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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웹젠 르모어, “매운 맛 뒤 상쾌한 청량감”

작성자 :	등록일 : 2023-11-06 오전 9:33:34

웹젠은 10월 31일 블랙앵커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작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이하 르모어)’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시작했다. 2021년 ‘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GIGDC)’ 금상 수상작으로, 2D 도트 그래픽 배경에 턴제 전략 RPG와 서바이벌 RPG 요소를 갖춘 작품이다.

‘르모어’는 가상 중세 땅에 인간과 곤충이 뒤섞인 형상 ‘변종(Infested)’들이 나타난 재앙이 배경이다. 편력기사 ‘윌리엄’, 먼 땅에서 건너온 이방인, 홀로 살아남은 민병대원 등 서로 다른 출신과 이야기를 지닌 이들이 한 데 모여 생존을 위해 싸우는 과정을 그렸다.

턴 단위로 구분돼 돌아오는 기회 한 번을 캐릭터 3명 조작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 캐릭터는 각각 무기 행동력(WP), 전술 행동력(TP) 자원을 사용하는데, 유저 명령에 따라 한 번에 적을 여러 번 공격하거나 이동하는 등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는 하드코어 전략 RPG 특징을 갖췄다.

전투에서 식량과 다양한 보급품을 얻고 은신처에서 체력을 회복하면서 NPC를 통해 모은 재료로 무기를 수리하는 등 모든 행동이 생존과 관련된 점이 특징이다. 게임 내 등장 무기는 개조를 거쳐 능력치를 조절할 수 있고 제련으로 등급을 올리면 새로운 기술이 추가되기도 한다.

얼리 액세스 버전은 튜토리얼 포함 7개 스테이지에서 캐릭터 3종과 무기 14종을 제공한다. 게임 시작시 초급부터 상급까지 복수·고행·절망 난도 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 가능하다. 어떤 난도라도 게임을 클리어하면 유저가 기본 아이템을 선택해 시작하는 ‘반복되는 악몽’ 모드로 색다른 도전을 할 수 있다.

2024년 상반기 정식 출시 예정인 ‘르모어’는 얼리 액세스를 통해 유저 의견을 수용, 게임 완성도를 톺이려 한다. 정식 버전은 스테이지 14개 이상과 여러 특징을 지닌 캐릭터, 무기와 성장 시스템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스팀(Steam)과 에픽 게임즈 스토어에서 한국어·영어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얼리 액세스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식 출시를 염두에 둔 얼리 액세스에 맞춰 ‘르모어’ 개발사 블랙앵커 스튜디오와 각종 궁금한 사항을 해소할 시간이 마련됐다. 다음은 블랙앵커 스튜디오 정극민 대표와 함께한 일문일답이다.

Q. 정극민 대표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A.
올해로 15년째 게임을 개발 중이다. 2011년에 PC MoBA 장르 ‘카오스온라인’을 출시했고, 2017년에는 관련 IP를 이용해 모바일 수집형 RPG ‘카오스마스터즈’를 선보였다.

‘매직 더 개더링’, ‘하스스톤’이나 ‘Slay the Spire’ 같은 카드 게임을 즐겨하는 편이다. 이외에도 ‘문명’ 시리즈나 ‘다키스트 던전’, ‘배틀 브라더스’, 최근에 나온 ‘발더스게이트 3’와 같은 CRPG 등 주로 전략성·전술성 면에서 깊이감이 느껴지는 게임들을 좋아한다.

Q.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A.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어떤 게임을 만들지 고민하던 2019년경, ‘좀비사이드’라는 보드 게임을 접하면서였다.

보통 턴제 장르 게임들과 달리 정말 끝없이 쏟아지는 좀비들과 소수 생존자 간 대치라는 비대칭성에서 오는 재미, 소음이나 시야 같은 메커니즘을 활용해 단순히 ‘뛰어 들어서 싸우는’ 행위가 아니라 다른 부분까지 고민해야 하는 요소 등이 매력적이라고 봤다.

사실 현대판 버전만 접했을 때는 '나쁘지 않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흑사병’이라는 중세 버전 확장팩을 접하면서 "이건, 한 번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또 다른 맛이 있는데?"란 느낌을 받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처럼 ‘역사 배경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게 콘셉트적으로 독특하기도 했고 좀비물 하면 생각나는 총이나 야구방망이가 아닌 대검·모닝스타 같은 진짜 중세 냉병기로 좀비들을 상대한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그 시점에 ‘배틀 브라더스’ 같은 중세 배경 게임들을 저희가 즐기고 있기도 했다.

결국, “이런 요소들을 살릴 수 있다면, 기존 턴제 전략 게임들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라는 믿음이 생기면서 시작하게 됐다. 물론 디지털 환경에 맞추고 캠페인 기반으로 개발을 이어 오면서 최종 형태는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모티브가 되었던 ‘좀비사이드’ 매력 요소들은 큰 틀에서 녹여냈다.

Q. 개발 과정에서 세계관이나 시스템을 구축할 때 영감을 받은 게임은?
A.
영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준 게임은 위에 개발 계기가 되었다고 말씀드렸던 ‘좀비사이드’다. 이후 개발 과정에서 턴제 장르 게임들을 정말 다양하게 해 보면서 장단점을 분석하고 유저로서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고 어떤 부분은 그렇지 않은지 오랫동안 논의를 거쳤다.

유저가 직접 사용하는 무기 종류나 각 무기들이 직접 액티브 스킬을 지니는 시스템은 ‘배틀 브라더스’가 영향을 많이 주었다. 저희가 아는 한 '중세 냉병기 전투' 맛을 가장 잘 살린 턴제 게임이다. 둔기류는 '방어도 피해'가 더 강하다던가, 날붙이에 '출혈' 피해가 강하게 붙어있는 등 요소들에서 그런 흔적이 남아 있다.

반면 캐릭터 스킬셋은 ‘배틀 브라더스’처럼 랜덤화 된 형태가 아니라 각자 고유한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XCOM’ 시리즈 병과 별 특전 트리에 보다 가까운 방향으로 구성되었다.

가장 고생한 건 적으로 등장하는 변종 스킬셋이었다. 이건 게임 특징 상 ‘XCOM’ 외계인들을 참고하기에도 어렵고 ‘레프트 포 데드’ 같은 좀비물을 참고하기에는 또 액션과 턴제 기반 차이가 워낙 커서 정말 맨 땅에서 여러 번 바꿔가면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원 모티브였던 ‘좀비사이드’에도 다양한 특수 좀비가 등장하긴 하지만, 보드 게임으로서 꽤나 간단한 특징들만 지니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깊이감을 주기는 어려웠다.

적 시야에 걸렸을 때 상대가 즉시 반응하는 시스템은 ‘Invisible Inc’ 시야 시스템에서, 적을 밀고 당기는 방식 전장 조작 요소는 ‘Into the Breach’에서 영향을 받았다. 모든 무기에서 명중률을 제거하고 피해량 랜덤 값으로만 불확실성을 부여하는 방식은 기존 턴제 문법에서 명중률 의존도를 한층 줄이면서도 깊이감을 유지했던 ‘Last Spell’ 방향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았다.

사실 더 열거하자면 끝이 없긴 한데, 중요한 건 특정 게임이 이랬으니까 이렇게 가자, 라는 의미로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유사 장르의 여러 게임들이 취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최대한 넓은 시야에서 습득한 뒤, "그래서 우리가 게이머라면,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판단과 참고 기준으로 정말 다양한 게임을 레퍼런스로 사용했다고 봐주시는 게 좋을 거 같다.

Q. ‘르모어’가 경쟁 게임에 비해 가장 매력적으로 어필할만한 특징 3가지(기존 전략 RPG 와 차별점)는?
A.
전반적으로 게임을 만들면서 가장 초점을 둔 부분은 "중세 아포칼립스 상황에 직접 던져진 듯한 느낌을, 내러티브·아트·게임 플레이를 통해 동시에 전달받았으면 좋겠다“라는 점이다. 다만 이건 '목표'였으니, 저희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로 구현한 게임 특징을 3가지 정도로 정리해보겠다.

첫 번째는, '맵을 직접 탐사하고 운영하는 플레이'다. 대부분 이 장르 게임들은 '전투'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르모어’는 생존을 위해 직접 '전장의 안개'에 가려진 맵을 뒤져가며 음식이나 무기, 제작 재료 등의 물자를 파밍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적들을 마주친다.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시야에 걸리지 않고 유리한 위치를 점한 채 전투를 시작해야 하고 때로는 전투 자체를 아예 회피하는 쪽이 더 이로울 때도 생긴다. 이런 방식으로 스테이지를 '운영'하도록 요구하는 전략 RPG 경험에는 분명히 독특한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위협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상황 제시'다. 유저 캐릭터는 3명인데 반해, 적 시야에 감지 당하게 되면 적들이 소리를 질러 첫 스테이지부터 4~5명가량 적이 몰려든다. 적들은 유저 턴임에도 불구하고 즉시 달라붙고, 이렇게 적에게 붙잡히게 되면 행동력이 있어도 적을 떼어내거나 죽이기 전에는 이동조차 할 수 없다.

가장 약한 적인 '크나워' HP조차 기본 난도인 '고행' 기준으로 유저와 비슷한 수준이고, 그렇다고 공격력이 약하지도 않아서 3대 정도 맞으면 아군 캐릭터가 빈사 상태에 빠진다. 얼핏 '유저를 괴롭히려고 만든 건가?'란 생각이 드실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렇게 숨이 턱 막힐 듯한 위협이 뒷받침 되어야만 '아포칼립스'라는 세계관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다양하고 강력한 해결 수단'이다. 정말 위협과 압박을 통한 고통을 주는 게 끝이라면 게임으로서 가치가 없다. 적 스펙이 강력하고 숫자가 많은 대신, 적들은 턴에 공격 기회 한 번 만을 가지며, 유저는 행동력이 수행하는 한 무제한 명령을 원하는 순서대로 내릴 수 있다. 주어진 행동력을 활용해 각 캐릭터들은 초반에도 각자 최소 2~3회, 무기와 캐릭터 성장이 동반되는 중후반에는 4~6회 이상 공격을 가할 기회까지 주어진다.

또한, 이 과정에서 모든 종류 무기를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교체해서 쓸 수 있으며, 적이나 아군을 당기는 '갈고리', 적 이동/공격 루트를 가로막는 '방어벽' 등 도구 등 AI 캐릭터들은 사용할 수 없는 매우 다양한 수단들이 주어진다. 이 수단들을 어떤 순서로,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전투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정리해보자면, 게임 핵심 특징은 불합리해 보일 정도로 강력하고 많은 숫자로 몰려오는 적들을 상대해야 하지만, 다양한 해결 수단을 자유롭게 사용해 이 난관을 극복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에 있다. 이 과정에서 '전투'보다 '탐사/운영'에 초점이 맞춰진 스테이지 플레이와 중세 아포칼립스 테마에 맞는 다양한 무기/도구를 통해, 동일 장르 게임과 다른 '새로운 맛'을 느끼실 수 있는 콘텐츠들을 준비했다.

Q. 단독 출시하지 않고 퍼블리셔와 협업하게 된 이유는?
A.
사실 이미 2021년 정도부터, 저희 단독으로 개발을 완료한 뒤 출시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가장 큰 부분은 자금적인 부분이었지만, 그 자금을 퍼블리싱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서 개발 자체의 진행이 더디어지고, 개발이 더디어지니 출시일이나 성공 가능성도 조금씩 멀어지는 악순환에 들어가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행히 해당 시점에 '스컬' 같은 작품이 성공하면서 스팀(Steam) 플랫폼 타깃 인디게임에도 한창 관심이 높던 시기였고, BIC나 GIGDC 등 기회를 통해 감사하게도 많은 퍼블리셔 분들께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저희 입장에서는 개발에 집중하면서 개발 외 영역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협업이 보다 맞는 방향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Q. 웹젠을 퍼블리셔로 선택한 이유는?
A.
웹젠과는 지스타 B2B 부스에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다. 저희 이전에는 웹젠에서 패키지 게임 퍼블리싱이나 개발에 투자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었기 때문에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저도 좀 놀랐었다.

지스타에서 저희에게 연락을 주셨던 담당자 분이 게임을 무척 재밌게 플레이하셨으며, 본인 취향에만 맞는지 검증해보기 위해 내부 다른 분들께도 빌드를 돌려봤는데 전체적으로 평가가 좋았다는 이야기를 해 주셔서 감사했었다.

당시에 여러 퍼블리셔 분들께 연락을 받으면서 최대한 좋은 결정을 내리고자 모두 직접 만나 뵀었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게 웹젠과 미팅이었다. 대표님께서 직접 만나보자고 말씀을 주신 퍼블리셔도 그 때에는 웹젠이 유일했으며, 이야기를 나눠보니 저희 생각보다도 한국이나 중국 시장뿐 아닌,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재미'라는 본질로서 승부할 수 있는 PC·콘솔 게임을 서비스하고자 하는 의지나 사업적인 목표가 강력하고 분명하다고 느꼈다.

이에 결국 계약을 맺게 되었고, 지금까지 좋은 파트너쉽을 유지하면서 전방위로 도움을 주고 계신다.

Q. 지난 6월 넥스트 페스트에 참가한 이유(목적)와 성과(유저 수, 반응 등)는?
A.
가장 큰 목적은 기반 시스템에 대한 피드백이었다. 올해 상반기에 들어오면서 내부적으로는 이제 큰 방향성이 안정화가 되었고 콘텐츠를 늘려가며 양적 완성으로 들어갈 시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개발팀 외부에서 게임을 처음 접해 보시는 분들 의견까지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을 해 본 적이 없었던, 타깃 성향에 맞는 지인들에게 테스트를 의뢰했을 때, 게임 재미에 대한 큰 틀은 공감대가 나왔지만 UI/UX에 대한 부분에서는 저희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진행이 막히거나 이해를 어려워하는 부분도 많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

이 때 퍼블리셔 측에서 NEXT FEST에 대한 소식을 전해 주셨고, 한정된 지인들에게 알음알음 테스트를 의뢰하기보다 훨씬 많은 분들에게 게임을 공개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반응이 좋아서, 행사 당시 RPG 카테고리에서 접속자 수 8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위시리스트(찜하기) 숫자도 큰 폭으로 늘었고, 디스코드 채널에서도 게임에 대한 질문과 피드백이 활발하게 오가는 등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 이 때 경험이 얼리 액세스를 준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는데 큰 계기가 되었다.

Q. 2020년 공개 후 3년 여 만에 얼리 액세스 출시를 앞둔 소감은?
A.
저희가 ‘좋아하면서 잘하는 것’까지는 최선을 다한 것 같지만, 이제 그게 정말 다른 분들도 원하는 것이었는지에 대한 첫 시험을 받는 입장이다 보니 아무래도 많이 긴장이 되는 건 사실이다.

지금은 가능한 한 마음을 비우고, 얼리 액세스 취지에 맞게 ‘유저분들 피드백을 주의 깊게 듣고 난 뒤 반영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반영하자’라는 목표만 생각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도 ‘이 장르를 좋아하는 게이머들로서’ 재미가 느껴지는지 냉정하게 평가한 뒤 개선을 거듭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이어오면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제, 그런 과정을 유저분들과 함께 수행하는 단계가 새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Q. 2024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 전까지 얼리 액세스를 통해 무엇을 점검하고 수정하려 하는지?
A.
현재 정식 버전에서 계획하고 있는 총 14개 스테이지 중, 얼리 액세스 버전에서는 튜토리얼을 포함해 7개의 스테이지가 공개된 상태다. 단순 스테이지 볼륨만으로 보자면 약 절반 정도가 공개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중후반 스테이지에서는 게임 기본 규칙을 숙지하셨다는 가정을 하고 있는 만큼, 한층 더 다양한 타입 변종들이 등장할 예정이며, 무기의 랜덤 옵션에 해당하는 '고유 특성' 확장이나 3등급의 무기 제련 콘텐츠, 그리고 캠프에 추가될 새로운 시스템 등 아직 개발해야 할 신규 요소가 많다.

중후반 스테이지에서 게임 복잡도나 난도를 어느 정도까지 조율할 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얼리 액세스 버전에서 저희가 조정해 둔 게임 난이도에 대한 피드백을 보고 최종 밸런싱 방향성을 결정하려고 한다. 특히 최종 난도인 '파멸'은 과연 유저 분들께 '절망'보다 높은 난도에 대한 니즈가 충분히 있으실지,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인지 신중히 살펴본 뒤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Q. 어떤 방식으로 난도를 조절했는지?
A.
의도된 어려움 요소는 게임의 재미를 위해 최대한 남기면서, 의도하지 않았는데 게임이 어렵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하거나 변경했다.

게임 난도가 높다고 느끼시는 게 원했던 바이며, 전체 게임 테마나 장르 양 쪽 면에서 보았을 때 '어려워서 힘들다'보다는 '시시하다'라고 느껴지는 쪽이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원하는 경험은 '어렵지만, 나에게 주어진 수단을 잘 살펴보면 충분히 해결할 수단이 있는' 상횡이다. 그 수단들을 활용해 상황을 극복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을 해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난도 자체를 직접 낮추는 게 아니라, "우리가 준비한 해결 수단을 유저가 왜 인지하고 활용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하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 시작 무기 배치의 변경, 가이드의 추가, 체력/공격력 등 수치적 밸런스의 전반적 조정 등, 눈에 띄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전반에 걸쳐 매우 다양한 변경사항들이 적용되었다.

실제 최신 버전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복잡도가 높은 게임에 대한 경험 자체가 많지 않으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얼마나 고생을 하느냐 차이가 있을지언정 최종 스테이지까지 '억지로가 아니라,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클리어할 수 있었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공개된 버전 체험을 통해서도 유사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목표한 수준에 딱 맞게 수정되었다는 결론을 낼 수 있을 거 같다.

Q. 당시 받았던 피드백으로 난도 외에 가장 개선된 부분은?
A.
일단, 편의성 부분에서 꽤 많은 개선이 있었다. 잦은 무기교체가 재미는 있지만, 자주 인벤토리를 열어야 하는 게 불편하다는 피드백에 따라 무기 교체 퀵슬롯 UI를 추가했다. '갈고리'나 '방어벽' 같은 도구들 또한 더 쉽게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횟수를 대폭 늘리거나 스테이지가 끝난 뒤 자동으로 충전되는 '충전형 도구'로 교체하기도 했다.

가장 예상과 달랐던 유저 피드백은 최대한 천천히 플레이하면서 행동력 자원을 최대한 관리하거나 변종들이 원하는 위치로 움직일 때까지 계속 턴을 넘기는 '스톨링 플레이' 였다. 사실 내부에서 가능성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게임을 재미없게 하려고들 하지는 않을 거 같다"라는 의견이 많아 특별히 대응을 하지는 않으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게임에 익숙한 내부 개발자들에 비해 맵의 난이도를 '실제보다도' 좀 더 어렵게 판단하시는 경향이 강했고, 그러다 보니 이런 스톨링이 '선택'이나 '성향'이 아닌 마치 개발자가 권장하는 전술인 것처럼 보여 우려가 된다는 피드백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멀리서 돌멩이를 던져 적을 쉽게 아군 위치로 끌어들일 수 있는 '돌멩이'를 추가하는 한편, 반대로 지나치게 턴을 많이 소요하면 계속해서 새로운 적들이 등장하는 '추적 스폰' 시스템이 추가됐다. 추적 스폰은 반대로 난도를 높이는 요소로 받아들이시지 않을까 하여 고민을 했으나, 테스트 결과 기본 전투 난도가 상대적으로 쉬워진 상황과 맞물려 '적절한 긴장감을 주는' 장치로 평가를 받았다. 그 적절한 수준 턴 밸런싱을 맞추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썼는데,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Q. 정식 출시에 앞서 얼리 액세스 버전 콘텐츠 분량은 정식 버전과 볼륨 차이가 어느 정도 날지?
A.
현재 계획하고 있는 총 14개의 스테이지 중, 얼리 액세스 버전에서는 튜토리얼을 포함해 7개의 스테이지가 공개된 상태다. 단순 스테이지 볼륨만으로 보자면 약 절반 정도가 공개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중후반 스테이지에서는 게임의 기본 규칙을 숙지하셨다는 가정을 하고 있는 만큼, 한층 더 다양한 타입 변종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무기 랜덤 옵션에 해당하는 '고유 특성' 확장이나 3등급 무기 제련 콘텐츠, 그리고 캠프에 추가될 새로운 시스템 등 아직 개발해야 할 신규 요소가 많다.

중후반 스테이지에서 게임 복잡도나 난도를 어느 정도까지 조율할 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얼리 액세스 버전에서 저희가 조정해 둔 게임 난이도에 대한 피드백을 보고 최종 밸런싱 방향성을 결정하려고 한다. 특히 최종 난이도인 '파멸'은 과연 유저 분들에게 '절망'보다 높은 난이도에 대한 니즈가 충분히 있으실지,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인지에 대해 신중히 살펴본 뒤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Q. 도트 그래픽으로 구성된 디자인이 특징인데, 그래픽 작업을 할 때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지?
A.
아무래도 가장 시간이 많이 들어간 부분은 배경 그래픽이다. 전반적인 세계관에 맞게 일관적으로 어두운 톤을 유지하면서도 전략 게임으로서 정체성을 위해 각 유닛 특징이나 전체적인 게임 상황 구성, 그리고 이동이 가능한지, 시야를 방해하는지, 상호작용이 가능한지 등 오브젝트 특징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수도원', '여관', '병영' 등 각 장소가 담고 있는 '중세 시대 느낌'과 '르모어 내러티브 설정'을 동시에 표현해야 했다.

사실 게임 플레이 특징 상 탑다운에 가까운 카메라 시점과 실내/실외가 동시에 표현되어야 하고, 화면 상 표현해야 하는 UI 성 정보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멋있는 표현'에만 집중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제약이 많은 프로젝트였다. 그런데도 널려져 있는 시체들이나 부러진 무기, 이교도들이 벌인 기괴한 '의식' 흔적 등 다양한 오브젝트들을 통해 게임 분위기를 충분히 표현해준 아트팀에 감사하고 있다.

Q. '르모어' 개발 과정 타임 라인(주요 수상 내역, 제목 변화 등 주요 사건에 의거)은?
A.
'- 2020.04 스튜디오 설립 및 로 개발 시작.
- 2020.09 <비포 더 던>으로 게임 명칭으로 BIC 출품
- 2020.11 컨셉 아트 Reddit r/pixelArt 채널 공개. 당시 5,400개 Upvote, 월간 3위로 큰 호응을 얻음.
- 2021.08 글로벌 인디게임 제작 경진대회 (GIGDC) 금상 수상
- 2022.02 블랙앵커 - 웹젠 <비포 더 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
- 2023.02 동명 게임 스팀 출시로 인해 게임 타이틀 명칭 변경 :
- 2023.06 STEAM NEXT FEST 참여, RPG 장르 동시 접속자 8위 기록
- 2023.09 Game Connection Europe 2023 Hardcore Game 부문 노미네이션
- 2023.10 EARLY ACCESS

Q. '추후 모바일 등의 플랫폼 확장 계획이 있는지, 초기에 PC로만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A.
일단은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적용할 필요 없이, '게임의 재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찾는 게 최우선이었다. 물론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신 유료 게임들이 있지만, 모바일 시장에서 전반적인 흐름과 기대치는 '서비스 지속성'이 보다 중요한 부분 유료 게임들에 쏠려 있다고 생각했다.

PC와 콘솔 중에서는, 아무래도 저희에게 익숙한 플랫폼이 PC이기도 했으며,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하드코어한 성격 인디 게임들을 선호하시는 유저 분들 역시 스팀(STEAM)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PC 시장에 훨씬 많이 계셨다. 스튜디오 설립 목표였던 '스스로 좋아하고, 잘 아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런 콘텐츠를 원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은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장기적으로는 게임패드 지원 및 스팀덱 호환을 지원하면서 스위치 버전을 출시하거나 iPad, 혹은 모바일 Paid App 버전으로도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 없지는 않다. 다만, 일단 당장은 스팀에서 콘텐츠 자체 완성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싶다.

Q. '르모어'를 기다리는 유저에게 한마디
A.
일단 최초 '비포 더 던' 공개 시절부터 기대와 응원을 보내 주셨던 분들께 깊은 감사와 함께,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시게 만들어 사과 말씀을 드린다. 또한, NEXT FEST에서 과분한 칭찬과 디테일한 피드백으로 큰 도움을 주셨던 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오랜 시간을 투자한만큼, 적어도 "유저로서 스스로 즐기고 싶은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만큼은 부끄러움이 없는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자부한다. 내부 개발팀 테스트에서나 비공개 테스트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에, 이제는 정말로 이 게임을 많은 분들이 함께 즐기실 수 있는지 최종 검증을 해봐야 할 때가 된 거 같다.

턴제 전술 장르를 즐기시는 분들은 물론이고, 유사한 게임 경험이 많지 않으시더라도 '전략/전술적으로 도전적인 난이도와 깊이감'에 거부감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느끼실 수 있다. 다소 매울 수는 있으나, 조금만 눈을 돌려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시면, 매운 맛 뒤에 숨어 있는 상쾌한 청량감을 함께 맛보실 수 있다.

기본적인 재미나 난도, 기타 게임 모든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을 환영하고 기다린다. 게임 큰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분들 피드백을 소화해 게임에 녹여내는 방식으로 개발 과정을 오랫동안 이어 왔기에, 얼리 액세스를 통해 그 과정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

완성도 높은 정식 버전으로 다시 한번 찾아 뵙기를 약속드린다.

겜툰 박해수 기자 caostra@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