 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EA내부적인 문제로 레드얼럿3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던 C&C시리즈의 중심 프로듀서였던 마크 스캇그스(Mark Skaggs) 부사장이 퇴사를 하면서 C&C시리즈를 만들고 있던 구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멤버들이 모두 흩어지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써 C&C시리즈는 사실상 차기작이 나오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2000년대 중반 들어서 자신들의 게임메이커인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에 구 웨스트우드 개발진들을 돌렸던 EA의 처사에 많은 유저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이런 사례들 때문에 EA와 C&C의 결합은 실패라고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C&C시리즈는 끝났어‘라고 말하던 때, 2006년 돌연 C&C의 정통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타이베리안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Command&Conquer 3 : Tiberium Wars’가 발표되었다.

EA의 ‘깜짝 발표’이후 미국 현지시간 3월에 많은 C&C팬들이 기대했던 게임이자, C&C시리즈의 최신작인 타이베리안 워가 발매되었다. 타이베리움 워는 제네럴스에서 호평을 받았던 SAGE엔진을 큰 폭으로 개량을 한 게임의 질은 여러모로 향상된 모습이었다. 국내 역시 3월달에 정식 발매되어 C&C팬들의 눈길을 모았다.

스토리 역시 기존 작품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 제 3차 타이베리움 전쟁이 벌어지는 204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번 작품은 GDI 와 NOD의 세력에 Scrin 라고 하는 외계 종족이 더해져 3진영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타이베리움을 지구에 흘려보낸 지적 생명체로 꾸준히 언급되었던 Scrin의 등장은 게임의 색다른 구도를 안겨주었다.

타이베리움 워는 국내에 정식발매 된지 사흘 만에 초도 물량 1만장을 돌파하며 최고의 RTS게임이라는 것을 입증시켰다. 비록 스타크래프트의 굳건한 존재와 국내 PC방에 적합하지 않았던 판매방식, 그리고 홈페이지조차 만들지 않았던 EA코리아의 방만한 운영 등이 국내에서의 흥행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고 있지만, C&C의 명성에 흠이 가지 않는 게임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는 작품이다. 사양이 좋지 않은 사용자들도 즐길 수 있도록 그래픽 최적화에 만전을 기하였으며,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던 유저가 거부감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전통적인 컨트롤 방식까지 일부 바꾸는 의지를 보였다.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서 이미 구닥다리 게임이 된 스타크래프트의 존재는 타이베리움 워의 걸림돌이 더 이상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C&C에 대한 해외 유저들의 지지는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출시되기도 전에 세계 게임대회 정식종목에 채택된 것은 이런 팬들의 지지를 뒷받침하는 결과물이다.

시리즈의 ‘허리’에서 잠시 흔들렸던 C&C는 다시 훌륭한 게임성과 그 명성에 걸맞은 수준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RTS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세계 전쟁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C&C. 수 많은 시리즈와 작품이 나왔지만, C&C는 아직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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