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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감추지 못한 세월, 바텐 카이토스 HD 1&2 리마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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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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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09-28 오전 12:4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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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와 모노리스 소프트와 협력해 개발한 '바텐 카이토스 1&2 리마스터'를 9월 14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닌텐도 스위치로, 정식 한국어 자막을 제공한다.
'바텐 카이토스 1&2 HD 리마스터'는 모노리스 소프트가 개발한 2003년 작품 '바텐 카이토스: 끝나지 않는 날개와 잃어버린 바다(이하 바텐 카이토스 I)'와 2006년 출시된 후속작 '바텐 카이토스 오리진' 리마스터 버전을 합친 합본이다. 원작사 모노리스 소프트는 리마스터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일러스트를 새로 그려 협조하고 게임 검수를 맡았다고 알려졌다.
'바텐 카이토스 1&2 리마스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다른 세계의 존재인 정령과 정신이 이어질 수 있는 소수 민족 출신으로, 유저는 주인공 카라스(바텐 카이토스 I)나 사기(바텐 카이토스 오리진)와 연결된 정령이 되어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다른 세계에서 주인공 여정을 지켜본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게임 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주인공이 유저에게 직접 말을 걸거나 유저 선택지에 따라 일부 스크립트가 변하는 순간은 게임 몰입감을 상당히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게임 스토리와 전투 시스템을 밀접하게 연관 지어 둔 점도 특징이다. '바텐 카이토스' 세계관은 카드 형태를 띈 매그너스라는 도구가 있어 사물이 지닌 본질인 매그너 에센스를 추출해 저장하거나 다시 현실에 불러낼 수 있다. 이 개념은 일반적으로 퀘스트에서 활용되는데, 우유를 저장했다가 요리 중인 사람에게 가져다주거나 물을 저장했다가 화단에 물을 주는 식이다.
전투에서는 매그너스에 저장된 무기나 방어구, 마법 등을 소환해서 사용한다. 심볼 인카운터 후 턴제 전투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유저 턴에는 손에 들어온 카드 중 원하는 카드를 골라 적을 공격하고 적 턴에는 적이 캐릭터를 공격하기 전에 필요한 방어 카드를 빠르게 골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속성과 콤보 개념도 있다. 같은 속성을 조합하면 피해량이 높아지고 반대 속성이 조합되면 피해량이 낮아진다. 이 개념은 방어에도 적용된다. 적 공격에 반대되는 속성으로 방어하면 피해량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콤보는 카드마다 쓰여져 있는 숫자를 조합해 발동할 수 있다. 카드를 적절하게 조합하면 콤보 기술이 발동되는데, 한번 사용된 콤보는 도감에 기록돼 직접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파고들기 요소를 선호하는 유저에게 희소식이 있다면, 수집할 수 있는 매그너스가 1,300개 이상이라는 점이다. 게임을 샅샅이 뒤져가며 매그너스를 수집하고, 덱을 설계하고, 수집 도감과 콤보 도감을 완성하는 일은 생각보다 각별한 재미를 준다. 그러나 게임 플레이에 필수적인 고성능 매그너스는 일직선 플레이로도 대부분 모을 수 있다.
리마스터 버전 전용 편의 요소도 있다. 적 심볼 무시나 적 즉시 처치, 자동 전투, 게임 가속 등이다. 게임 시스템에 익숙해지지 못해 보스를 쓰러트리지 못하는 유저나 전투 시스템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스토리는 보고 싶은 유저에게 적합하다.
다만 일부 기능은 상황에 따라 오히려 게임 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게임 가속 기능은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야 하는 기믹이나 적 공격을 방어할 때 게임 난도를 크게 올렸고, 자동 전투 기능은 덱이 맞춰지지 않는 초반에는 상황에 맞지 않는 매그너스를 사용해 이길 전투도 패배하게 만들곤 했다.
일부 일러스트가 시대에 맞게 새로 그려졌고, 다소 오래된 느낌이 나기는 해도 3D 모델링 HD화가 적절히 이뤄져 플레이 중 크게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다만 풀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일부 컷신은 현세대 게임 그래픽과 비교하면 어쩔 수 없이 완성도가 낮다는 점이 느껴진다.
특유의 아트워크가 필드 탐색 과정에서 조금 방해되기도 했다. 필드 탐색은 카메라가 고정된 상태로 캐릭터를 조작하는 방식인데, 카메라 위치에 따라 캐릭터가 작아져서 시인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거치 상태에서는 그나마 나았지만, 휴대 모드에서는 캐릭터가 너무 작아서 알아볼 수 없는 수준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NPC와 대화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발생했다. '바텐 카이토스 1&2 HD 리마스터'는 대화가 가능한 NPC를 표시해 주지 않는데, NPC와 대화가 가능한 각도를 찾아가며 버튼을 연타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이 문제와 상술한 카메라 문제가 겹칠 경우 가뜩이나 작은 캐릭터 주변을 돌며 버튼을 연타해야 퀘스트가 진행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바텐 카이토스' 시리즈는 독특한 세계관과 시나리오, 호불호는 다소 갈리더라도 흥미로운 전투 시스템을 통해 수작 RPG 중 하나로 여겨지는 작품이다. 특히 원작이 게이밍 콘솔 보급률이 낮았던 시기에 비 한글화 상태로 출시됐는데도 국내에 해당 작품을 추억하는 마니아들이 있을 수준이다. 그런 작품을 정식 번역된 작품을 현세대 콘솔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강점이다.
그러나 리메이크가 아닌 리마스터 작품임을 고려해야 한다. 현세대 작품과 비교하면 그래픽 측면에서 아쉬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고 서사 전개 방식도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 고전 RPG 작품을 섭렵해 온 마니아라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으나,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그리 즐거운 게이밍 경험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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