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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디아블로3 한글판 베타 버전 체험기

작성자 :	등록일 : 2011-08-03 오전 12:14:49

지난 7월 29일, 미국 어바인에 위치한 블리자드 본사에서 실시된 디아블로3 한글화 버전 공개 기자간담회는 국내 외 게임 전문가들은 물론 게임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블리자드의 글로벌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인 디아블로3의 시연도 시연이지만, 경매 시스템 등 다양한 정보들이 공개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한글판 버전을 공개하면서 배틀넷 시스템 등의 정보들이 공개되었으며 국내 업계는 물론 전 세계 게임 시장이 들썩거리게 하는 현금거래 시스템을 공개해 단연 이슈를 모았다. 전 세계 동시발매를 목표로 개발 중인 디아블로3의 ‘강림’은 분명 코 앞에 성큼 다가온 것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처음으로 ‘완성품’에 가까운 한글판 디아블로3를 공개한 블리자드. 그렇다면 그 완성품에 가까운 초반의 게임 구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블리자드 본사의 베타 버전 공개 현장에서 그 한글판을 체험해 보았다.

△ 디아블로3 한글판 버전을 테스트중인 한국 기자들!

아직 완성도가 완벽하게 끌어오르지 않은 만큼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의 한글판 베타 버전에 대한 플레이 시간을 3시간으로 제한하는 모습이었다. 때문에 테스터가 된 기자들은 상당히 엄숙하고 약간은 긴장(?)한 상황에서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플레이는 평소 안면이 있는 기자들과의 파티플레이로 실시되었는데, 첫 번째 액트의 보스인 스켈레톤 킹을 무찌르는 시간이 약 4시간 정도 갈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기자들은 파티를 통해 최대한 빨리 게임 진행을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다행히도 시스템상 퀘스트를 받고 클리어하는 NPC들이 따로 나누어져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빠른 진행이 가능했다.

하복 엔진으로 개발된 디아블로3의 액션은 상당히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전작과는 달리 주위 사물들을 이용해 몬스터들을 공격하는 액션은 하복엔진 특유의 액션 구현력으로 디아블로3에서도 여실히 그 존재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연출력이 풍부해 진만큼 액션의 재미도 배가되는 모습이었으며, 풀 보이스를 지원하는 영상들의 뛰어난 퀄리티는 파티원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자연스럽게 디아블로 스타일의 가장 큰 핵심 스타일, 핵앤슬러시에 주목이 모아졌는데 뛰어난 연출력과 함께 빠른 전개 속도는 상당한 몰입도로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에 빠져들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게임 진행과 전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게임 내에서 여러 가지 배려도 빛나는 부분이었다. 일단 아이템이 드롭될 때 파티원에게 각자 하나씩의 아이템이 돌아간다. 예전 디아블로2와 같이 보스가 죽기 전 ALT키를 마구 누르고 있다가 색이 들어간 아이템을 줍기 위해 아귀와 같이 달려들었던 추억(?)은 답습되지 않았다. 골드 또한 주변에 지나가면 자동으로 획득이 되기 때문에 유저가 게임의 숨을 한 번 거르고 아이템 획득이나 골드 획득을 위해 멈춰야 하는 일이 없었다.

△ 디아블로3에서는 배틀넷에서 4인풀파티 사냥을 추천

부수적인 지원 기능도 많았다. 중요 퀘스트 완료나 특정 지점에 도달할 때마다 진행 상황이 자동으로 저장되는 부분이나 파티원이 개인적으로 정비할 때 모래시계가 표시되는 부분, Z키를 누르면 본인의 캐릭터가 크게 확대되어 볼 수 있는 부분들은 분명 블리자드가 유저들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라 할 수 있었다. ‘역시 블리자드는 뭔가 다르다’라는 느낌.

차츰 파티원들이 처음에는 생소했던 캐릭터에 적응을 해 나가면서 빠르게 게임이 진행되었다. 베타테스트의 최종 보스라고 할 수 있는 디아블로3의 첫 번째 액트의 보스인 스켈레톤 킹은 디아블로1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였던 레오릭 왕이 해골이 되어 등장한 몬스터다. 단일공격에서부터 범위공격까지 다양한 공격을 실시하고 해골 몬스터들을 소환해 공격을 시전 하는 몬스터다. 집중적인 공격을 통해 무난하게 물리칠 수 있었다.

△ 디아블로3의 첫 번째 액트의 보스인 스켈레톤 킹

체험단이 디아블로3를 플레이하기 전 가장 궁금해 했던 것 중 하나는 캐릭터 별 스킬 시스템에 대한 부분이었다. 완성도가 올라가면서 어떤 변화점이 있는가에 대한 주목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일단 이번 체험 버전에서는 27레벨 궁극기 최종 시킬도 공개 되었다. 시간만 있다면 26~27레벨에 습득이 가능한 궁극기 스킬까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시간관계상 확인할 수 없었던 게 상당히 아쉬웠다.

△ 가끔은 몬스와 캐릭터가 헤깔리기도 한다.

디아블로3의 스킬 시스템은 레벨이 오를 때마다 스킬 슬롯이 해제가 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액티브 스킬은 처음에 2개의 슬롯이 비어 있고 캐릭터 공통적으로 6, 12, 18, 24레벨마다 하나씩 풀리게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총 6개의 스킬이 완성되어 있는 셈. 달라진 부분이라면 지스타 2010 공개 버전에서는 최대 7개 스킬을 끼울 수 있었지만 하나가 줄어들고 밸런스 문제로 인해 패시브 스킬 공간이 생긴 모습이었다. 전체 공개 직업의 평균적 스킬 숫자는 22~25개 정도였다.

특성이 사라지고 고정된 스킬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캐릭터나 플레이어가 고유적으로 육성시킬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다양한 스킬들이 있었고 또 그 종류 또한 많았기 때문에-향후 레벨이 더 올라간다면 지금보다 다양한 수준의 스킬이 생길 것이므로 기대감도 한층 더하다. 그런 우려는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디아블로 특유의 ‘스킬에 따른 캐릭터 육성의 다양화’가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스킬 시스템과 함께 기대를 모은 것은 어느 정도의 한글화가 이루어졌는지 하는 점이었다. 번역을 해도 명칭이 불분명한 부분들은 대명사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방법을 택했지만, 공개된 부분들은 상당히 깔끔하게 한글화가 진행되었고 또 음성 더빙까지 완료가 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블리자드의 ‘철두철미함’에 다시 한 번 혀를 내두르는 순간이었다.

이번 디아블로3의 발표 때 유저들과 시장의 가장 많은 관심을 이끈 것은 단연 게임 내에서 현금거래를 지원하는 시스템인 경매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체험판에서 실제로 경매장 시스템을 체험해 볼 수는 없었지만, 블리자드 측은 경매장의 구성과 거래 과정을 공개해 현장의 관계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 디아블로3 신개념 화페 경매시스템

디아블로3에서는 시리즈 최초로 경매장이 콘텐츠로 들어가게 되는데, 경매장 시스템은 배틀넷 계정의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는 공용 보관함의 물품, 그리고 소지품 등을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주목을 받은 부분은 경매장에서 게임머니만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화폐, 즉 현금을 경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디아블로3의 경매장은 기본적으로 게임머니 경매장과 현금 경매장으로 나누어진다. 애초부터 판매자는 경매를 시작할 때 게임머니를 받을지 화폐를 받을지를 선택하게 되는데, 실제 현금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배틀넷 계정에 충전된 화폐를 사용해 거래를 하게 된다. 블리자드의 캐시 시스템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캐시의 현금화는 블리자드가 지정한 업체의 결제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블리자드가 믿을 만한 업체를 선점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이 과정이 전부 이뤄지면 판매 대금이 현금화를 통해 자동으로 유저에게 입금이 되며, 현금화에 대한 일정 수수료가 차감되는 방식이다. 블리자드는 경매장 서비스가 시작된 후 계정당 일정 횟수의 거래에 대해서는 등록 수수료를 면제해 줄 계획이다. 현금의 경우 지역에 따라 화폐 표시가 달라질 예정이며 현금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지역도 있기 때문에 블리자드는 별도의 경매장을 도입할지에 대해 고심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주목을 모으고 있는 현금화에 대한 부분 이외에도 경매장은 여러 편리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인공 검색 기능인 ‘스마트 검색’을 제공하는데, 이 기능은 해당 캐릭터를 분석해 경매장의 어떤 아이템이 캐릭터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찾아주는 자동 서치 기능이다. 단순히 물건의 판매와 구입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성장에도 유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디아블로3에서는 던전과 필드 중간중간에 서브퀘스트가 존재한다.

이 날 공개한 체험 버전에는 소소한 변화도 감지됐다. 캐릭터 정보 창 등의 유저 인터페이스와 몇 가지 대표적 아이템들도 변경 사항이 생겼으며, 보관함도 경매 시스템으로 인해 배틀넷 자체에서 보관함을 공유하게 되는 식으로 변경되었다. 배틀넷에서의 멀티플레이에 강점을 두고 게임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전작에 이어 멀티플레이를 통한 협력 플레이가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디아블로3의 전 세계 동시발매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글화가 된 시연 버전과 음성 더빙 요소를 공개한 것은 블리자드의 강력한 의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보인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신이 있을 만한 결과도 서서히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어쩌면, 필자가 ‘액션이 재미있고 그래픽은 훌륭하고 이러쿵 저러쿵’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디아블로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기본’이 훌륭하게 구현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룬석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강력한 스킬로 변하기도 한다.

디아블로2의 강렬한 기억은 여전히 디아블로2 레더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있을 만큼 유난히 국내 유저들의 심금을 울리는 추억이다. 2011년에 공개되는 디아블로3. 기대해도 좋을 만한 강렬한 포스를 갖추고 있다. 하반기의 ‘악마의 재림’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