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최신 게임뉴스

	오픈/클로즈 베타뉴스

	게임업계 핫이슈

	겜툰 FOCUS

	게임 특집

	인터뷰/업체탐방

	게임 만평

	게임 포토뉴스

겜툰FOCUS/겜툰특집

HOME > 게임특집> FOCUS

제 목 : 아이온 서비스 1년, 족적과 성과는- 下

작성자 :	등록일 : 2009-11-11 오전 9:49:56

『아이온 서비스 1년, 족적과 성과는- 上』편 보러가기

오는 11일, 지난 2008년 11월 11일 국내 서비스를 실시한 NC소프트의 블록버스터 MMORPG ‘아이온’이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한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첫 돌을 맞이하는 ‘아이온’이지만, 1년 동안 그 위상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격상되었다. 등장과 동시에 단숨에 국내 게임업계를 재패한 ‘아이온’은, 국내 무대는 비좁은 듯 해외 무대에서 더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국내 외로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아이온’의 성과는 한국 게임사의 빛나는 역사로 한편에 기록되고 있으며, 지금부터의 활약도 역시 계속해서 주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수치의 평가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아이온’이라는 게임에 대한 성공의 깊은 의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이온’의 성공에는 현재의 온라인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부분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블록버스터 게임이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것 보다-분명히 서로의 관점과 선입견에 따라 편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에도-‘아이온’이 현재의 성공을 위해 한 노력과 그 의미, 그리고 족적(足跡) 대해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겜툰에서는, 깊이 있는 ‘아이온’의 성공과 그 의미를 곱씹어 보기 위해 ‘아이온’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해 게임이 걸어 온 족적과 성과를 뒤돌아보고,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사를 마련했다. 단순히 하나의 회사와 게임의 성공을 넘어 자기개발에도 유용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판단은 여전히 독자의 몫이다. -편집자 주.

계속된 오픈일정 연기, 타 경쟁작들과 비슷한 일정에 오픈을 해야 하는 일정에서의 불안감, 클로즈베타에서 유저들에게 완벽한 만족감을 주지 못했던 ‘아이온’은, 그러나 저력을 발휘하며 등장과 동시에 세간에 제기된 불안감을 불식시키면서 단숨에 국내 내수시장을 정복하기에 이른다.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아이온’과 NC소프트에 유저들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하는 마케팅 전략과, 게임에 대한 저력을 믿고 뚝심 있게 밀어붙인 끝에 얻어 낸 쾌거였다.

오픈 첫날, ‘아이온’은 채 38분 만에 서버를 2대 추가하며 물밀듯한 유저들의 유입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서비스 8시간이 채 되지 않아 동시접속자 숫자가 10만 명을 돌파했다는 NC소프트 측의 발표는 게임에 몰리고 있는 유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단적으로 대변해 주는 그것이었다.

△ 아이온은 첫 등장부터 내수시장을 압도했다. 그 파괴력은 분명 엄청난 것이었다. 물론 그것은 상용화 이후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이온의 성공담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이온’이 오픈 시작부터 국내 시장을 평정하자, 많은 전문가들은 11월 18일에 그 흥행 여부의 지속성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로 ‘아이온’의 최대 경쟁작인 ‘WOW~ 리치왕의 분노’가 오픈을 시작하는 날이었던 것.

그러나 ‘WOW~ 리치왕의 분노’가 오픈을 시작한 18일에도 ‘아이온’은 굳건히 PC방 점유율 1위를 지키는 저력을 보였다. 지난 19일 PC방 순위 사이트 게임트릭스의 자료에 따르면, ‘리치왕의 분노’의 서비스 첫 날인 18일에 ‘아이온’의 PC방 점유율 하락은 0.12%에 그쳤으며, 또 다른 PC방 순위 사이트인 네티모에 따르면 19.41%였던 점유율은 18일 오히려 20.48%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치왕의 분노’의 등장 또한 유저들이 주목을 했지만, ‘아이온’의 매력에 빠진 유저들의 이동은 없었던 것이었다. 그 만큼 ‘아이온’은 국내 서비스 시작과 함께 굳건한 1위 자리를 지켜 나가기 시작했다.

<아이온 글로벌 서비스 일지>

중국 서비스 상황
2008년 12월 12일	CBT 실시
2009년 03월 26일	Pre-OBT 실시
2009년 04월 08일	8시 OBT 오픈
2009년 04월 16일	정식 서비스 시작
일본 서비스 현황
2009년 06월 05일	FFTest
2009년 06월 12일	CBT 실시
2009년 07월 07일	OBT 실시
2009년 07월 17일	정식 서비스 시작
2009년 10월 13일	v1.5 패치
대만 서비스 현황
2009년 06월 08일	CBT 실시
2009년 07월 07일	OBT 실시
2009년 07월 21일	정식 서비스 시작
2009년 10월 21일	v1.5 패치
북미/유럽 (웨스트) 서비스 현황
2009년 06월 05일 ~ 8월 16일	CBT (6차에 걸쳐, 각 3일)
2009년 09월 06일	일주일 간 OBT
2009년 09월 20일	Pre-order (사전 구매) 고객 head start
2009년 09월 22일	정식 서비스(북미)
2009년 09월 25일	정식 서비스(유럽)
러시아 서비스 현황
2009년 10월 13일	CBT (2009년11월14일 까지)

‘아이온’의 국내 오픈베타 런칭을 성공적으로 해 낸 NC소프트는, 빠르게 해외 시장으로의 공략을 실행에 옮긴다. 아래에서도 밝히겠지만, 이는 ‘아이온’이라는 브랜드의 런칭에 앞서 몇 해에 걸쳐서 꾸준히 해외 시장 진출의 허브를 확보해 둔 NC소프트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NC소프트는 2008년 12월 12일 국내 오픈베타 이후 그리 오래지 않아 중국 시장에서 첫 번째 클로즈베타를 실시한다. ‘아이온’의 성공적인 해외 런칭의 첫 발걸음이었던 것. 직접적인 유통이 불가능한 중국 시장의 특성상 NC소프트는 중국 현지 파트너인 ‘샨다’와 손을 잡고 발 빠르게 중국 서비스를 추진했다.

이를 기점으로, 2009년 6월 8일 대만에서의 첫 번째 클로즈베타, 2009년 6월 5일 일본에서의 첫 번째 FF테스트, 2009년 06월 05일부터 8월 16일까지 총 6차에 걸쳐 각 3일 동안 북미와 유럽에서 첫 번째 클로즈베타를 실시했으며, 현재에는 러시아에서 2009년 10월 13일 첫 번째 클로즈베타를 11월 14일 까지 진행 중에 있다.

국내 시장 런칭과 거의 동 시점에서 해외 시장으로 진출을 한 아이온은 압도적인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다.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시장에서 아이온은 상용화 돌입을 앞두고 100만 명을 상회하는 유료 결제자를 확보하며 최고 동시접속자 숫자 70만 명을 찍고 성공적인 흥행 레코드를 받아들게 된다. 물론 라이벌인 ‘WOW’의 서비스가 개발사와 배급사의 불화로 인해 혼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지만, 중국 시장에서도 ‘아이온’의 게임성은 높은 가치로 평가를 받으며 히트를 치게 된다.

이어 NC소프트는 현지 법인인 NC재팬, NC타이완 등에서 순차적으로 글로벌 서비스 태세에 돌입했다. 그러나 ‘아이온’이라는 브랜드가 거둔 가장 큰 글로벌 서비스의 수확은 아시아 지역이 아닌, 그 동안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에게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세계 게임업계의 중심’인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거둔 성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스컴(GamesCom)'에서 관람객들이 '아이온' 소개를 지켜보고 있다.

NC소프트는 2009년 09월 06일부터 일주일 간 ‘아이온’의 오픈베타테스트를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실시한 뒤, 09월 20일 사전 구매, 그리고 9월 22일과 9월 25일에 각각 북미와 유럽에서 정식 서비스(패키지 판매)를 실시했다. 그리고 그 결과, ‘아이온’이 'WOW~ 리치왕의 분노‘와 EA의 대표 게임인 ’심즈3‘를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조사업체 미국 시장조사 전문 업체 NPD그룹). 북미 서비스 시작 당시 한정판 패키지의 품절 현상과 예상을 뛰어넘는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선전을 하기 시작한 것.

이에 NC소프트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아이온‘의 북미, 유럽 패키지 판매량이 110만 장을 돌파했으며, 9월 한 달 동안 북미에서 50만 장이, 유럽에서 47만 장이 판매됐으며 10월이 지나 110만 장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사전구매 기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9월 말 실질적인 판매를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놀라운 흥행 기록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NC소프트는 지난 6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놀라운 매출 실적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창사 최초로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 비중의 50%를 돌파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다.

지난 6일 NC소프트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3분기 연결매출은 1,663억 원, 연결영업이익은 566억 원, 연결당기순이익은 469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12%, 630%, 836%가 증가한 것으로, 이로써 NC소프트는 4분기 연속 사상 최대 분기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을 달성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아이온’의 글로벌 출시로 인해 최초로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를 돌파했다는 것. 그 동안 ‘리니지’시리즈로 국내에서만 돈을 벌어들여 배를 불린다는NC소프트에 대한 편견을 깨는 멋진 ‘한방’임에 틀림이 없다.

△ NC소프트가 발표한 아이온의 3분기 글로벌 서비스 매출과 현황.

NC소프트에 따르면 '아이온'은 일본과 대만, 북미, 유럽 지역에서 상용 서비스가 순항하면서 매출이 급증세를 타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국내 매출 비중을 넘어섰을 정도다. '아이온'의 3/4분기 지역별 매출은 한국 799억 원, 북미 242억 원, 유럽 170억 원, 일본 233억 원, 대만 89억 원, 로열티 130억 원 등이다. 특히 북미와 유럽, 대만 지역 매출은 전분기 대비 각각 127%, 301%, 121% 증가했다.

게임별 매출로는 ‘리니지’ 252억 원, ‘리니지2’ 374억 원, ‘아이온’ 790억 원, ‘시티오브히어로~ 빌런’ 55억 원, ‘길드워’ 41억 원으로 나타났다. ‘아이온’의 경우 지난 7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대만에서의 견고한 트래픽 유지와 북미·유럽에서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반응에 힘입어 2·4분기 대비 매출이 94% 증가했다. NC소프트의 이 같은 전략은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해외 시장으로 포트폴리오가 잘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의도한 것이든 아닌 것이든 외화 매출이 안정 궤도에 들어서면 수익성이 호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온’과 NC소프트의 성공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에 있다.

‘아이온’의 성공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많은 게임들이 진출을 했지만 계속해서 실패를 하면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런칭은 기념비적인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아이온’의 성공은 비단 하루 이틀의 노력 끝에 얻어지지 않았다. 바로 계속된 도전과 실패의 경험의 끝에서 얻어 낸 성과인 것이다. 김택진 대표 자신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실패다. 리니지와 리니지2를 가지고 북미 시장에 도전을 해 봤지만 실패를 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시장을 학습했고 이해하게 됐다. 우리는 지금도 배우고 있다. 이 나라 고객들은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구나, 우리 기대보다 반응이 덜한 건 뭐구나 하는 것을 배우고 있다”라고 밝힐 만큼 NC소프트는 북미와 유럽 지역의 성공과 도전을 위해 많은 실패를 경험했고, 학습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패의 끝에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또 다시 도전을 해서 결국 성공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 NC소프트는 많은 실패와 교훈을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도 자사의 이미지와 게임의 이름을 착실히 알리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것을 여실히 경험했다. 아이온의 성공은 그 실패와 경험의 산물이다.

NC소프트는 지난 2000년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미국과 유럽에 지사를 내고, 일본과 중국, 대만, 태국에 각각 합작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서비스의 도전을 위한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북미와 유럽 지역의 진입은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 최고의 매출을 올리고 있던 ‘리니지’와 ‘리니지2’를 들고 도전을 해 봤지만 실패로 끝났으며, 거액을 들여 스타 게임 개발자인 리차드 게리엇을 영입해 북미와 유럽 시장의 공략을 위한 게임인 ‘타뷸라라사’를 선보였지만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NC소프트라는 게임회사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국내와 아시아 시장과는 전혀 다른 환경, 굵직한 선점 회사들과 세계적인 게임 회사들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환경에서 NC소프트가 택한 길은 ‘밑바닥부터 시작하자’라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이로 인해 NC소프트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아이온’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소도시에서 열리는 게임 컴퍼런스나 박람회, E3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름을 알렸다. 국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을 발견할 수 없는 수준의 게임사인 'NC소프트‘가 북미와 유럽에서 신인 게임사의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한 것. 또, 여기에 다수의 실패의 경험에서 얻은 정확한 시장 조사의 결과에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아이온‘이라는 브랜드를 북미와 유럽에서 통할 수 있도록 구성을 한 게임성도 성공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였다. ’리니지‘시리즈, 그리고 거액을 투자해 실패를 맛본 ’타뷸라라사‘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NC소프트의 현지 법인인 NC웨스트의 이런 마케팅 전략은 적중했다. 대규모는 아니지만 ‘입소문 마케팅(viral marketing)’을 중점으로 게이머들이 집중되는 사이트에 아이온을 노출시켰으며 이에 따라 아이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현지 작가들을 고용한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은 게임의 단순한 번역이 아닌 재창작 과정에 가까웠을 만큼 현지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움직임에 힘썼다.

△ NC소프트는 ‘아이온’이라는 브랜드의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들에게 NC소프트와 아이온이란 햇병아리 신생 게임사에 불과했고, 그 초심과 진정성은 결국 관철됐다. 이렇게 만들어 진 NC소프트와 아이온의 성공은, 이후 더욱 큰 과실로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아이온’이라는 브랜드와 회사의 이름을 꾸준히 알리기 시작한 NC소프트의 노력은 통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GamesCom)에서 ‘최고의 온라인 게임상(Best Online Game Award)’을 수상하고, 9월 북미 최대 게임축제 팍스(PAX)에서 ‘최고 MMO 게임상(Best MMO)’을 수상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만큼, NC소프트의 장기적인 안목과 실패의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로 집약된 노력은 ‘아이온’이라는 브랜드의 게임성과 시장성을 충분히 인정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국내와 아시아 시장에서 아무리 잘 나가는 게임이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게임업계는 물론 국내 온라인 게임의 평가는 상당히 저조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는’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미국과 유럽에선 한국 게임이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세계 게임 시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대한민국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햇병아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분명 대한민국 게임업계는 ‘갈라파고스 신드롬(Galapagos syndrome, 자국 내에서만 팔리고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을 고립된 갈라파고스 섬에 빗대어 일컫는 말)’에 빠져 있었다. 국내와 처음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가 진출한 동아시아 지역을 제외하고는, 세계 게임 시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 게임업계의 공룡들이 서식하고 있는 시장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 하지만 국내 게임업계는 그에 안주하고 있었다. 중국 등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충분히 매출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온라인 게임 개발이 순식간에 레드오션 산업이 된 이후에도 수많은 게임들이 내수시장에서 등장하기 시작해 산업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해외 시장은 중국 시장을 제외하고는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이렇다 할 시장은 없었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자국 게임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 게임 서비스에 대한 제한을 걸자 이에 휩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위기론만 반복하는 상황만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좁은 시장과 현실에서 안주하고 있던 국내 게임업계의 한계였다.

그런 면에서 이런 ‘갈라파고스 신드롬’을 깨고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으로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의 우수성을 확실히 세계 시장의 중심에서 각인시킨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C소프트 역시 많은 실패와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실패를 맛보며 글로벌 시장의 중심인 북미와 유럽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실패에 굴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다시 시작해 자신들이 만들어 낸 콘텐츠와 자국 게임 산업의 힘을 관철시킨 일련의 과정은 국내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은 물론, 많은 이들이 곱씹어야 할 ‘교훈’이 숨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의 말처럼, 게임도 문화 콘텐츠다. 하나의 게임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이야기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보다 더 재미있다. 국내 게임 산업은 다른 문화 콘텐츠 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그에 대한 인정도는 영화나 소설 등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그런 편견과 인식은 충분히 깰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노력해서 깨야 할 숙제이자 과제다.

이제는 ‘아이온’의 진출 성공으로 인해 국내 게임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의 문은 더욱 크게 열렸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 변화로 커다란 산업적 성장을 위한 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게임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들은 산적해 있다.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게임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를 완곡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그는 “영화가 성공하면 문화부에서 취재해 재미있는 얘기들을 기사화한다. 하지만 게임은 성공하면 다들 얼마 벌었냐고 물어보기만 한다. 게임도 문화 콘텐츠다. 왜 게임을 경제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느냐”라고 토로했다. 맞는 말이다. 영화나 소설, 만화 등이 성공하면 성공의 가장 일차원적 수치인 매출과 돈, 숫자보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그것을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과 과정 등 무형적인 것들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각계각층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토크쇼 ‘무릎팍 도사’에 게임업계의 사람들이 나가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은 그렇지 않다.

‘아이온’이 세계 게임 시장의 중심에서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에 대한 편견과 인식을 멋지게 깬 것처럼, 이제는 안팎으로 게임업계가 편견과 인식을 부숴야 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겜툰 편집팀
editer@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