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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과 하드웨어의 만남, 변화된 지스타

작성자 :	등록일 : 2010-11-24 오후 12:13:38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지스타 2010’은 과거의 모습에서 꽤 많은 모습이 변화되어 관람객과 미디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행사로 기억에 남을 전망이다. 매년 치러지고 있는 지스타는 흥행과 위기, 재도약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이뤄지게 되는데 눈에 띠는 변화 중 하나는 바로 PC 하드웨어 업체와의 협력 체계다. 과거에는 어디까지나 게임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한다면 올해에는 PC 하드웨어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려는 의지를 표방하면서 행사장 이곳저곳에서 그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난 하드웨어 업체들의 지스타 참가는 오해 더욱 부각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래픽 칫셋 및 카드 제조사들은 이번 ‘지스타 2010’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인 것으로 가장 눈에 띠는 모습을 선보였다.

그래픽 칩셋의 양대 산맥이라고 불리는 엔비디아와 AMD는 단독 부스로 참가하기 보다는 게임사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는데 집중했다. 실제로 양사는 지스타에 참가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메인으로 취급 받지 못하고 항상 곁다리로 인식되어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 위메이드 전시관에 설치된 3D 비전 킷

먼저 엔비디아는 ‘지스타 2010’이 열리기 전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의 NED와 기술협력을 발표하고 나섰다. 위메이드의 전시관에는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의 시스템이 포함된 시연 PC와 3D 비전을 통한 입체영상 솔루션을 선보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스타 기간 부산에서 유저 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신형 그래픽 칩셋인 엔비디아 지포스 500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날 유저 간담회에는 위메이드의 관계자도 참석해 그래픽 칩셋 제조사와 온라인 게임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 블리자드 전시관에 설치된 대부분의 PC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셋이 사용됐다

이외에도 엔비디아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위하 블리자드) 전시관에서 톡톡히 활약했다. 블리자드 전시관 내부에는 엔비디아의 시스템으로 무장한 시연 PC가 100여 대 이상 설치된 것은 물론 이 같은 내용을 홍보하는 내용도 PC에 부착되어 있어 높은 홍보효과를 누렸다.

AMD는 이번 ‘지스타 2010’에서 자사의 대표 제품인 CPU와 그래픽 칩셋을 전면에 내세웠다. 먼저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바로 아이피니티 기술을 사용한 게임 환경 제공이었다. AMD가 내세우는 아이피니티 기술은 최대 6대의 모니터를 연결에 고화질 게임 화면을 보다 확장하는 기술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NHN '테라’, 한빛소프트 전시관 등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 AMD의 아이피니티 기술이 적용된 ‘테라’

△ 한빛소프트 전시관에는 6코어 CPU가 적용됐다

특히 한빛소프트 전시관에서는 아이피니티 뿐 아니라 자사의 대표 제품인 6코어 CPU도 함께 선보이면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기도 했다.

하드웨어와 게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하드웨어를 갖춰야만 한다. 이는 국내가 가지고 있는 게임 환경 때문인데 주로 PC 온라인 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만큼 PC 성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드웨어 제조사들의 경우에는 자사 제품의 성능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을 통한 성능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사용자의 경우 하드웨어 성능에 대해 직접적으로 체감하기 힘들다.

△ PC 주변기기는 눈에 잘 들어오지만 기타 PC 부품은 홍보가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게임은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확실하게 제품에 대한 성능을 어필할 수 있다. 이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된 배경에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지금까지도 게임을 통한 하드웨어 홍보는 큰 효과를 누리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래픽 카드 역시 하나의 제품이지만 지스타 같은 전시장에서 성능 외에 다른 부분의 홍보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는 CPU와 그래픽 카드의 경우 PC 내부에 설치되기 때문에 별도의 광고물을 부착하지 않는 이상 관람객들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는 쉽지 않다.

대신, PC 주변기기의 경우 꽤 톡톡한 재미를 보기도 하는데 이들의 경우는 대부분 실제 관람객들이 조작하거나 눈에 띠는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성능 외에도 시각적인 홍보 효과를 충분히 노릴 수 있다.

사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꽤 좋은 협력 관계로 비춰지는 이들의 관계는 내면을 살펴보면 썩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 포착된다.

지스타 2010이 벌어지기 전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온라인 게임사 O사로부터 협력 제안을 받았으나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실제로 한 제조사의 경우는 온라인 게임사로부터 부담스러울 정도의 요구를 받아 상당히 난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당시 O사는 해당 제조사에게 전시장에 투입되는 시연 PC 대부분과 경품으로 사용될 제품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과거부터 게임사와 돈독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Z사의 경우는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홍보 문구조차 맘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특히 이 제조사의 경우 시연과 관련된 대부분의 하드웨어 시스템을 제공했지만 해당 게임사는 이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

비즈니스 관계에서 있어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상호 윈윈하는 공생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의 모습을 보면 온라인 게임사가 제조사들의 갑으로써 행동하려는 모습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사와 함께 협력을 위해 찾아갔으나 제대로 만나주지 않았다”며 “상호 간의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으면서 갑과 을의 관계로 밖에 지낼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올해 ‘지스타 2010’은 하드웨어와 게임의 만남을 놓고 보면 꽤 좋은 결과를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이런 아픔도 존재한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지며 좀 더 게임사와 제조사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보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