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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새 옷 걸친 비현실적 축구, EA 스포츠 FC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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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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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10-06 오후 5:4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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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피아는 일렉트로닉 아츠(EA)가 개발한 'EA 스포츠 FC 24(이하 FC 24)'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5, 닌텐도 스위치, PC(EA 오리진) 버전을 9월 24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국내 심의 등급은 전체 이용가로, 공식 한국어 자막이 지원된다.
'EA 스포츠 FC'는 기존 EA 축구 게임 시리즈인 'EA 스포츠 FIFA'를 리브랜딩한 게임 시리즈다. 국제 축구 연맹(FIFA)와 결별하며 FIFA 관련 라이선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며 리브랜딩이 이뤄졌다.
FIFA와 결별했지만, 국가 대표 관련 콘텐츠만 제외됐을 뿐 축구 리그 라이선스는 역대 최대 규모로 확보했다. 특히 여성 축구 리그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확대했는데, 이에 따라 얼티밋 팀에서 여성 축구 선수를 이용할 수 있고 혼성팀 구성이 기본 형식이 된 첫 작품이 됐다.
핵심 게임 플레이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작을 플레이한 유저라면 선수·감독 커리어 모드나 볼타 풋볼, 전작 FUT를 계승한 얼티밋 팀 등 거의 모든 콘텐츠를 튜토리얼 없이 즉시 이해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전혀 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커리어 모드에서는 경기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쇼핑을 통해 선수 능력치를 올리는 등 추가적인 육성 요소가 추가됐고, 경기 중 심판 시점으로 진행되는 장면이나 발전된 하이퍼 모션 기술을 통해 재현된 선수들의 동작 등으로 게임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플레이스타일 개념은 'FC 24'에 도입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이자 게임을 비현실적으로 만드는 요소였다. 특정 상황에서 선수들이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일종의 패시브 스킬로, 점수·패스·볼 컨트롤·수비·피지컬·골키퍼 등 6개 항목 34종이 준비돼 있다. 일부 정상급 선수에게는 강화된 플레이스타일인 플레이스타일 +가 부여돼 차별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토트넘 홋스퍼 FC 소속 손흥민 선수는 플레이스타일+로 감아차기 능력을, 플레이스타일로 래피드와 퀵 스탭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물론 손흥민 선수가 종종 마법 같은 감아차기 슛을 해내는 뛰어난 선수지만, 감아차기 플레이스타일 +는 컨디션이 최상인 상황에서 상황까지 맞아떨어질 때 보여주던 극적인 슛을 모든 경기에서 슛마다 재현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현실에서도 선수마다 특화된 분야가 있고, 그 분야에서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선수 컨디션이나 경기장 환경이라는 변수가 있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는 없다. 그러나 'FC 24'는 특화라는 키워드에만 집중해 특정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선수들이 모든 순간마다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FC 24'에서 여러 플레이스타일을 갖춘 선수를 다루다 보면 다소 비현실적인, 마치 판타지 축구 게임을 하고 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전반적인 조작감은 전작과 비교해 무거워졌다. 특히 방향 전환과 가속 측면에서 관성 개념이 전작보다 더 강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드리블 조작 실력이 전작보다 조금 더 중요해졌고, 컨트롤 능력을 통해 선수 성능 격차를 좁힐 가능성도 커졌다.
문제가 있다면 선수 체격에 따른 조작감 차이가 조금 더 심각해졌다는 점이다. 시리즈 전통적으로 체격이 작을수록 조작감이 뛰어나 유저들에게 선호되곤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남성 선수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체격이 작은 여성 선수들이 드리블 위주 플레이에서 특히 좋은 성능을 보였다.
이적 시장에도 약간 변화가 생겼다. 얼티밋 팀에서 사용하는 선수 카드를 유저끼리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본적으로는 현실 이적 시장과 유사하게 선수 성능에 비례해 가격이 형성되지만, 인기가 가격에 영향을 미쳐 실력이 조금 뒤처져도 인기가 좋은 선수가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경우도 생기곤 한다. 'FC 24'에서는 혼성 경기가 표준이 되며 이적 시장에서 여성 선수 카드가 '가성비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스포츠 과학 연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성별에 의한 신체 능력 차이에 따라 각자 유리한 종목이 다르다. 축구에서는 여성 선수가 남성 선수보다 각종 지표가 낮게 기록되는 편이다. 그러나 'FC 24'에서는 여성 선수 능력치를 동급 남성 선수와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예컨대 역대 최고의 여성 선수로 꼽히는 FC 바르셀로네 페메니 소속 알렉시아 푸테야스 세구라는 현존 정상급 축구 선수로 여겨지는 파리 생제르맹 FC 소속 킬리안 음바페 선수와 동급 능력치가 책정됐다. 그러나 선수 인기에 따라 이적시장 내 카드 가격은 알렉시아 선수가 훨씬 저렴하게 형성됐다.
저렴한 가격에 팀을 꾸리고 싶은 유저라면 환영할 만한 요소지만, 전체 선수 풀에 여성 축구 선수가 추가되며 원하는 선수를 획득할 확률이 대폭 하락한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 위주로 올스타 팀을 만들고 싶은 유저라면 상당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선수 진화 시스템도 가성비 팀을 꾸리고 싶은 유저에게 좋은 시스템이다. 출시 시점을 기준으로 진화 항목 6개가 제공된다. 항목별로 진화시킬 수 있는 선수가 정해져 있으며, 이중 자신이 보유한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하고 미션을 달성하면 새로운 플레이스타일을 부여하거나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항목별로 한 번만 진화할 수 있고, 이미 진화한 선수를 다시 진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능력치보다는 플레이스타일 변화에 초점을 두고 활용해야 했다. 또한 진화시킨 카드는 거래가 불가능한 만큼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제약이 있긴 하지만 손쉽게 팀 약점을 보완하고 선수를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발전을 거듭하는 EA 축구 게임 시리즈 최신작답게 'FC 24' 역시 전작과 비교해 발전·변화한 부분이 여럿 눈에 띈다. 리브랜딩 과정에서 생긴 우려를 떨쳐내려는 듯 풍부한 콘텐츠와 축구게임 중 독보적인 그래픽을 과시하며 성공적으로 새 옷을 차려입었다.
게임성이나 재미와는 별개로 현실적인 축구와 다소 거리가 생긴 점은 아쉽다. 'FC 24'에서는 다소 과장된 플레이스타일 시스템, 혼성 축구 구현을 위한 비현실적인 능력치 설정 등으로 인해 '현실적인 축구'를 기대하기가 조금 어려워졌다.
실제 선수 플레이를 기반으로 측정된 능력치와 사실적인 그래픽, 최대한 현실과 가깝도록 설계된 축구 경기 진행 등은 EA 축구 게임 시리즈 특징이었다. 매년 새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유저들이 기꺼이 랜덤 박스를 구매해 얼티밋 팀을 꾸리는 이유도 이 현실성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만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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