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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MORPG, ‘대세’찍고 하향?

작성자 :	등록일 : 2010-10-05 오후 12:01:23

2009년과 2010년 초, 게임업계의 대세는 단연 ‘MORPG'라고 할 수 있었다.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국내외에서의 엄청난 성공은 그 동안 온라인 게임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장르라는 MMORPG에 가려져 있던 MORPG의 장점을 세간에 드러내기 충분한 사건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렇다 할 새로운 시장에서의 가능성이 발견되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의 MORPG라는 장르의 재발견은 게임업계 전체의 활력소가 되기에, 그리고 유저들에게 또 다른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그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특히, 이런 MORPG의 새로운 대세론은 곧바로 기대 신작들이 MORPG로 만들어지며, 또 공개된 신작들이 충분히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퀄리티를 선보임으로써 MORPG를 중심으로 업계가 돌아가는 모양새는 단연 대세로 굳혀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두 해에 걸쳐 다른 어떤 게임들보다 주목을 받아 왔던 MORPG의 득세가 계속해서 하향세를 타는 모습을 보이면서 과거 다른 대세 장르들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주목 받은 이후 줄줄이 등장한 주목 신작들의 성적이 바닥을 치고 ‘바람처럼 사라지는’현상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전 ‘대세 장르들의 하향세 현상’과 별다를 바 없는 전개를 보이면서 업계의 대처 능력과 학습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2009년과 2010년 초반 MORPG에 쏠리는 주목에 기름을 부은 것은 화려함으로 무장한 신작들의 연이은 발표와 런칭 시기였다. 가장 먼저 NHN한게임이 기존에는 만나볼 수 없었던 3D 스타일리시 액션 MORPG ‘C9’을 발표해 유저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2009년 초 실시된 한게임 인비테이셔널에서 발표된 4종의 신작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해 MORPG가 적극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시기에 만나볼 수 있다는 기대심리도 'C9'을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C9'의 유력한 경쟁상대는 넥슨의 신작이자 자사의 인기 게임 브랜드의 외전격 자매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던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이었다. ‘마영전’의 경우 'C9'과는 달리 사실적인 물리액션과 그만큼 현실에 국한되어 있지만 리얼리티를 강조한 콘텐츠, 그리고 ‘마영전’특유의 레이드 헌팅 액션이 주목을 받은 게임이었다.

또, 이 뿐만 아니라 ‘마영전’뿐만 아니라 넥슨이 퍼블리싱을 통해 ‘드래곤네스트’를 발표했으며, 엔씨소프트 역시 독특한 세계관의 MORPG ‘드래고니카’를 퍼블리싱하며 MORPG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 밖에 개발을 진행 중이라는 중소규모의 업체들이 발표한 신작들까지 모두 포함하면 상당한 규모와 숫자의 MORPG신작들이 라인업에 대기를 하는 상황이 되었다.

△ 야심차게 등장했던 마영전, 그러나 ‘XE'는 완벽한 패착인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당시 기대를 했던 MORPG들이 모두 런칭되어 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2010년 시장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게임들이 모두 하향세를 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게임들 모두 런칭 초반 주목도와 성공적이었던 반응을 얻으며 적극적인 마케팅과 운영, 그리고 이벤트 등을 그 기세가 모두 가면 갈수록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MORPG의 동반 하락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MORPG신작의 원투펀치라고 할 수 있는 ‘C9’과 ‘마영전’은 현재 각종 온라인 게임 인기 차트에서 현재 온라인게임 순위 20위권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게임 공개 초반 얻었던 인기와 호응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 특히 최근에는 두 게임 모두 이전보다 더 완연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C9'과 ‘마영전’모두 서비스사에서 지속적으로 콘텐츠 업데이트와 마케팅, 이벤트 등을 펼치고 있지만 인기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드래곤네스트’의 경우 30위권 내에서는 그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며, MORPG와 MMORPG의 중도적적 장르를 갖추고 있는 ‘드래고니카’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지속적 하향세가 최근에 들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물론 이들 MORPG들의 인기가 계속해서 하락하는 이유는 각 게임마다 서비스 도중 약점을 드러내며 유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 크다. ‘마영전’의 경우 지속적으로 부실한 서버 운영에 대해 유저들의 지적을 받더니 이후 로체스트 업데이트 이전까지 한동안 상위 레벨의 콘텐츠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서 유저들의 콘텐츠 소화량을 따라가지 못해 불만을 자아냈다. 특히 이런 와중에서 별도의 리뉴얼 게임인 ‘마영전XE'가 기존 유저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면서 불만을 더욱 키우는 악수를 뒀다.

‘C9'역시 2009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의 영광을 수상하는 등 인기를 얻었지만 즐길 거리의 부재, 게임 내적인 밸런스가 균형이 맞지 않는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마영전‘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게임의 인기가 하락했다. 개발사가 인터뷰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해 나가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로써는 게임의 인기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한 느낌이다.

△ 2009년 게임대상에 빛나는 C9, 그러나 향후 행보는 계속된 하향세다

이들 MORPG신작들의 인기가 하락하자 뒤를 잇는 신작들도 시장에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주목도가 남달랐던 만큼 이전 등장했던 게임들에 비해 이렇다 할 장점이 발견되지 않아 실망을 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또 ‘마영전’과 ‘C9'모두 적극적으로 게임에 호응을 보냈던 유저들이 다수 게임을 떠나 좋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순위 상승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전체적이고 연쇄적으로 MORPG들의 하향세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업계 전문가는 “MORPG들 중 던파는 명불허전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미 시장의 주도권을 쥔 이유도 있겠지만, 던파는 자극적이고 밸런스를 해칠지언정 유저들의 관심과 플레이를 지속시킬 수 있는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후의 MORPG들은 모두 업데이트나 이벤트에 대한 지속성이 약하다”라고 지적했다. 게임에 대한 퀄리티 자체는 전체적으로 상승했지만, 그 퀄리티를 지속시킬 수 있는 지구력이 부족해 게임의 인기가 계속해서 하향세를 그린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이전 ‘대세장르 붐’과 비슷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없었던 특정 장르의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이보다 퀄리티를 높인 신작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콘텐츠 소화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몇몇 게임들은 이렇다 할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유저들의 불신이 쌓이고 유저 이동과 유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몇 해 전부터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지만 업계는 학습능력을 키우지 못해 스스로 ‘제 살 까먹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아직 러스티하츠 등 신작 MORPG들의 런칭이 남아있다”라며 “이후 등장할 신작들도 적잖이 유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들인 만큼 기존과 다른 새로움은 물론 유저들의 주목도를 지속시켜 줄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시장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