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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괴혼 온라인 1차 클로즈베타 프리뷰

작성자 :	등록일 : 2009-06-16 오전 11:27:02

최근 국내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은 아마 굉장히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제 게임이라는 문화가 일반인들에게 깊숙이 스며들기 시작했으며,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즐거운 문화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 중 한 사람으로서, 이 문화가 대한민국이라는 땅 위에서 즐겁게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 자체에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중 일부는 이런 행복감을 함께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바꾸더라도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바로 콘솔 게임, 가정용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다.

물론 PS2와 XBOX가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되고 그에 따라 한글화 타이틀들이 정식 수입되면서 아무리 쳐다봐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일본어와 한자들, 그리고 영어와 싸우면서 게임을 해야만 했던 국내 비디오 게임 유저들, 밀수입된 게임을 사기 위해 고가의 돈을 내야만 했던 비디오 게임 유저들은 이제는 정정당당하게 싼 가격으로 한글화 타이틀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온 데에 희망에 부풀었었다. 그러나 이내 복제 타이틀들이 잔뜩 등장하고 중고 타이틀들의 범람으로 인해 한글화 타이틀 당 1만 장을 판매하는 데에 힘겨워하던 정식발매 시장은 서서히 ‘패키지 게임 시장의 사장’과 함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렸다.

△ 괴혼 온라인, 독특한 왕자들이 온라인으로 등장했다!

자연스럽게 국내 정식발매 시장이 사장이 되면서 이제는 한글화가 된 정식발매 게임들에 대한 소식은 예전과는 달리 너무나 뜸한 상황이 되었다. 국내에서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장탄식이 길어질 법 한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등장하는 온라인 게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런 가정용 비디오 게임 유저들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는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서히 게임의 시대에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주류로 떠오르면서, 비디오 게임 브랜드로만 나왔던 게임들이 온라인 게임으로 컨버전되어 국내에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독특한 콘셉트, 색다른 시도로 무장된 참신한 아이디어의 비디오 게임들은 어느 정도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 신선함이나 독특함, 참신함이라는 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비디오 게임 태생의 게임 하나가 온라인으로 컨버전 되었다. 독특함으로 뭉친 게임, 괴혼 온라인의 첫 번째 클로즈베타를 살펴보자.

괴혼 시리즈는 2004년 PS2로 출시된 ‘괴혼~ 굴려라 왕자님’을 시작으로 그 독특한 게임성을 게임 유저들에게 알리기 시작한 ‘로맨틱 접착 액션’이라는 장르를 지닌 게임이다. 패키지로 국내에서도 정식 발매가 된 적이 있었던 괴혼은, 처음 국내에 소개될 당시 ‘이상한 쓰레기를 마구 굴리면서 돌아다니는 엽기적인 작은 캐릭터를 조작하는 알 수 없는 게임’이라는 일반적인 평가가 있었던 만큼, 독특한 콘셉트로 무장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괴혼 온라인을 본 유저들은 ‘대체 뭐 하는 게임인가’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괴혼이라는 게임의 목적은 코어라고 불리는 구체를 굴려서 제한된 시간 내에 해당 맵 안에서 주어진 미션을 클리어 해야 하는 것이다(특유의 아바마마의 명령을 받는 왕자가 바로 플레이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거대해지고 무거워지는 코어를 어떻게 굴리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가 미션 클리어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 굴려라, 그러면 붙는다! 이것이 바로 괴혼의 정신이다

아주 간단하게 게임의 목적에 대해서 설명을 했지만, 우자 간단하면서도 독특한 이 게임의 재미와 개발 취지는 유저들에게 상당히 효과적으로 ‘먹히고’있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시스템 형태를 갖춘 게임이지만 그 단순함과 독특함이 상당한 재미로 다가오기에 충분한 것이다.

온라인으로 컨버전 된 ‘괴혼 온라인’의 첫 모습 역시, 그 특유의 독특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괴혼은 PS2, XBOX360, PSP등 사양이 상당히 뛰어난 다수의 콘솔 게임으로 등장하면서도 당시 등장한 게임들보다는 확실히 떨어진 그래픽 퀄리티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괴혼 온라인 역시, 현재 등장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들과 비주얼 퀄리티를 비교해 봤을 때는 확실히 떨어진다.

물론 첫 번째 클로즈베타에 따른 완성도가 아직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래픽 퀄리티가 괴혼이라는 게임의 취지와 얼추 맞고 있다고 생각해 본다면 결코 비주얼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해서 게임에 흠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 촌스럽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왜냐고? 그게 콘셉트니까!

괴혼 온라인의 비주얼을 보면, 그야말로 아스트랄한 센스들이 여기저기에 묻어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아기자기하면서도 다양한 색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유치할 것 같으면서도 게임의 콘셉트와 아주 잘 부합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현실과는 거의 씽크가 없는 사물들의 연속이지만, 코어가 데굴데굴 굴러가는, 왠지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게임 분위기와 적절히 어울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은 물론, 이 게임이 유저들에게 주려고 하는 느낌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무엇보다 괴혼이라는 게임 브랜드의 기존의 팬이라면 온라인으로 컨버전 된 모습을 보면서 흐뭇함을 아끼지 않을 것 같다. 콘솔의 퀄리티를 상회하는 모습은 분명 없지만, 원작이 추구하고자 하는 비주얼의 콘셉트를 그대로 이어받아서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코스츔 아이템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안 그래도 엽기적이고 위트 넘치는 왕자의 모습을 더욱 다양하고 재미있게 꾸밀 수 있다는 것 또한 귀혼 온라인의 비주얼 시너지 효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온라인이기 때문에 다양하고 센스 넘치는 코스츔 아이템들이 계속해서 업데이트 될 듯).

앞서도 언급했지만, 괴혼 온라인은 특정 맵에서 왕자를 조작하여 코어에 모노(코어에 붙는 맵에 존재하는 오브젝트들을 모두 모노라고 부른다)를 붙여서 일정 크기를 만드는 등의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이다. 자, 일반적으로는 ‘그걸 굴려서 물건들을 붙이는 게임이 뭐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법 하다.

그런 생각을 한 유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단순하면서도 복잡함이 전혀 필요 없는 게임은 ‘오묘한 매력으로 플레이를 하는 사람을 유혹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구체를 데굴데굴 굴려서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이는 것 같지만, 단순함에서 오는 묘한 중독성이 유저들을 게임에 끌어들이게 하고 있다.

△ 어떻게 적절하게 모노들을 붙이는가에 성패가 갈린다

물론 코어를 굴려서 모노를 붙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만, 코어를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상당히 전략적인 조작을 통해 모노를 적절하게 붙여 나가야 한다. 얼기설기 붙였다가는 미션에 실패하기 일쑤다. 게다가 다양한 콘셉트의 맵 상에 퍼져 있는 ‘자신이 원하는’모노를 붙이기 위해서는 맵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코어를 적절히 굴리면서 맵을 돌파해 나가야 한다. 당연히, 코어가 커지면 커질수록 움직임도 제한되기 때문에 장애물 등으로 맵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힘든 부분이 있으므로 나름대로 전략적인 ‘굴림’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이 코어를 굴리면서 모노를 붙이는 이 과정이 단순하지만 상당한 중독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조작으로 간단하게 게임을 플레이 해 나갈 수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전략성과 어느 정도의 두뇌회전이, 수학구조적인 파악이 필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정중동(正中動)’과 같이 단순함 안에 오묘한 복잡함과 디테일함이 숨어 있다고나 할까. 겉으로 보이는 단순함과 심플함이 이 게임의 모든 것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코어라는 거대한 구체를 돌려서 맵 여기저기에 있는 모노를 붙이는 게임이라는 면이 괴혼 온라인의 게임 진행 전부라고 설명할 수 있겠지만, 괴혼이라는 게임의 진정한 재미와 매력은 아바바마마로 대변되는 특유의 위트와 조크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아바마마는 왕자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한 마디로 괴혼에서 왕자들에게 ‘퀘스트’를 주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바마마의 생김새부터 시작해서,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야말로 ‘포스’가 넘치는 수준이다. 마치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활력소가 되는 듯한 느낌에, 아바마마가 등장하는 신과 멘트가 기다려질 정도로 폭소를 유발하거나 개그 넘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 포스 넘치는 아바마마를 감상해보시라

예전에는 아바마마 특유의 이런 대사를 음미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산이었던 원조 아바마마와는 달리, 괴혼 온라인의 아바마마는 한국산 멘트를 날려 주시기 때문에 국내판 괴혼 특유의 아바마마의 멘트를 감상할 수 있다. 괴혼을 콘솔게임 시절부터 즐겁게 플레이 했던 유저들에게는 그야말로 축복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특히나, 1차 클로즈베타이기는 하지만 게임에 적용되어 있는 한글화 센스는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배가되는 매력은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괴혼이라는 게임이 온라인으로 컨버전되면서 기존 유저들로 하여금 ‘어떤 식으로 온라인과의 접목을 시킬까’라는 것에 많은 주목을 했던 것이 사실이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괴혼 온라인은 기존의 괴혼이라는 게임 브랜드의 팬들을 위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싱글 플레이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물론 1차 클로즈베타이기 때문에 준비되어 있는 맵의 숫자는 분명 제한이 있다).

온라인 게임으로 오면서 주목을 받는 것은 멀티 플레이 모드인데, 싱글 플레이와 게임을 해 나가는 방식 자체는 그리 크게 다르지 않지만(팀, 혹은 개인 편성으로 서로 경쟁한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싱글과 다를 바는 사실 없다), 다른 플레이어와 부딪힐 때 코어에서 붙여 놓은 모노가 떨어지기도 하는 등의 충돌 액션이라든가, 자신이 원하는 모노를 얻기 위해 다른 플레이어들과 맵 상에서 좋은 진로를 꿰차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등의 플레이 전략 방식은 싱글 플레이와는 확연히 다른 그것이다.

△ 다양한 맵들의 재미. 테스트가 지속된다면 그 이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멀티 플레이에 등장하는 아이템의 재미도 나름대로 신선하다. 다른 왕자들에게 타이밍 좋게 쓸 수 있는 아이템이나, 코어에 부착하는 즉시 발동이 되는 아이템들 등은 밸런스도 그리 나쁘지 않은 수준이어서 온라인 게임으로 컨버전 된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맵의 전체적인 숫자라든가 종류, 미션의 다양화 등에 대해서는 부족한 면이 많다. 하지만 첫 번째 클로즈베타에서 등장한 맵의 종류들은 괴혼 특유의 위트를 살릴 여지를 충분히 보이고 있는 만큼, 서비스가 지속되면서, 혹은 테스트가 지속되면서 업데이트가 이어지면 이 문제는 금방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존 괴혼에서 아날로그 스틱에 길들여진 플레이어들이 많다는 점이다. 패드나 키보드나 느낌 자체는 다르지 않지만(또한 조작도 그렇게 어렵지 않기에) 아날로그 스틱과는 확실히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하드웨어적인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괴혼 온라인이라는 게임 자체가 워낙 독특하면서도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게임이기 때문에 확실히 다른 게임들, 혹은 다른 캐주얼성을 갖추고 있는 게임들과는 유저들에게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해 보면, ‘귀엽고 깜찍하고 아기자기한 특유의 캐주얼성’과는 확실히 다른, 독특한 캐주얼성을 갖춘 괴혼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괴혼 온라인은 첫 번째 클로즈베타치고는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갖춘 채 등장했다. 만약 이 완성도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몇 가지 자잘한 버그들을 수정하고, 맵의 추가나 다양성, 즉 게임에 대한 볼륨을 더욱 넓히게 된다면 온라인 게임으로써의 상당한 매력을 갖춘 괴혼 온라인의 맛을 유저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코어를 굴리는 왕자들과 아바마마의 넘치는 위트를 담은 괴혼 온라인. 두 번째 테스트에서는 더욱 큰 볼륨으로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