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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군 게임 업계 핫 이슈 10

작성자 :	등록일 : 2009-12-30 오후 7:00:12

올 한해에 게임 업계를 뒤 돌아 보면 큰 여러 가지 사건·사고가 있었지만 다른 업계에 비해서는 큰 이슈 없이 무난하게 지나간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2008년도 예고됐던 것처럼 특별한 대작 타이틀이 별로 없었고 몇몇 사건·사고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는 차분한 한해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오늘 이 시간에는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핫 이슈 중 10개를 꼽아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국내 최대의 게임전시회 중 하나인 ‘지스타’가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내고 부산에서 화려한 부활의 서막을 알렸다. 2008년도까지만 해도 ‘지스타’는 존폐의 위기에 직면에 있었다. 매년 감소하는 참가업체에 따른 행사 자체의 질적 하락, 과도한 노출의 도우미 논란 등 갖가지 악재가 점차 ‘지스타’를 좀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2009년 ‘지스타’는 부산에서 다시금 심기일전의 각오로 부활의 도약을 하기 위해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지스타 2009’는 말 그대로 ‘대박’을 치면서 2010년을 기대케 하는 수준으로 재도약했다. 특히 2008년도까지 계속 줄어들었던 참가 업체 수가 다시 대거 늘어났다. 특히 그동안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참가는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물론 참가업체가 늘어난 것 뿐 만이 아니다. 관람객 수도 최초로 20만을 돌파하면서 지방에서 개최될 경우 관람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포기 좋게 빗나갔다.

또 그동안 과도한 도우미 노출로 뭇매를 맞았던 ‘지스타’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물론 첫 날 약간의 해프닝이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도우미들 보다는 관람객들도 게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올해 ‘지스타’는 그동안의 악재들을 충분히 해결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그동안 NHN게임즈에서 선보인 게임들 중 대작 MMORPG의 성적은 ‘최악’으로 평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다. 야심차게 선보인 <아크로드>, < R2 > 등의 실패는 NHN게임즈를 ‘흥행부도수표’라는 타이틀을 붙여주고 말았다.

하지만 올해 NHN게임즈는 달랐다. NHN게임즈를 다시 정상궤도로 올려 놓은 것은 바로 < C9 >이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올해 비교할만한 게임이 없었기 때문에 < C9 >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 C9 >이 보여준 탁월한 액션과 미려한 그래픽은 충분히 높게 평가받을 만한 것이며 이는 유저들이 증명해줬다. 물론 서비스 초기에 그래픽카드 괴담에 시달리는 등 말도 많았지만 큰 문제없이 현재까지 정상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NHN게임즈는 올해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C9을 통해 다수의 상을 차지하면서 그야말로 올 한해 최고의 게임 개발사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중국 온라인 게임 개발사에 개발하고 있는 일명 ‘짝퉁’ 게임들로 인해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은 썩 좋지 못한 기분으로 올 한해를 보내고 말았다. 최근에 있었던 일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THE9의 <뮤X>와 <명장삼국> 등 게임 자체를 고스란히 복제한 게임이 있는가 하면 <아이온>의 콘텐츠만 따다가 만든 <이터널 월드> 등 다양한 게임들의 게임들이 중국 온라인 게임사의 희생양이 됐다.

특히 <뮤X>의 경우 웹젠과의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더 커지고 있다. 또 웹젠과의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게임 영상을 공개하는 등 안하무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 차이나조이에서부터 ‘짝퉁’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명장삼국>을 서비스한다고 밝혀 많은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 온라인 게임의 불법 복제 문제에 대해 마땅한 대응책이 현재로써는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업계가 국내 인기 온라인 게임의 아류작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며 “그러나 명확한 대응방법이 없어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이 없어 게임사들의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올해는 그야말로 ‘야구’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8년도부터 이어진 야구 열풍은 2009년을 뜨겁게 달궜고 이는 게임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야구 열기에 가장 많은 수혜를 본 게임이라고 하면 CJ인터넷의 <마구마구>, 네오위즈게임즈의 <슬러거>, 게임빌의 <프로야구>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야구 열기는 이들 게임을 메이저 게임으로 올려놓는데 큰 공헌을 했다. 특히 CJ인터넷의 경우, 지난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 이어 프로야구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게임의 인기는 급속도로 상승하면서 스포츠게임으로는 축구에 이어 각종 게임차트를 장식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뒤에는 여러 가지 문제를 산재하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먼저 은퇴 선수와 관련된 초상 및 성명권 파동이 일어나면서 회사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데다 결국 법정 분쟁에서도 패소하는 등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뒤 이어 독점 계약 문제로 인해 하반기에 또 문제가 발생하면서 올 한해를 좋지 못하게 마무리하게 됐다. 2010년에는 이러한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유저들이 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온라인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불법 프로그램과 관련해 엔씨소프트만큼 집중했던 게임사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올해 초부터 엔씨소프트는 불법 프로그램을 근절하기 위해 공격적인 자세로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불법 프로그램 근절을 위해 판매 사이트 차단을 시작으로 한국게임산업협회를 통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게임 내에서도 철저한 계정 단속을 하는 등 전방위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비자원과 공정위는 불법 프로그램으로 적발된 일부 유저들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말았다.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불법 프로그램은 사라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판매자도 문제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유저들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사들의 캠페인만으로는 불법 프로그램을 완전히 없애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저들도 불법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엔씨소프트와 손을 잡기 전만 해도 리차드 게리엇은 ‘로드 브리티시’라는 칭호와 함께 RPG의 선구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뛰어난 개발자였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 ‘우주먹튀’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곤두박질쳤다. 그가 엔씨소프트에서 퇴사하고 우주여행을 다녀오는 것까지는 좋았다.

또 스톡옵션을 행사에 큰돈을 벌어들인 것도 이해할 수 있다고 친다고 해도 엔씨소프트를 향해 소송까지 진행한 것은 너무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물론 내부적인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법정에서 다뤄야할 문제지만 리차드 게리엇이 보여준 빗나간 행보는 지나치게 그가 이기적인 인물이라는 사실만 확인시켜준 결과만 도출시키고 말았다.

지난 2008년 12월, <리니지3>와 관련된 영업 유출과 관련해 엔씨소프트의 전 직원 7명이 불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결국 올해 6월 전 엔씨소프트 ‘리니지3’ 개발실장 박모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 집행유해 2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배모씨에게는 징역 1년 집행유해 2년, 같은 혐의로 기소된 팀원 한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해 2년, 여모씨와 강모씨에게는 벌금형 700만 원 등이 선고된 바 있다.

문제는 이것이 1심 재판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12월 24일에는 2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이중 일부 혐의자는 1심보다 형량이 무거워지는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에 발표에 따르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박모 실장은 1심과 동일, 박모 실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었지만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던 박모씨는 공모 혐의가 인정되어 2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선고 받았다. 또, 강모씨는 벌금이 700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늘어났고, 1심에서 벌금 700만 원의 판결을 받은 여모 씨와 무죄판결을 받은 황모씨는 2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나왔다.

지난 7월에는 <씰온라인>과 <퓨전폴>, <칸헬> 등으로 오랫동안 게임업계에서 활약해 온 그리곤 엔터테인먼트가 결국 경영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지고 말았다. 당시 그리곤 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 상장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실패로 돌아가자 임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당시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리곤 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은 110명 정도였다고 하는데 해고사태가 벌어 졌을 때 60여명이 해고를 당했다고 한다. 문제는 해고 절차였는데 하루아침에 어떠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한다.

결국, 이 같은 사건으로 인해 그리곤 엔터테인먼트는 9월 홈페이지 폐쇄에 이어 모든 직원을 해고한 채 결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올해 초 실소를 머금게 한 게임 업계의 뉴스가 있었다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명텐도’ 발언이 아닐까 싶다. 무슨 생각에서 나온 이야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닌텐도를 거론하면서(정확하게는 NDS) 우리도 이 같은 것을 만들 수 없느냐는 주문을 관계자들에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당시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오죽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다양한 패러디 영상을 만들어 조소를 보내는가 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대통령의 관심 끌기라는 날카로운 지적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 같은 반응이 나온 것은 그동안 정부가 게임 산업에 대해 어떤 대우를 했는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네티즌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을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동안 정부가 게임 산업에 지원했던 모든 예산과 지원에서 철저히 무시해 왔다는 점은 ‘명텐도’ 발언을 하기에는 시기가 부적절 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 이후 지식경제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반응이었다. 대통령에 말에 따라 원천기술개발을 하겠다느니 차세대 게임시장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하겠다느니 참 많은 설레발을 쳤다. 대통령이 말하기 전에 미리 신경을 좀 더 썼더라면 과연 이런 결과까지 나왔을지 의심스럽다.

2010년부터 온라인 게임사는 또 다른 부담을 안게 됐다. 바로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심의료 인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된 배경에는 게임위가 2012년에 국고 지원이 완전히 끊어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매년 100% 인상은 아니라는 점. 당초 언론들은 2012년까지 매년 100% 심의료가 인상될 것이라고 보도 했지만 해당 소식을 접한 게임위는 발 빠르게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사실은 아니라고 했지만 어찌됐든 인상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메이저 게임사들은 문제가 없겠지만 중소 규모 이하의 게임사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인상되는 심의료, 과연 게임사들은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겜툰 민재홍 기자
trapmaster@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