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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정신없이 구르고 부수고, 뱅온 볼: 크로니클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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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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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10-19 오후 5:33: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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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터치는 언톨드 테일즈와 협력해 엑시트 플랜 게임즈가 개발한 '뱅온 볼: 크로니클즈'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 버전을 10월 5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전체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뱅온 볼: 크로니클즈'는 '컨트리볼'을 모티브로 개발된 액션 퍼즐 게임이다. '컨트리볼'은 국가를 해당 국가 국기가 그려진 당구공 형태 캐릭터로 의인화한 뒤 해당 국가 역사나 시사 문제를 다루는 창작물 형식으로, 정해진 창작자 없이 주로 밈 형태로 소비되어 왔다. 초기 작품 중 폴란드를 주인공으로 삼은 경우가 많아 '폴란드볼'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뱅온 볼: 크로니클즈'에서, 유저는 영화 제작사(혹은 그와 유사한 어딘가)에 취업한 신입사원이 되어 다양한 월드에 들어가 퍼즐을 해결하고 서사를 완성해야 한다. 각 월드는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제작됐으나, '컨트리볼' 창작물들 중 적지 않은 수가 그렇듯 역사를 진지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각 월드는 바이킹의 잉글랜드 침공, 냉전 시대 로켓 개발, 봉건 시대 일본, 근대 해적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유저는 월드에서 제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보스를 쓰러뜨려 다음 월드로 진입할 수 있다.
월드마다 기본 목적은 임무 수행 후 보스 토벌이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미니게임과 퍼즐이 마련돼 있다. 특히 서사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황금 필름은 메인 임무 진행만으로는 극히 일부밖에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게임 속 모든 요소를 해결하고자 하는 유저라면 모든 미니게임을 해결해야 한다.
밥을 치장하는 행위도 게임 목적 중 하나다. '컨트리볼'을 소재로 한 게임인 만큼 기본적으로 다양한 국기나 UN기 등 각종 깃발 문양으로 캐릭터를 꾸밀 수 있고, 특정 국가를 대변하고 싶지 않은 유저를 위한 단색도 마련돼 있다.
게임 플레이 중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해당 월드에 맞는 치장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고대를 배경으로 한 월드에서는 로마 군단기나 영국 왕관 등, 냉전기를 배경으로 한 월드에서는 개리슨모나 수첩 등을 획득하는 식이다.
퍼즐 중 대부분은 버튼 찾기나 레버 작동하기, 특정 적 처치하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단 머리 비우고 보이는 것 전부 파괴하고 눌러보며 진행해도 어지간한 퍼즐은 해결된다. 일부 의성어를 제외하면 대사가 일절 없는 게임 특성상 의도적으로 퍼즐 난도를 낮췄다는 느낌이 있다. 일단 퍼즐을 해결하는 방법만 안다면 거의 모든 퍼즐을 쉽게 풀 수 있다.
플랫포며 요소도 있다. 개발사는 '슈퍼 마리오'와 '소닉 더 헤지호그' 등 플랫포머 장르 정상급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굳이 비교하자면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나 '소닉 프론티어'와 유사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좋을듯하다.
전투 요소는 본격적인 전투 콘텐츠보다는 기믹 풀이라고 느껴졌다. 적을 내리찍거나 돌진으로 공격하는 간단한 방식인데, 뿔 달린 투구를 쓰고 있거나 가시 달린 방패를 장착하고 있어 공격하면 오히려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일단 적 파훼법을 파악하면 전투가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일부 퍼즐은 유저가 알고 있는 게임 문법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다. 예컨대 바이킹 습격 맵에 등장하는 광석은 돌진해도 아무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데, 탐사 중 곡괭이 코스튬을 얻은 뒤 장착하면 돌진해서 파괴할 수 있게 된다. 곡괭이로 광물을 채굴한다는 지식에 의존하는 퍼즐인 셈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부 퍼즐은 관련 상식이 없으면 해결법을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냉전 맵에 등장하는 '고스트버스터즈' 관련 퍼즐이 대표 사례다. 이 역시 유저가 '고스트버스터즈'를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짜인 퍼즐이기 때문에, 영화를 본 적 없는 유저라면 퍼즐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
조작 자체는 간단하다. 이동, 점프, 내리찍기, 돌진(공격을 겸함)이 전부다. 돌진 후 돌진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굴러가는 등 추가 조작이 있긴 하나 복잡하지는 않다.
그러나 조작 난도가 조금 높은 편이다. 관성 개념이 있는 데다가 시야 문제로 공이 정확히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낙하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퍼즐 해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인성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지형에 가려지면 일부 지형을 투명 처리하는 기능이 있지만, 일부 오브젝트에는 적용되지 않아 시야가 완전히 가려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투명화 역시 오브젝트 전체가 반투명화 하는 방식이 아니라 좁은 범위를 완전히 투명으로 만들어 주변 오브젝트를 식별하기 어렵게 했다.
'뱅온 볼: 크로니클즈'는 가볍게 즐기기 좋은 액션 퍼즐 게임이다. 기믹 해결이 그리 어렵지 않고, 도저히 풀기 힘들 때는 머리 비우고 여기저기 굴러다니며 전부 파괴하다 보면 해결되는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순서대로 뭔가를 해결해 간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성취감이 없는 게임도 아니다.
평소 서구권 온라인 커뮤니티 밈을 자주 접하고 즐긴 유저가 아니라면 게임 내 유머 요소나 일부 퍼즐 기믹을 이해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컨트리볼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는 건 꽤 유쾌하고, 뒷사정을 몰라도 맥락상으로도 웃을만한 부분이 곳곳에 있는 만큼 퍼즐 게임 마니아라면 한 번쯤 구매를 고려해 봐도 좋을 듯하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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