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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스마트폰, 태블릿……모바일게임업계, ‘갈등 중’

작성자 :	등록일 : 2010-12-13 오후 12:32:16

최근 디지털 업계는 새로운 시장의 등장을 주목하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는 최신 디지털 기기인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존재로 인해 구성된 시장이다. ‘내 손 안의 컴퓨터’로 주목을 받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등장은 그와 관련된 다양한 산업들과 업계를 더욱 활발하게 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등장으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혹은 움직여야 할 곳)은 단연 모바일 게임업계다. 기존의 핸드폰들을 압도하는 수준의 해상도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환경을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은 이전 일반 핸드폰들의 시대를 확실히 벗어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퀄리티가 높아진 모바일 게임’인 스마트폰과 태블릿 전용 게임들은 전 세계의 오픈마켓에서 맹위를 떨치며 연일 사용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때문에, 국내 게임업계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불고 올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NHN한게임이 천문학적인 투자금액을 앞세워 장기적 안목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할 만큼, 새로운 시장에 대한 주목도는 상당히 크다.

이처럼 국내외를 강타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등장은, 게임업계 중에서도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고 기대를 받고 있다. 디지털 통신, IT업계가 전 세계에서 내노라 할 만큼 거대한 대한민국 시장인 만큼 그 기대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그 열풍의 한 가운데에서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업계는 적극적으로 ‘대세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 채 고심의 흔적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진법)의 통과가 또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에 불고 있는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들이 몰고 온 열풍은 최근 젊은이들의 취업 전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즐기는 모바일게임들의 주목도가 높아짐에 따라 모바일게임업계에 추업하려는 구직자들의 열기도 덩덜아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어떤 어플리케이션들보다 게임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주력 어플리케이션으로 꼽히면서 모바일게임의 성장성이 유망한 것으로 전망이 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를 대표하는 모바일게임 업체인 게임빌과 컴투스는 최근 공개채용에서 각각 1000명 이상의 구직자가 몰렸다고 전했다. 최종 채용 인원은 10여명 안팎. 경쟁률 100대 1이 넘는 뜨거운 열기다. 행정고시 경쟁률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컴투스는 하반기 공채에 1500여명이 지원했으며, 하반기 공채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28%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모집 부문에는 스마트폰 개발 및 기획이 포함되어 있다. 올해 처음으로 공채를 진행하고 있는 게임빌 역시 102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 스마트폰을 위시한 첨단 디지털 장비들의 출시는 업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지만, 정작 국내 게임 업체들은 그 시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런 모바일게임업계의 구직자 지원 열기의 근원은 단연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글로벌 오픈마켓을 통해 매분기 해외 매출 기록을 세워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공채를 실시하는 모바일 게임사들과 최근 스마트폰 게임 사업 대대적 투자를 천명한 한게임 등 게임업계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을 새로운 게임 업계의 신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과 국내 정세가 물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기에 민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이 적극 보급되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 게임에 대한 수요는 점차적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열풍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게임업계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시장과 유저들의 반응이 이렇게 뜨겁지만 정작 게임사들이 게임을 만들어 팔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정식으로 스마트폰 게임을 판매할 수 없게 되어 있다. 플과 구글이 온라인 어플리케이션 장터인 ‘앱 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없앤 채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모든 게임물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심의등급을 받아야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현행 게임법에 규정되어 있는데, 애플과 구글이 국내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법을 어기지 않기 위해 게임 카테고리를 없앤 것이다.

모바일 게임사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만들어도 그것을 판매할 수 있는 ‘장터’가 없는 셈이다. 때문에, 게임업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픈마켓의 모바일 게임을 국내 게임심의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새로운 게임법 개정안 통과를 바라고 있다. 문제는 이 법안이 국회에서 3년 째 계류중이라는 것에 있다.

△ 컴투스의 스마트폰 게임 ‘퀸스크라운’. 게임사들은 해외에서만 게임을 발매한다며 비난을 받고 있지만 정작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이 법안이 3년 째 국회에서 계류중인 것은 게임업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과 청소년 보호법을 새롭게 개정하기를 바라는 여성가족부가 게임 산업 규제 관할권을 두고 대립하며 오랜 줄다리기를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법안 통과가 되지 않는 주 이유로 언급되어 왔던 청소년 게임 셧다운제에 대한 조항에 두 부처가 합의를 본 것 때문에 업계는 전격적으로 연내 법안 국회통과를 바랐지만, 또 다시 다른 나머지 규제 조항에서 문화부와 여성부가 이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개정안의 통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나저제나 오픈마켓 게임 자율심의제도에 대한 논의와 통과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업계와 모바일게임사의 시름이 깊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5일 개정안이 계류되어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가 12월 9일로 예정되어 있던 정기국회 종료일까지도 개회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국회가 2011년 예산안으로 인해 ‘벌집 들쑤셔 놓은 듯’한 상황이 되면서 개정안 통과는 더욱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당초 법사위는 지난달 30일 법안소위를 열어 게임법 통과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예산안 심의가 늦어지면서 일정이 취소됐다. 정기국회 종료 이후 임시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하면 게임법 통과는 최악의 경우 내년 4월 열리는 정기국회에서나 가능해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게진법 통과를 위해 오픈마켓 내 게임의 우회등록을 자제하고, 외국 오픈마켓에서만 게임을 출시한다는 국내 유저들의 비난을 받아 왔다. 그러나 2010년도 개정안 통과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어지면서 업체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개정안이 장기간 국회통과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는 너나할 것 없이 실적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컴투스는 3,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와 64%가 준 것이 대표적이며, 게임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기존의 핸드폰을 사용하며 게임을 사용하던 유저들의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그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실적 하락이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매출의 ‘반타작’정도만 해도 선방이라는 업계의 자조적인 우스갯소리가 결코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모바일게임사 관계자는 “엄청난 게임 유저들의 관심과 인파가 몰린 지스타 2010에 모바일 게임사들이 스마트폰 게임 신작 홍보를 하지 않은 이유는 홍보해도 유저들이 직접 사용이나 다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기존 핸드폰 시장을 뛰어넘는 수준의 매출을 소비하고 있지만 제도 미비 때문에 시장을 놓치고 있다”라며 “이대로 가다간 자국 업체가 시장 진출을 하지 못하고 발전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겜툰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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