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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콜오브카오스 CBT 리뷰

작성자 :	등록일 : 2009-06-10 오전 10:47:19

1998년, 스타크래프트가 PC방 개업과 전용 인터넷 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때, 게이머들에게 조금씩 입소문으로 알려진 리니지는 수 백 명의 유저들과 같이 게임을 한다는 MMO라는 시스템을 한국 게이머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리니지의 엄청난 성공으로 한국 게임 제작사들은 수 많은 MMORPG를 제작해 내었다. 라그나로크, 씰온라인, 마비노기 등 다양한 MMORPG 게임들이 등장하였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게이머들은 초창기 핵 앤 슬래쉬(Hack & Slash) MMORPG의 틀에서 벗어나 게임 내에서 다양한 액션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장비를 들고, 높은 레벨이 되어 두렵게만 느껴졌던 몹을 쓰러뜨릴 때의 희열, 끊임 없는 사냥으로 점차적으로 레벨이 올라갈 때의 기쁨. 어려운 조작 없이 클릭 한 번으로 할 수 있는 전투. 머리 아프게 머리를 쓸 필요도 없고, 레벨과 장비가 자기 자신을 대변해주는 게임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 캐릭터 선택 화면도 왠지 고풍스러워 보인다.

마비노기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를 보면, 게이머들은 안에서 광물을 캐서 강화를 한 뒤, 도면을 구해서 원하는 장비를 만들 수 있다. 혹은 요리 재료를 구해서 요리를 먹는 것도 가능하다. 게이머가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게이머는 게임 안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진다. 사냥해서 레벨 올리기도 바쁜데 언제 낚시를 하며, 언제 채집을 하겠는가? 익혀야 할 것도 동시에 같이 늘어난다. 이런 자유로움이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 싫은 사람도 존재한다. 이런 점을 생각한 것일까? 엔플루토의 ‘콜 오브 카오스’(이후 CC)는 과감하게 과거로의 회귀를 선택하였다.

CC의 전투 시스템은 그야말로 간략 그 자체다. 복잡하게 wasd 키를 쓰지도 않고,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키보드의 절반을 스킬 단축키로 지정하지도 않는다. 원하는 몹을 선택하고, 클릭할 뿐이다. 위저드의 경우, 스킬을 사용하긴 하지만, CC에서 지원하는 스킬 단축키인 F5~F12 사이에 매핑해도 충분하다. 스킬을 사용할 때는 단축키를 누르고 몹을 선택하는 것으로 끝난다. 공격 역시 해당 몹에 커서를 대고 클릭하면 되고, 그렇게 시작된 공격은 해당 몹이 죽을 때 까지 지속된다. 단순히 한 번 클릭해서 몹을 잡으면 무슨 타격감이 있고, 무슨 재미가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몹을 타격 했을 때의 액션(캐릭터, 몹 양쪽 다)이라든지, 효과음, 타격 효과 등이 매우 잘 되어 있어 정말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단지 아쉬운 점은 몹의 체력이 어느 만큼이나 남았는지, 내가 몹에게 맞고 있을 때 몹에게 지속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아직 클로즈 베타 서비스 중이라 개선될 여지가 있을 것 같다.

△ 창 자체도 단순하면서 깔끔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CC의 효과음은 꽤 잘 되어있다. 그리고 그래픽과 잘 어우러지는 배경음악으로 게임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배경 그래픽 역시 매우 깔끔하고 예쁜 판타지적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다. 현재 구현된 캐릭터는 총 5개로, 아직은 직업과 종족에 따른 성별은 선택할 수 없지만, 위에 성별 선택란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픈베타 이후에는 선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선택 그래픽만 봐도 ‘깔끔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깨끗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 외형 선택은 아직 몇 개 구현이 되지 않아 다양하게 외모를 꾸밀 수는 없었지만, 구현이 다 된다면 유저에게 캐릭터 설정이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은 한국인이 좋아할만한... 깔끔하고도 예쁜 그래픽이다.

캐릭터 모델링도 꽤 신경을 쓴 듯 깔끔하고, 배경과도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유저의 캐릭터는 착용중인 장비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기에 장비를 구했을 때 캐릭터가 강해진다는 것 외에, 캐릭터의 외형 변화도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마법 이펙트라던지, 타격 이펙트도 게임 자체의 그래픽과 잘 어우러져 이질감 없이 게임에 잘 녹아들어있다.

△ 광원, 특수효과도 수준급.

CC는 처음에 시작한 유저가 따로 알아야 할 게임 시스템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게임에 쓰이는 몇 개의 단축키만 외우면 된다. 장비창, 미니맵, 캐릭터 정보 등만 알면 게임을 진행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단, 게임을 진행하다가 죽으면 경험치가 깎이고, 랜덤으로 자기가 소유한 장비가 드랍된다. 물론 장비를 떨어뜨릴 확률을 줄이려면 성향을 로우풀로 만들면 된다. 캐릭터의 스테이터스 중 성향 부분의 그래프가 푸른 색으로 가득 차있다면 죽었을 때 아이템을 떨어뜨릴 확률은 줄어든다. 반대로, 성향이 붉은 색으로 가득하다면 아이템이 떨어질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또한 경비병 근처에서 PK를 했다면 그날 하루는 경비병을 피해 돌아다녀야 한다. 리니지를 해왔던 사람이라면 매우 친근한 시스템일 것이다.

‘어떤 스탯을 어떻게 올릴까?’ ‘
‘장비는 무엇을 착용해야 할까?’
근래 등장한 MMORPG를 하는 사람이라면 꽤나 공감할만한 질문이다. 와우의 경우, 해당 게임 관련 사이트를 가서 스킬 트리만 찾아봐도 수 십 페이지, 수 백 개의 게시물이 쏟아져 나온다. 게이머는 어떠한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몇날 며칠을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이 특성을 찍으면 어떤 장비를 착용해야 하고, 저 특성을 찍으면 또 어떤 장비를 착용해야 하는지 처음 접하는 유저로서는 정말 당황스러운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CC는 그런 고민이 필요 없다.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 정하는 스탯으로 캐릭터에 대한 세팅은 끝나는 것이다. 다른 게임들처럼 레벨업 할 때 마다 여기 저기 사이트를 찾아보며 정보를 모아 스탯이나 스킬을 올릴 필요가 없다. 레벨을 올리면 캐릭터는 자연히 강해지고, 그에 따라 장비를 업그레이드 해가며 점차 강해질 수 있다. 물론, 초반 스탯을 정할 때 별다른 설명이 없기에 검색을 하긴 해야겠지만, 게임 중간에 스킬창이나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 확인하고, 머리 써서 다음 스킬/스탯을 올릴 필요는 없다.

△ 복잡하게 머리 쓸 것 없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캐릭터 육성

장비는 전통적인 방식의 ‘강화’(제련) 시스템을 따른다. CC에서는 강화 주문서를 이용하여 해당 장비의 능력치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무기에는 무기 강화 주문서, 방어구에는 방어구 강화 주문서를 사용하는 것으로 장비의 업그레이드가 완료된다.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CC에서도 강화 수치가 높을수록 장비의 공격력이나 방어도가 높아진다.

여러 프리뷰나 뉴스에서 많이 언급된 SOD(Story On Demand) 시스템은 신선한 도전이다. 운영자가 특정 시나리오를 만들면 유저들은 게임 내에서 색다른 스토리나 퀘스트를 즐기는 시스템이다. 평화로운 마을에 갑작스레 보스급의 몹이 출몰한다는 매우 단순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외계인들의 침공을 모두의 힘을 합쳐 막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까지, 한 게임 내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것이다.

△ 마을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 수 도 있고

아직 클로즈 베타고, 완성된 시스템이 아니기에 딱히 이렇다 할 수는 없지만, 이 부분은 단점이 될 수도 있고, 엄청난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운영자가 성의 없이 운영한다거나, 스토리가 재미 없는 경우 유저들의 참여가 저조할테고, 그렇게 되면 죽은 시스템이 된다. 반대로 운영자는 최선을 다하지만, 유저들이 신경도 쓰지 않는다면 역시 죽은 시스템이 될 것이다. 이 시스템은 전적으로 ‘사람’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 플레이어를 도와줄 수도 있다.

CC는 파티 시스템이 없다. 일단은 솔로잉 뿐이다. 장비나 레벨에 따라 제시해주는 사냥터로 가서 사냥을 하면 충분히 혼자 감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욕을 부려 고레벨 존에 가서 죽는다면 일단은 플레이어의 잘못인 것이다. 적어도 레벨을 올리기 위해 사냥을 하다가 죽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딱히 파티 플레이의 필요성은 느껴지질 않는다. 다른 MMORPG 처럼 3명, 5명씩 몰려다니며 사냥할 일은 CC에서는 없다. CC에서 지원되는 커뮤니티는 오로지 길드 뿐이다. 길드는 공성전이나 다른 길드와의 전투. 즉, 플레이어간의 게임 내 관계(그것이 적대이든, 우호이든)를 책임진다. 클로즈 베타 서비스 중이라 아직 이 부분을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유저들은 다른 게임을 할 때 보다 소속에 있어서는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 로드 클래스만 길드를 만들 수 있다. 화면은 길드 관리창

CC를 하다가 몇 번 흠칫한 적이 있다. Lawful 과 Chaotic 이라는 단어. 매우 낯익는 단어이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지향하는 건 좋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클로즈 베타 기간이고, 클로즈 베타에서 오픈 베타로 넘어가는 사이에 보통은 대대적은 수정을 하니 오픈 베타 및 정식 서비스에서는 좀 더 CC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전으로의 회귀, SOD 등 현재 나오고 있는 MMORPG와 차별성을 두며 발표된 CC. 시스템은 매우 단순하지만, 요즘처럼 복잡한 MMORPG 사이에서 오히려 더 독특해보인다. 아직은 클로즈 베타 기간이라 부족한 점이 눈에 띄긴 하지만, 정식 오픈때는 어떨지 기대가 된다. 깔끔한 그래픽, 간편한 조작과 전투 시스템, SOD를 극대화하여 다시 한 번의 MMORPG 신화를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엔플루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