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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현금거래, 무죄판결 확정……게임사업 확장?

작성자 :	등록일 : 2010-01-11 오전 9:18:10

그 동안 꾸준히 적법성 논란을 빚어왔던 온라인 게임업계의 현금거래 논란이 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적법’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게임 아이템과 게임머니의 현금 거래해 기소를 당했던 유저들에 대한 판결에서 대법원이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한 것.

대법원 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NC소프트의 MMORPG '리니지'게임머니를 현금거래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34)씨와 이모(34)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2007년 게임 아이템 중개 사이트에서 리니지의 게임머니인 '아덴'의 2억3천400여만 원 어치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들이고 나서 2천여 명에게 되팔아 약 2천만 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와 이씨는 2008년 3월 약식재판에서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받자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1심에서도 각각 벌금 400만원과 200만원이 선고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항소심 재판부는 처음으로 이들의 게진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김씨에 대해서만 아덴 판매상 곽모 씨 등에게서 사기범행으로 획득한 아덴 550만원 어치를 사들여 사기를 방조했다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리고 대법원이 검찰 상고를 기각하면서 이들의 게진범 혐의 위반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지난해 7월 항소심서 "게진법시행령 제18조의3에 따르면 게진법에서 환전을 금지한 `게임머니 및 이와 유사한 것'은 `게임물을 이용할 때 베팅 또는 배당의 수단이 되거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여야 하나, 리니지의 아덴은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말하자면 게진법의 시행령의 범주에 리니지의 아덴이 속해있지 않다는 것이며, 실질적으로 온라인 게임에서 얻는 아이템과 게임머니에 대한 소유가 유저들임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 NC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는 물론, 아이온 등 불법프로그램과 현금거래 작업장 등 사행성과 관련된 이슈에 유저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면서 엄중히 대처해 왔다.

우연적인 요소보다는 게임 이용자들의 노력이나 실력, 즉 게임에 들인 시간이나 그 과정에서 증가되는 경험이라는 요소에 의해 좌우되는 정도가 더 강하므로 아덴을 우연적인 방법에 의해 획득한 게임머니라고 할 수 없다고 해석한 것은 온라인 게임과 사행성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무형적인 게임머니를 나누는 잣대가 되었다.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하며 "리니지의 아덴 획득 과정이 룰렛게임보다 우연적 요소가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속칭 고스톱, 포커 등의 게임에서 게임 참가자의 노력, 경험, 판돈의 다과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상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게진법 시행령 제18조의3 제1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게진법 위반으로 기소(고스톱 등 사행성 온라인게임의 게임머니나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해 획득한 게임머니를 환전하는 행위)하는 사례 중 일반 온라인게임의 게임머니를 사고판 행위에 대해 게진법을 적용해 기소한 첫 번째 경우인 김씨 등의 사례가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현금거래와 게임머니의 현금거래 판매가 적법한 것으로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는 기소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최초의 대법원 기소 판례가 무죄로 남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실질적으로 온라인 게임의 현금거래를 적법하다고 판결함에 따라, 1조 5천 억 원에 이르는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현금거래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이 사실에 “그 동안 음지에 가려져 있었던 현금거래 시장이 적법 화됨에 따라 천문학적 규모의 시장의 양성을 도모해 게임업계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법원의 판결이 사행성과의 ‘지긋지긋한 연결고리’를 끊으려 했던 온라인 게임사들은 물론, 게임업계의 노력을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이며, 천문학적인 시장의 활성화의 이면에 있는 더 큰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사실이다.

△ 과거와 현재에 이르러 게임업계에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중국과 국내의 현금거래 작업장.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과거의 작업장 형태에 대한 단속에 대한 규정은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는 업계의 비판이 거세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온라인 게임의 게임머니와 아이템은 실제 유저들의 소유물이 아닌 가상현실의 프로그램에 불과하며, 소유권이 개발자와 개발사에게 있으므로 그에 대한 현금거래는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이미 현금거래 시장이 활성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유저들은 게임머니는 물론 아이템이 현실의 물건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현금거래를 게임사가 금지하는 것은 유저의 권리 침해라고 반발을 해 왔다.

물론 2006년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인해 현금거래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게진법이 개정되었고, 이후 온라인 게임과 도박성 게임에 대한 분류를 두지 않아 온라인 게임 유저들의 반발을 사며 다시 논란이 커지자 2007년 2월 당시 문화관광부는 하위 법령안 공청회를 열고 고스톱, 포커류의 도박성 게임이거나 불법프로그램으로 획득한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게임머니만 환전금지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7년 7월 리니지 현금거래상인 김씨 등이 기소가 되고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으면서 사실상 현금거래상에 유지되는 국내 온라인게임 현금거래시장이 붕괴될 상황에 처했다. 그러자 양대 현금거래 중개 사이트인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가 나서 거대 메이저 로펌의 변호사를 고용해 김씨의 변호를 맡게 하고 온라인게임 현금거래와 관련한 논문을 활발하게 발표한 단국대 법학과 정해상 교수가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했다.

정 교수는 항소심 법정에서 "게진법 시행령은 슬롯머신의 게임머니처럼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의 환전을 금지하고 있는데, 속칭 '노가다'라고 할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획득할 수 있는 리니지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우연히 획득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결국 대법원까지 게진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환전금지 대상’중 ‘우연적 방법으로 획득한 게임머니’란 있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고 이렇게 수년간 끌어온 온라인게임 현금거래 논란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

△ 아이템거래 사이트는 현재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규정되어져 있다.

정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1조원 이상의 시장과 게임 산업의 미래를 지킨 판결"이라며 "수많은 규제와 시비에 발목 잡혀 있던 한국 게임 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바다이야기 파문’이후 꾸준히 사행성이라는 어두운 이미지와 연관이 되어져 왔던 온라인 게임업계는 이번 판결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른바 ‘작업장’과 아이템거래 중개 사이트들의 돈벌이를 적법하게 지켜줬다는 판결이며, 그 동안 각 게임사들이 노력해 온 사행성과의 ‘결별선언’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판결의 결과에 예의주시하던 NC소프트도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기소건과는 별개로 그 동안 리니지와 아이온 등 자사가 서비스하는 인기 온라인 게임에서 자체적으로 꾸준하게 벌여 왔던 ‘클린게임 캠페인’이 무위로 돌아가게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NC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와 함께 아이온 등에서 자사에 돌아올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현금거래는 물론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한 유저들의 계정을 압류하는 과정에서 많은 유저들과 충돌을 빚으면서도 ‘사행성과 부정적인 어두운 그림자’라는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현금거래 시장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인정받음에 따라 NC소프트는 물론 게임업계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게 되었다.

△ 과거 국내 인터넷 업계를 뒤흔들었던 ‘중국발 홍커 명의도용 피해’역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천문학적인 현금거래 시장이 낳은 것이었다. 또, 게임업계가 골머리를 썩고 있는 ‘중국발 유저 유입’도 현금거래 시장이 낳은 기형적인 사태이기도 하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게임 산업의 미래가 현금거래 시장에 있다는 정 교수의 말은 그야말로 온라인 게임을 돈으로밖에 보지 않는 아둔한 주장이다. 한국 게임 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 근본적으로 근절되어야 하는 것이 사행성과 현금거래의 부작용”이라며 “이번 판결은 유, 무형적인 효과를 내는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결과가 될 수도 있다. 현금거래에 특화된 게임을 만들어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들이 양산될 수도 있으며,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과거의 작업장이 다시 부활해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금거래 시장의 적법화를 현재의 상황에서 좌시하고 목도해서는 결코 안 되며, 판례가 나온 만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게진법 등을 다시 한 번 수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현금거래 무죄판결에 따른 결과에 게임업계가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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