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5호선 지하철역인 영등포시장역엔 사람들이 존재를 잘 모르는 ‘유령역’이 있다. 서울 지하철 10호선 관련 시설로 조성된 공간인데, 3기 지하철 계획(1991년~1994년)이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백지화돼 터만 덩그러니 남았다.
서울 지하철 10호선은 서울시를 가로질러 경기도 광명시와 구리시를 잇는 노선으로 계획됐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 지하 4층 ‘유령역’은 10호선 승강장으로 준비된 공간으로, 길이 90m, 높이 5m, 540평 규모다. 그러나 계획이 폐지되면서 20년 이상 유휴공간으로 방치됐다.
방치된 기간, ‘유령역’을 둘러싼 여러 가지 소문이 돌았다. 사람 형상을 한 푸른 불빛을 봤다는 이야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 등이다. 최근에는 실종 사건과 관련된 정황까지 드러나 ‘특수본’이 수사를 맡게 됐고 도움을 받아 현장을 탐방할 수 있었다.
어둠으로 한 치 앞도 보기 어려운 ‘유령역’ 내부는 손전등에 의지해 주변을 둘러볼 수밖에 없다.
현장 곳곳에서는 혈흔과 붉은색으로 쓴 글자와 도형 흉기들이 보였다.
인신 공양을 한 제단과 마법진, 악마를 숭배하는 듯한 예배당까지 있다.
‘특수본’ 설명에 따르면 어딘가로 통하는 차원 문도 존재했다.
‘유령역’ 미스터리 현장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마련한 체험 공간이다. 오는 6월 6일 신작 액션 RPG ‘디아블로 4’ 출시를 앞두고 지하철역에 게임 속 세계관을 구현한 ‘디아블로 IV 헬스테이션(이하 헬스테이션)’ 체험존이다.
유저가 조사관이 돼 서울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상한 사건 배후를 밝히는 과정을 체험으로 구성했다. ‘디아블로 4’에서 영감을 받은 ‘피의 제단’, ‘피의 어머니’, ‘지옥 포털’ 등이 ‘유령역’ 내에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헬스테이션’은 5월 19일부터 6월 11일까지 매주 금·토·일 주 3일간 일별 14회 운영된다. 매주 추첨을 통해 만 18세 이상 신청자 중 참가자를 뽑는다. 현장을 찾지 못하는 유저는 온라인과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체험한 유저에게는 ‘피꽃잎 칼날’ 꾸미기 아이템을 제공한다.
관련해 블리자드 관계자는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를 즐기셨던 분이나 ‘디아블로 4’를 통해 처음 접하시는 유저분들을 위해 세계관을 현실에서 느끼실 수 있도록 ‘헬스테이션’을 마련했다”라며 “‘디아블로 4’가 지닌 어둡고 공포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소 잔혹한 표현이나 분위기로 공간을 꾸몄고 안전을 위해 곳곳에 비상조명등과 소화기를 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헬스테이션’은 사실적인 공포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 평소 별생각 없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내 비밀 공간인 ‘유령역’과 여기서 발생할 법한 미스터리 사건,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잔인한 진실 등으로 현실적인 공포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공간 조성은 블리자드와 서울교통공사, 제일기획이 협력했다. 그간 서울교통공사는 영등포시장역 내 공간 ‘유령역’을 활용할 방안을 검토해 왔는데, 블리자드가 ‘디아블로 4’ 출시를 기념해 체험 공간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20여 년간 방치됐던 곳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인터뷰/업체탐방
서울 지하철 5호선 ‘유령역’ 미스터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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