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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디아블로 4, 회생(回生) 기회 잡아야
작성자 : 등록일 : 2023-09-08 오후 5:54:19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 핵앤슬래시 RPG ‘디아블로 4’가 국내 PC방 점유율 1%대로 떨어졌다. 6월 6일 정식 출시 후 9%대를 기록하면서 두 자릿수 진입을 목전에 두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유저 수 감소로 1%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감소세가 이어져 10월 18일 시작할 두 번째 시즌까지 점유율 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디아블로 4’는 2012년 출시한 ‘디아블로3’ 이후 약 11년 만에 나온 시리즈 최신작이다. 시리즈 최초 심리스 오픈 월드를 구현, 줄거리를 따라 다음 지역에 가는 전작들과 다르게 유저가 마음대로 원하는 곳을 탐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서비스 방식도 바꿨다. 처음부터 콘텐츠 대부분을 포함한 패키지 게임을 출시하고 이후 시즌을 운영하면서 확장팩을 내놓던 전작과 달리 3개월 단위로 새 시즌을 운영하고 시즌 내내 신규 콘텐츠와 기능을 추가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확장팩을 내놓으려 했다. 온라인 게임처럼 라이브 서비스와 유사한 형태다.

출시 전 두 차례 베타 테스트에만 유저 수백만 명이 몰릴 정도로 관심받은 ‘디아블로 4’는 6월 6일 발매 후 5일 만에 6억6천6백만 달러(약 8,465억 원) 판매고를 돌파, 블리자드 역사상 최대 출시 판매액과 블리자드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된 게임 기록을 세웠다.

당시 블리자드 마이크 이바라 사장은 “‘디아블로 4’에 몰입하고 계신 전 세계 수백만 유저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앞으로 유저분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디아블로’가 향후에도 계속해서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디아블로 4’가 얻은 세계적인 인기는 석 달을 넘기지 못했다. 6월 2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시청자 수 94만여 명을 기록했는데, 7월 21일 시즌1 ‘악의 종자’ 시작 후에는 28만여 명으로 시청자 수가 약 70% 줄었다. 8월 23일 시즌2 ‘피의 시즌’이 공개된 후에는 5천여 명으로 감소했다.

트위치 시청자 수가 게임 유저 수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유저 관심을 나타내는 척도로는 볼 수 있다. 구글 검색어 및 시청 동영상 기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에서도 ‘디아블로 4’는 6월 11일 기준 100에서 9월 4일 기준 5로 흥미가 떨어진 정황이 분석된다.

국내 PC방 인기 순위 점유율을 살펴보면 6월 6일 정식 출시 직후 6.35%를 기록, 전체 3위·RPG 장르 1위에 올랐다. 출시 후 첫 주말인 6월 10일에는 점유율이 9.46%로 상승, 10%대 진입도 노릴 정도였다. 그런데 점유율은 계속해서 줄었다. 8월에는 1%까지 떨어졌다.

인기 하락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출시 초반부터 이어진 불안정한 서버 상태,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각종 버그, 이상하게 작동하는 기술, 어긋난 직업 밸런스, 부실한 오픈 월드 구성, 핵앤슬래시와 어울리지 않는 전투 시스템, 낮은 몬스터 밀도, 과도한 육성 구간, 가치 없는 엔드 콘텐츠 등이다.

또한, 게임 출시 후 두 달간 전 세계 수백만 유저가 열정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불편한 사항이 개선되기를 바라면서 각종 피드백을 개발진에 전했으나 일부는 고쳐졌고 일부는 다음 시즌으로 미뤄졌다. 유저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던 ‘보석이 인벤토리를 과하게 점유하는 부분’은 시즌1도 아니고 시즌2에나 수정이 예고됐다.

이에 따라 유저 수는 계속 줄었다. 신작이 나오면 PC방을 점령하던 ‘디아블로’ 시리즈 최신작임에도 석 달 만에 PC방 점유율이 1%대가 되고 말았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4’ 출시 87일 만인 8월 30일, 25%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유저 수 급감에 ‘최신작 할인’이라는 강수를 둔 셈이다. 그런데도 점유율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출시 전 세계적인 관심을 얻고 출시 직후 유저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다가 꾸준한 업데이트와 개선으로 유저 평가를 긍정적으로 뒤집은 게임이 있다. 헬로 게임즈가 2016년 발매한 SF 어드벤처 게임 ‘노 맨즈 스카이’다. 출시 직후 스팀(Steam)에서 ‘압도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은 후 수년에 걸쳐 사후 지원을 지속했고 2023년 기준으로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노 맨즈 스카이’는 2014년 북미 게임쇼 ‘E3’에서 처음 공개됐다. 유저가 직접 우주선을 이끌고 방대한 우주를 탐험하면서 행성을 발견하고 발견한 행성에 착륙한 뒤 탐험을 통해 다양한 생물을 수집하는 게임으로 소개됐다. 행성과 외우주를 넘나들고 성계에서 다른 성계로 워프하는 등 우주여행과 은하 중심에서 바깥으로 갈수록 끝없이 항성계가 생성되는 방대한 지역을 선보였다.

행성 1,800경 개가 등장하는 방대한 우주, 저마다 다른 종족이 거주하는 행성별 생태계, 이를 배경으로 한 여러 종족 간 치열한 생존 경쟁, 알 수 없는 존재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를 어필한 ‘노 맨즈 스카이’는 전 세계 유저들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출시됐다.

하지만 출시 전 기대와는 너무나도 다른 게임이었다. 완전한 싱글 플레이 게임이었고 방대한 우주에 비해 콘텐츠가 부실했다. 이 때문에 ‘노 맨즈 스카이’는 유저 사이에서 2016년 ‘최악의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환불 세례까지 이어져 헬로 게임즈는 그대로 무너지는 듯했다.

헬로 게임즈는 ‘노 맨즈 스카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부족한 콘텐츠를 채우기 위해 멀티 플레이를 비롯한 게임 모드를 추가하고 UI를 개선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6년 출시 후 수년에 걸쳐 업데이트를 지속하면서 2020년에는 여러 시상식에서 ‘사후 지원’ 관련 상을 휩쓸었다.

수년 동안 매년 굵직한 대형 업데이트 4~5개를 이어온 ‘노 맨즈 스카이’는 2023년에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벌써 대형 업데이트를 4회 진행했다. 유저 사이에서 ‘노 맨즈 스카이’는 호평을 넘어 극찬까지 받는 상태다. 게임 업계 전례 없는 사후 지원으로 유저 평가를 극적으로 뒤집은 사례다.





유저들은 ‘디아블로 4’에도 이런 기대를 하고 있다. 당장은 유저 수가 감소해 전무후무한 최신작 할인까지 하게 됐으나 꾸준한 관리를 통해 다시금 유저가 북적이게 할 수 있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3’를 통해 전례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실제로 전작인 ‘디아블로 3’는 출시 초반 온갖 혹평을 받으면서 유저 수가 급감했으나 꾸준한 업데이트로 게임을 개선하고 ‘균열’과 ‘대균열’이라는 ‘대박’ 콘텐츠를 선보여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 2위(6,500만 장 이상)에 올랐다. 같은 시리즈인 ‘디아블로 4’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는 성과다.

특히 ‘디아블로 4’는 ‘디아블로 3’와 다르게 온라인 게임과 같은 운영을 하고 있다. 유저 의견을 빠르게 반영하면서 오랫동안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이다. 때문에 10월 18일 시작할 시즌2 ‘피의 시즌’에 작지 않은 기대가 모인다. 유저들이 지적한 ‘보석’ 관련 문제도 해결되고 상황을 인지한 블리자드가 야심 차게 내놓을 시즌이라 그렇다.

시즌2가 유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해도 다음 기회가 있다. 과거 수년간 여러 게임이 보여준 사례로 알 수 있듯, ‘디아블로 4’가 시즌3·시즌4·확장팩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유저는 자연스레 돌아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디아블로 3’와 ‘노 맨즈 스카이’가 그랬듯, ‘디아블로 4’도 회생하길 기대한다.

겜툰 박해수 기자 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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