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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74화- 무조건 억울하다고만 말해서야
작성자 : 등록일 : 2014-05-23 오후 5:17:52


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불어 닥친 강제 규제는 업계에 크나큰 파장을 불러 왔다. 웹보드게임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다수의 게임사들의 매출실적을 그야말로 ‘엄청나게’하락시킨 것이다. 불과 규제 3개월 만에 웹보드게임에서 나름대로의 매출실적을 내고 있던 게임사들은 대부분 순수익의 급전직하를 막지 못했다.

사실, 그 동안 웹보드게임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 사행성에 대한 문제와 어두운 그림자가 부각되는 문제로 인해 언젠가는 강제적 규제에 대한 여파가 미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된 바 있었다.

하지만 정당하지 않은 업계의 강제적 규제는 어떨까. 웹보드게임의 사행성 문제로 인한 규제로 ‘익스큐즈’가 되는 부분은 있다손 치더라도 온갖 범죄의 근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게임’자체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는 의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겉으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하는 정부, 하지만 실상 규제에 대한 철회나 지원보다는 오히려 게임업계를 악의 축으로 몰아가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그 중 역시 압권은 게임을 마약으로 규정짓겠다는 게임중독법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게임을 마약으로 규정하고 정부에서 관리를 하겠다는 이 법안의 대표 발의자는, 국내에서 ‘좋은 게임 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서도 열심히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더욱이 전국의 이목이 세월호 사태로 인해 슬픔과 격앙으로 물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 발의자의 고군분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신의진 의원은 이곳저곳을 다니며 연일 자신이 대표 발의한 중독법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어떻게든 게임 과몰입에 빠져 있는 이들을 중독으로 몰아넣고, 그 중독이 범죄에 필적할 만큼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려 하고 있다.

“게임 등 중독에 빠진 사람을 구해내자는 것이 나쁜 것인가. 이미 진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게임중독을 두고 중독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4대 중독법을 꼰대적 발상이라고 낙인찍는 정치적인 프레임은 살자ㅕ야 한다. 정치적인 목적에서 수구 보수 세력으로 몰아넣어 게임 중독에 대한 토론조차 못하게 하는 정치권 때문에 가슴이 아프고 슬펐고, 본 취지와 다르게 법안의 해석이 이뤄지고 비판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구구절절한 신의진 의원의 말이 퍼진 곳은, 21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14’의 심화 세션 ‘게임병, 그리고 사회적 치유’에서였다. 발표자로 단상에 오른 그녀는 강한 어조로 자신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옹호(?)했다.

신의진 의원은 강한 어조로 게임이 많은 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기술의 발전 또한 그렇다고 비판&지적했다. 기술적 발전은 유아의 뇌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어린 아이들과 부모의 정서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말하자면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게임중독법을 억울하다고 말하기에 앞서, 업계와 합의되지 않은 강제적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헤아려 봤는지에 대한 자문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부모와 자녀의 정서 교류 절단이 게임과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벌어진다는 논리는 공감을 얻기 힘들기에 충분했다. 사회적으로 팽배한 경쟁 구조로 인해 가족간의 유대가 끊어지는 교육 체계의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또 신 의원은 유아의 15% 이상이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이 중 게임을 가장 많이 즐긴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디지털 시장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찾아오는 게임 중독 문제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 신 의원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중독 현상을 부정만 할 것이 아니라, 연구 활동과 토론을 하자”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게임중독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여전히 빈약한 상황에서 ‘게임중독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범죄로 이어진다’라는 그의 주장은 현장에서도 설득력을 얻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게임업계를 공감시키고 이에 대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자는 ‘동반자적 제의’도 없이 일차원적인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업계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강연에서 신 의원이 ‘그나마 과학적인’데이터를 들고 와서 게임 중독에 대한 심각성을 알린 것은 저 위에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는 점이다. 신의진 의원은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중독법에 가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가 말하는 주요 골자는 게임중독자에 대한 국가의 효과적인 통합 관리이지 규제가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과 변화되지 않는 ‘호소’였다. 자신의 취지를 업계와 일부 언론들, 그리고 특정 정치인이 편파적으로 낙인찍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와 함께 게임을 마약과 동일시하고 있다는 점, 게임을 하는 이들과 마약중독자들과 동일시한다는 점, 게임 산업 종사자를 마약거래상으로 취급한다는 점은 오해이자 지나친 왜곡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가 과도한 게임 사용자에 대한 권고와 자정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 이외에는 어떤 이야기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법안의 취지가 오해를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엄연한 엔터테인먼트를 중독물질로 분류한 것이 본인인데도 그런 시각이 오해라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을 하겠다는 것”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엿다.



게임을 중독물질로 분류하고 관리하겠다는 신의진 의원의 ‘의지’와는 달리, 게임업계와 과학계는 먼저 게임이 정말로 중독물질이 되고 있는지부터 면밀히 파악하자는 입장이다. 게임 중독에 대해서는 여전히 정신의학계에서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명확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고 더 많은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

이날 신의진 의원과 함께 세션에 참석한 박석민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 중독을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취했고, 도영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단순히 현상만으로 중독을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목소리는 없었을까.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이 자리에 대표로 참석해 지나친 정부의 규제책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문 사회면에 나올 만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경우 그 이유가 꼭 게임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부모의 학대, 여러 환경적인 요인, 유전적으로 취약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것을 무조건 게임의 잘못으로 몰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그의 말대로 사회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과도하게 게임에 그 ‘죄’를 묻는 케이스가 많아 게임중독이 실제로 존재하고, 또 그것이 사회에 크나큰 해악이 되는 것처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개발한 인지장애 개선 프로그램 인지니. 오는 23일부터 굿게임쇼 코리아 2014에서 물론,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배표될 예정이다.


송 대표는 “리니지 폐인들이 그렇게 많이 있었지만, 결국 이들도 대부분 사회적인 일원이 되어 잘 살아가고 있다”라며 관점의 차이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부정적인 것에만 집중을 하면 문제점만 부각되어 보인다는 것이다.

송재경 대표는 국내 업꼐에 제기되고 있는 규제에 대한 여파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만화 산업을 예를 들었다. 여러 이유로 만화와 잡지들이 탄압을 받고, 심지어 작가들이 끌려가서 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었고, 결국 그 만화 산업을 일본 만화들이 대신해 지금은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게임 또한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는 송 대표의 지적은 하나의 문화 산업의 위기론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최근 서울아산병원과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양현재단 인지니 공동연구개발팀은 인지장애 아동의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태블릿 PC기반의 기능성 게임 모음, 인지니를 오는 5월23일부터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 보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지적장애, 자폐스펙트럼 장애, 뇌성마비와 같은 뇌병변 장애 등의 장애유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게임의 ‘순기능’인 것이다.

인지니는 공동연구개발팀이 2009년부터 상호 협약을 통해 만들어 진 대표적인 ‘굿게임’이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3년 반 동안 수십억에 달하는 개발비를 투입했다. 산업의 역기능 뿐만 아니라 순기능을 주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와 업체들은 계속해서 ‘중독자’로 몰리고 있다.

인지니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굿게임쇼 코리아 2014’에 전시 부스를 운영한다. 하지만, 이런 업계의 노력이 게임을 중독물질로 상정하려 하는 이들의 눈에 비쳐지기는 할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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