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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P2E 거품, 끝이 다가온다"
작성자 : 등록일 : 2022-07-21 오후 4:47:34


한국게임학회는 7월 21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진행해 현재 화두에 오른 게임산업계 현안에 대한 학회 입장을 밝히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위정현 학회장이 참여해 P2E 전망, 질병코드 대응 방안 및 정부 대응 평가, 중국 판호, 메타버스 전망 및 정부 정책, 문체부 장관 게임업계 간담회 평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P2E, 거품은 끝났다

간담회를 시작하며 위정현 학회장은 'P2E가 게임 산업의 미래다'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P2E 거품은 꺼졌다"라고 단언했다.

위정현 학회장에 따르면 2021년 들어서 P2E가 게임 산업의 미래라는 여론이 형성됐지만, 2022년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P2E 버블이 꺼져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P2E 시장을 선도했던 '엑시 인피니티'가 급락했고, 최근 코인 시세 역시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P2E 붐이 일었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P2E 게임은 미국·유럽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미르 4'가 성공했지만, 후발 P2E 성공사례가 없을뿐더러 동남아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못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P2E 게임이 게임의 미래라는 이야기는 현실성이 없다.

또한 테라·루나 사태 이후 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추락한 게 P2E에도 치명상이 됐다. 테라·루나 사태를 거치며 코인 발행자와 운영사가 과연 객관적이고 공정한가, 투자에 대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큰 불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코인이나 NFT와 큰 관련이 있는 P2E 역시 여기에 큰 영향을 받았다.

위정현 학회장은 P2E 게임이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선 확률형 아이템과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P2E 게임들이 확률형 아이템과 강하게 연계돼 사행성 이슈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 만큼, P2E 게임 발전이 제대로 논의되려면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과의 연결고리를 먼저 끊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P2E에 대한 논의를 마치며 위정현 학회장은 "엑스엘게임즈 최관호 대표가 '게임은 게임 자체로 즐거워야 하며 P2E는 마케팅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라며, "이런 상식적이고 지극히 정상적인 발언이 더 많은 게임사 대표에게서 나오고, 이들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 무엇인지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게임 질병화, 상황은 긍정적이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질병코드 등재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민관협의체 주체 조사 3건이 완료됐다고 알렸다. 이 중 두 건은 게임산업에 대해 공정한 시선으로 작성됐으며, 한 건은 게임 질병화에 찬성하는 시선으로 작성됐다.

위정현 협회장은 "세 보고서 중 두 보고서에서 게임 질병 코드 등재를 부정하는 결과가 나온 만큼, 민간협의체가 이를 기반으로 합리적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라며, "그렇지 않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과거 게임 질병화 논의를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었던 공을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돌렸다.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영화 등 각 콘텐츠 산업계, 시민단체와 학술단체 등 게임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협 단체들이 뭉쳐 힘을 낸 덕분에 2019년 당시 게임 질병화 시도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팬더믹 동안 수면 밑에 잠복해 있던 게임 질병화 시도가 다시 드러나며 공대위가 다시 가동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위정현 학회장은 "내년까지 질병코드 도입을 조급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관측했다.

질병 코드 등재 시도를 막아낸다고 해도 모든 일이 끝나지 않을거라는 전망도 내비쳤다.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 게임 질병화 세력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논의를 이어가려 할 거라는 관측이다. 위정현 학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명확한 반대 입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중국 판호 문제 "골든 타임 놓쳤다"

수년간 게임업계에 갈등 요소로 남아있던 중국 판호 발급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거로 전망했다. 최근 '이터널 리턴'이 판호를 발급받은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지 그뿐이라는 지적이다.

위정현 학회장은 '이터널 리턴' 판호 발급에 대해 "한국 IP를 활용한 게임에 내자 판호조차 내려주지 않는 등 한국 IP를 제거하려 노력했던 점을 고려하면, 한국 IP에 대해 조금은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외자 판호가 발급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외자 판호가 발급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으며, 발급해 주더라도 1년에 한 개 정도가 다일 거라고 분석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판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쳤다"라며, "'서머너즈 워' 판호 발급 이후 후속 조치가 빠르게 있었어야 했으나 정부와 산업계 모두 이젠 판호가 잘 발급될 거라며 낙관적으로 판단했고, 결국 네 게임에 판호가 발급된 이후 새로운 판호가 발급되지 않았다"라고 아쉬워했다.

중국 판호와 관련된 문제에서 위정현 학회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비즈니스적인 면이 아닌 산업 발전 자체에 대한 부분이었다. 지난 6년간 중국 게임계에 진출하지 못하며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정현 학회장은 힘들게 진출한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시장에서 실패한 원인이 중국 시장 변화를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한게임학회는 이런 상황을 불공정무역으로 보고 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위정현 학회장에 따르면 중국 게임은 아무 걸림돌 없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다 문제가 생기면 도망쳐 버리는 행태를 보이지만, 한국 게임은 최근 몇 년간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이 5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위정현 학회장은 "윤석열 정부는 게임에 대한 관심이 식어버린 상태고, 판호 문제를 해결할 골든 타임도 지나버렸다"라며, "명백한 불공정무역인 만큼 WTO 제소를 검토해야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텐센트의 게임산업협회 이사사 가입 허용은 잘못됐다

판호 문제와 관련해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텐센트 이사사 가입을 허용해준 건 잘못됐다고도 주장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텐센트가 단순한 게임사가 아닌 중국 IT 강자인 동시에 넷마블, 카카오 등 국내 주요 게임사 주요 주주인 만큼 협회가 가입을 허용하는 대신 보류했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위정현 학회장이 우려하는 부분은 향후 게임산업협회가 텐센트를 배제하고 일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었다. 정부와의 회담 등 게임산업협회의 각종 활동이나 산업 및 정부 동향이 텐센트를 통해 '어딘가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국내 출시한 중국 게임에서 이순신 장군을 중국인이라고 표현한 사건에 대해서는 한국 게임계가 그만큼 힘을 잃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만약 중국 게임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고의로든 실수로든 워싱턴이나 링컨 같은 위인을 중국인이라고 표기할 수 있겠는가"라며, "한때 중국 게임계에 신처럼 여겨졌던 한국 게임계가 그만큼 위상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샤이닝 니키'와 같은 중국 게임의 역사 왜곡을 법적으로 제재하기 어려운 만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심의 중 관련 사안을 검토하는 한편 중국 게임에 특히 '성의'를 가지고 '꼼꼼하게', 그리고 '자세히' 봐달라고 주문했다.


□ 산업 이해 없는 메타버스 지원 멈춰라

게임업계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에에 대해서도 경고가 이어졌다. 2022년 들어 NFT와 코인, 메타버스라는 세 버블이 동시에 하락세에 들어섰으며, 특히 메타버스는 비즈니스 모델 부재로 인해 키워드 자체가 소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간담회에 따르면 현존하는 대다수 메타버스는 유료 아이템 판매 외 수익 모델이 전무해 사업 악화를 겪고 있다. 해외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선구자를 자칭하며 사명을 '메타'로 바꾼 뒤 주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편 적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위정현 학회장은 메타버스라는 장밋빛 꿈에서 벗어나 꼭 필요한 메타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하루만 사라져도 큰 난리가 나듯이, 현실을 100% 복제하기보단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10% 정도만 메타버스화 하되 일상생활에서 뺄 수 없을 만한 메타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메타버스 제작 지원 사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며 비판을 이어 나갔다. 위정현 학회장은 "2021년 정부 지원을 받은 메타버스 사업 중 성공한 게 있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를 비롯해 각 지자체가 메타버스 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대부분 월드 구축 단계에만 치중돼 있을 뿐이며 이렇게 만들어진 메타버스 중 상당수가 만들어지기만 하고 바로 버려진다는 게 위정현 협회장 주장이다.

위정현 학회장은 "피땀 흘려 낸 세금을 조 단위로 투입해 아무런 성과가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는 이상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며, "메타버스 산업이 '우리 삶에 필요한 메타버스'로 빠르게 전환되지 않는다면 결국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문체부 장관 업계 간담회, 개최는 좋지만 산업 이해 필요하다

최근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간담회에 대해서는 개최 자체는 높게 평가하지만, 박보균 장관이 게임산업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한 점을 비판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박보균 장관은 P2E 게임 전면 허용 요청에 대한 답변으로 'P2E 게임에는 신기술과 사행성이라는 양면성이 있어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질병 코드 등재에 대해서는 '게임의 자존심 문제이며, 게임업계가 상처받지 않게 게임의 면모를 알리겠다'라고 추상적으로 답변했다"라고 당시 간담회를 요약했다.

이어서 "그런 추상적인 일들을 게임사가 행하지 못하고 있는 이상 그렇게 발언해선 안 된다"라며, "이런 간담회가 앞으로 분기에 한 번씩은 개최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동시에 장관님께서 진심으로 게임 산업에 접근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게임산업계가 보이는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간담회 과정에서 게임산업계가 중국 판호나 질병코드 등재와 같은 문제에 열의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위정현 학회장은 또한 산업계 태도를 지적하며 "우리나라 게임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마약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라며, "게임산업계가 자정작용을 보이고자 한다면 바로 확률형 아이템과 P2E를 멀리해야 하겠지만, 그러지 못해 유저들이 트럭시위 등으로 게임사를 공격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 한국게임학회, 힘들지만 앞으로 노력하겠다.

향후 게임학회 활동 계획에 대해선 여러 상황이 겹쳐 모든 현황에 대응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P2E와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꾸준히 포럼을 개최하거나 토론을 열고 정부와 회의를 이어가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 언급된 방향을 일관적으로 유지하고, 메타버스 버블 이후 '포스트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의 장을 꾸준히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질병 코드 등재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응하겠지만,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게임학회가 단독으로 움직인다면 모르되 공대위에 속한 수십개 협단체가 동시에 움직이는 만큼 한 번 활동에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며, 움직이는 일 자체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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