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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퍼즐만큼 복잡한 스토리가 매력, 고스트 트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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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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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07-18 오후 5:3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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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은 자사가 개발한 '고스트 트릭: 팬텀 디텍티브(이하 고스트 트릭)' 닌텐도 스위치 HD 리마스터 버전을 6월 30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닌텐도 스위치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ONE, PC(스팀)이다. 플레이스테이션 버전과 엑스박스 버전은 상위 기종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한국어를 공식 지원한다.
'고스트 트릭'은 2010년 6월 19일 닌텐도 DS용으로 처음 출시된 퍼즐 게임이다. '역전재판' 시리즈를 제작한 타쿠미 슈 디렉터가 개발한 작품이다. 원작 출시 당시 국내 정식 발매가 이뤄지지 않아 국내에서는 일부 퍼즐 마니아 사이에서만 명작으로 대우받던 작품이었으나, 이번에 최신 기종으로 리마스터며 정식 번역이 이뤄졌다.
'고스트 트릭'에서, 유저는 방금 죽은 망자 시셀이 되어 제 죽음에 대한 미스테리를 해결하고 죽어야 할 사람들을 살리게 된다. 죽은 자가 현세에 남아있을 수 있는 건 단 하루뿐이라는 시간제한 속에서 최대한 많은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게임을 이루는 기본적인 퍼즐 기믹은 작중에서 '트릭'이라고 부르는 빙의 능력이다. 영혼 세계에 진입해 각종 사물에 빙의한 뒤 현실 세계로 돌아와 빙의한 사물을 움직이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활용해 기계장치를 작동해 살인 사건을 막거나 문을 여는 등 다양한 행동이 가능하다.
설명만 보면 간단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상당히 복잡하다. 가까이 있는 사물에만 빙의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어 여러 물체를 작동해 가며 원하는 사물까지 가는 길을 만들어야 하고, 시간제한도 상당히 촉박하다. 영혼 세계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정확한 순간에 사물을 움직여야 하는 퍼즐도 있어서 한번 실수했다가 스테이지를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개발자가 전작 '역전재판' 시리즈에서 선보인 바 있는 아이러니한 유머가 '고스트 트릭'에도 더 발전한 형태로 녹아들어 있다. 죽은 유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긴 해도 유저를 무섭게 하거나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은 없다. 스토리가 핵심인 작품인 만큼 최대한 스토리 스포일러를 겪지 않고 플레이해야 하는 작품이다.
PC나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 구매한 유저라면 게임을 한번 클리어하기 전 까지 실수로라도 업적 창을 확인하지 않기를 권한다. 해당 업적이 존재한다는 사실 만으로 게임 스토리 스포일러가 되는 업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처음 플레이할 때는 이 그래픽을 위해 굳이 RE 엔진까지 활용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RE 엔진을 사용한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동안 RE 엔진을 활용해 개발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나 '스트리트 파이터 6'처럼 화려한 3D 그래픽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DS라는 플랫폼 한계상 투박한 저해상도로 표시되던 원작 그래픽을 이질감 없이 고해상도로 잘 재현했다. 각종 모션도 부드럽고 최적화도 잘 되어 있다.
이식 완성도도 높다. 닌텐도 DS나 3DS용으로 발매된 게임은 두 화면을 동시에 사용하는 UI와 터치 조작 때문에 다른 콘솔로 이식했을 때 어색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고스트 트릭'은 한번 익숙해지면 조작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정도로 이식 완성도가 높다.
다만 터치로 작동하던 기능들을 컨트롤러 버튼으로 옮기며 사용하는 버튼이 많아졌고, 최초 설계 단계에서부터 터치 조작을 활용하도록 설계된 빙의 능력도 원작과 비교해 조금 불편한 점이 있다. 처음부터 리마스터 버전으로 게임을 접한 유저라면 크게 거슬리지는 않을만한 수준이기는 하다.
플레이 타임은 긴 편이다. 각 스테이지 길이는 짧지만, 정답에 도달하기 위해 실패를 거듭하며 정보를 모으는 과정이 오래 걸린다. 정답을 안다 해도 실수 한번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아 재시작해야 할 때도 있다. 원하는 부분부터 재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챕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다.
스토리 이해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모될 수 있다. 거의 모든 장면이 복선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스토리가 짧지도 않다.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간 대화가 나중에 일어날 스토리에서 핵심 요소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어서 대화를 자칫 잘못 넘겼다가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두 요소 모두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퍼즐 요소에 집중하고 싶은 유저라면 복잡한 스토리가 불편할 수 있고, 반대로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은 유저라면 퍼즐이 방해로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전반적인 완성도가 뛰어난 만큼 한번 몰입하면 손에서 놓기 어렵다.
'고스트 트릭'은 퍼즐 게임으로서 완성도도 높지만, 스토리와 퍼즐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인 작품이다. 특히 스토리 도중 퍼즐이 나오는 게 아니라 퍼즐 해결 과정에 스토리가 녹아들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초현실적인 추리 스토리나 독특하고도 잘 짜인 퍼즐에 목말라 있던 유저라면 지금 당장 '고스트 트릭'을 플레이해 보기를 권한다. '고스트 트릭'은 팬들 사이에서 닌텐도 DS에서 가장 뛰어난 추리·퍼즐 게임 중 하나라고 여겨지던 게임이었고, 10여 년이 지나 기라성 같은 게임이 다수 출시된 오늘날에도 그 빛을 전혀 잃지 않았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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