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대 초반은 온라인 게임이 대세였던 시절이었다. 다양한 장르 게임이 등장하면서 PC방도 속속 생겼다. 여러 가지 장르 게임 중 특히 MMORPG는 온라인 게임 중 ‘백미(白眉)’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모바일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PC에서 모바일로 점차 게임 시장 중심이 옮겨가던 무렵인 지난 2011년, 국내 게임 시장에 기존 게임과 차별화된 화려한 그래픽과 논타겟 액션을 활용한 전투 시스템으로 무장한 신작이 출시됐다. 블루홀이 2011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하고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사운드, 그래픽, 캐릭터 부문 ‘기술창작상’으로 4관왕에 오른 ‘테라’다.
‘테라’는 언리얼 엔진 3를 잘 활용한 수준 높은 그래픽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다. 독특한 생김새를 지닌 구조물과 어딘가 존재할 법한 장소지만 파란색과 보라색 계열을 활용한 색감으로 판타지 색채가 물씬 풍기는 배경으로 몽환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마치 콘솔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논타겟 액션도 일품이었다. 기존 MMORPG에서 채택한 포인트 앤 클릭 방식과는 게임 진행 속도와 몰입감에서 큰 차이가 났다. 논타겟 액션으로 구성된 전투 시스템은 특히 중-대형 몬스터를 사냥할 때 빛을 발했다. 대상 전/후방이 구분되고 공격을 적절하게 회피하거나 막으면서 반격하는 과정을 통해 누구나 컨트롤만 좋다면 장비나 레벨에 상관없이 원하는 대로 전투가 가능했다.
당시 ‘테라’가 선보인 논타겟 액션은 MMORPG에서 유례없는 완성도를 가졌다는 평을 받으며 흥행을 견인하는 요소가 됐다. 여기에 ‘플레이스테이션 3’, ‘엑스박스 360’ 등 당대 콘솔 게임기 컨트롤러를 지원하면서, 콘솔 게임 유저에게도 콘솔 게임과 비슷한 느낌으로 어필했지만 연계 스킬을 사용하거나 기본적인 UI가 PC에 맞춰져 있었으므로 컨트롤러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기는 어려웠다.
이 때문에 콘솔 버전으로 서비스되기를 바라는 유저도 적지 않았다. 처음 ‘테라’에서 맛본 사냥하는 ‘손맛’을 잊을 수 없었던 유저가 절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테라’는 일본, 북미, 유럽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0만 명을 기록하고 전 세계 2,500만 유저를 보유한 글로벌 게임이 됐다.
국내/외 서비스 6년이 흐른 2017년 3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 게임쇼 ‘팍스 이스트(PAX East)’에서 블루홀 자회사 엔 매스 엔터테인먼트(EN MASSE Entertainment)가 ‘테라’ 콘솔 버전을 공개했다. 이듬해인 2017년 12월에는 유저 3만 명을 대상으로 테크니컬 테스트가 진행됐고, 올해 3월 9일부터 12일까지, 16일부터 17일까지는 1차/2차 오픈 베타 테스트가 진행돼 호평을 받았다.
몇 차례에 걸친 테스트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테라’ 콘솔 버전은 원작을 그대로 콘솔로 이식한 모습이었다. 몽환적인 그래픽은 물론이고 논타겟 액션 또한 건재했다. PC 게임이었던 원작을 콘솔로 이식하면서 그래픽이나 조작감 등이 열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테라’ 콘솔 버전은 그런 점에서는 합격이라 할 수 있었다.
‘테라’ 콘솔 버전은 케스타닉, 휴먼, 아만, 하이 엘프, 포포리, 엘린, 바라카 종족이 모두 그대로 등장함은 물론, 광전사, 궁수, 창기사, 사제, 무사, 정령사, 검투사, 비검사, 마법사, 권술사 등 특색 있는 직업도 그대로 구현됐다. PC 버전에 존재하는 마공사, 인술사, 월광무사는 정식 서비스 후 업데이트 될 예정으로 밝혀졌다.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를 만족시킨 부분은 몇 가지 있었지만, 무엇보다 호평을 받은 부분은 컨트롤러로 완벽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PC 버전에서 일부분만 지원하던 컨트롤러 조작이 콘솔 버전에서는 모든 스킬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게임 플레이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지원됐다.
컨트롤러 조작을 살펴보면 L1, L2, R1, R2, LB, RB 트리거는 물론 L3, R3, 십자키 까지도 모조리 스킬 단축키로 지정 가능했다. 여기에 트리거와 키를 조합해 연계 스킬도 사용할 수 있어 오히려 PC 버전보다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진동’이 지원되지 않는 점이었다. 컨트롤러로 액션 게임을 플레이할 때 손에 느껴지는 ‘진동’은 ‘손맛’을 더욱 강화하는 조미료가 되는데, ‘테라’ 콘솔 버전은 이를 지원하지 않았다.
첫 출시 당시 높은 사양을 요구했던 ‘테라’지만, 기기가 발전하면서 수준급 그래픽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콘솔 게임기도 사양이 많이 높아지면서 ‘테라’ 콘솔 버전을 플레이하는 동안 프레임 드랍은 발생하지 않았다. 북미 지역에서 진행된 테스트임에도 렉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서버도 안정적이었다.
‘테라’ 콘솔 버전은 원작에서 보여준 그래픽, 액션성, 몰입감은 그대로 유지한 채 마치 처음부터 콘솔 게임으로 출시된 게임인 양 준수한 이식 완성도를 보여줬다. 이미 완성된 게임을 그대로 콘솔로 옮기는 작업이 무에 어렵냐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적지 않은 작품이 PC와 콘솔 경계를 넘나들다 악평을 받은 점을 볼 때, 이번에 블루홀이 ‘테라’로 콘솔 시장에 도전한 첫걸음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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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홀 테라, ‘논타겟 액션 손맛’ 콘솔 재현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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