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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느긋하고 소소한 힐링, 에버드림 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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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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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08-23 오후 6:1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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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터치는 문이터스가 개발한 농장 시뮬레이션 게임 '에버드림 밸리'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7월 20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한국어 자막을 공식 지원하며, 국내 심의 기준으로 전체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에버드림 밸리'에서, 유저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시골 농장에 오게 된 주인공이 되어 농장을 가꿔야 한다. 농장은 조부모님이 요양원에 가 있던 사이 폐허에 가깝게 방치된 상황으로, 유저는 조부모님을 도와 농장을 재건하며 농사나 목축을 통해 농장을 되살리게 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유저에게 게임 플레이 방향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는 조부모님과 대화를 통해 퀘스트를 얻고, 그 퀘스트를 수행하며 스토리를 진행하게 된다. 퀘스트 진행에 시간제한을 두거나 퀘스트 진행 중 다른 행동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퀘스트 수행을 잠시 미루고 농장 가꾸기에 매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게임 콘텐츠가 퀘스트 진척도에 따라 해금되는 만큼 결국에는 퀘스트를 따라가게 되어 있다.
퀘스트 목표가 종종 모호하거나 힌트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는 점은 아쉽다. 대표적으로 게임 초반에 등장하는 튜토리얼 퀘스트인 닭 찾기가 있다. 닭장을 수리한 뒤 가출한 닭들을 찾아와야 하는데, 다소 넓은 지역을 지정한 뒤 '칼로 풀을 베다 보면 닭을 찾을 수 있다'는 힌트만 제공해 닭을 찾을 때까지 하염없이 풀을 자르고 다녀야 한다.
이동 속도 감소와 스태미나 요소도 불편함을 줬다. 이동 중 풀숲이나 덤불을 통과하면 이동 속도가 상당히 느려지고, 거의 모든 행동에 스태미나가 소모돼 반복 작업을 수행하기 까다로웠다. 상술한 닭 찾기 퀘스트는 넓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풀을 반복해서 베어야 하는데, 달리기와 칼 휘두르기가 모두 스태미나를 소모해 퀘스트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었다.
농장을 가꾸는 데에는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다. 장비 활용처가 굉장히 세분화 돼 있는 편인데, 칼로 풀을 베고, 도끼로 나무를 자르고, 망치로 물건을 수리하고, 삽으로 땅을 파거나 모종을 옮기는 등 한 가지 도구로 할 수 있는 일이 한두 가지로 제한돼 있다. 아이템 퀵슬롯 10칸이 가득 차도록 다양한 장비를 마련한 뒤 그때그때 교체해 가며 플레이해야 했다.
반대로 작물은 한번 심으면 물만 줘도 수확할 수 있다. 작물을 수확할 때마다 씨를 다시 뿌려야 하는 게임을 해본 유저라면 상당히 편하게 느낄만한 요소다. 게임에 따라서는 작물을 수확해도 씨앗을 다시 주지 않아 탐색 콘텐츠를 통해 씨앗을 확보하거나 상인에게 씨앗을 새로 구매해야 하는데, '에버드림 밸리'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
거의 모든 행동이 미니게임으로 연결돼 있기도 하다. 양털을 깎거나 소 젖을 짜는 순간, 혹은 식자재를 다듬고 요리하거나 통나무를 다듬어 판자를 만드는 등 다양한 행동이 미니 게임으로 진행된다. 단순히 필드를 돌아다니며 버튼을 누르는 게임에서 탈피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였다.
동물과 교감은 게임 핵심 콘텐츠 중 하나다. 놀이를 통해 농장에 사는 개나 고양이와 관계를 형성하고 각종 콘텐츠 진행 중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꿈 속에서 동물이 되는 콘텐츠가 열린 뒤에는 해당 동물로 변신해 특수한 미니 게임도 즐길 수 있다. 개로 변해 늑대로부터 양 떼를 보호하는 미션 등이 있는데, 미니게임 결과가 농장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이지만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꽤 자유롭다. 성별 구분이 딱히 없기 때문에 헤어스타일이나 의상을 선택하는데 제한이 없다. 이렇게 커스터마이징한 캐릭터는 각종 이벤트나 대화에서도 유저가 설정한 복장을 하고 나오기 때문에 꽤 만족감을 줬다.
스위치 버전임에도 터치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인벤토리 정리나 메뉴 조작, 퀵슬롯 활용 등 플레이 중 터치를 활용할 수 있었다면 훨씬 간편하거나 쾌적했을 부분이 있었는데, 일일이 버튼 조작으로 제어해야 해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에버드림 밸리'에 웅장함이나 화려함은 없다. 농장 시뮬레이션을 자칭하는 게임들이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에버드림 밸리'는 특출나다. 주인공부터 야망이나 목표 같은 게 없는 학생 신분이고, 그렇다고 농업에 꿈이 있지도 않다. 게임 목표도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거나 세계 최고의 농장이 되는 게 아니라 그저 조부모님을 도와 농장을 정상화시키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기한 내에 갚아야 할 빚도 없고, 콘테스트에 작물이나 가축을 출품하지도 않는다. 대형 농기구를 활용해 드넓은 밭을 관리할 필요도 없다. 강박관념 없이 소소하게 농장을 가꿔 나가거나 동물들과 교감하는 느긋하고 소소한 힐링이야 말로 '에버드림 밸리'가 지닌 특징이자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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