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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을 추구하는 A급 게임, 지구방위군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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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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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4-05-04 오후 3:37: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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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코리아는 반다이 남코 산하 D3PUBLISHER(D3 퍼블리셔)가 개발한 '지구방위군 6'을 3월 14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5 및 윈도우 PC(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로,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정식 한국어 더빙과 자막을 제공한다.
'지구방위군' 시리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우주 생명체가 지구를 침략하는 상황에서 세계정부 산하 방위부대인 EDF(The Earth Defense Force)가 외계인 및 외계인이 조종하는 거대 괴수들과 싸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03년 첫 작품인 'THE 지구방위군'이 출시된 이후 20년 이상 유지된 장수 시리즈이기도 하다.
'지구방위군 6'은 2017년 12월 7일 출시(국내 정식 발매는 2018년 12월 11일)된 전작 '지구방위군 5'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사실상 공멸에 가까운 상태로 외계인을 몰아내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외계인이 지구에 남겨둔 생물병기가 인류 생존에 위협이 되며 이들을 박멸하기 위한 전쟁을 계속한다는 설정이다.
항상 열세에서 싸우던 전작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은 승리했음에도 사실상 멸망하기 직전이 되어버린 뒤 투쟁을 이어간다는 내용이기에 더더욱 스토리가 암울하다. 원래도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용기'가 주된 소재였던 시리즈이긴 하지만, 이번 작품은 더더욱 어두워진 스토리와 설정을 감상할 수 있다.
스테이지별 스토리 하나하나가 중요한 게임은 아니다. 유저는 스테이지별로 등장하는 연출이나 절망적인 무전 등을 감상하며 전체 스테이지에 걸쳐 EDF가 사투를 펼치는 내용을 직접 목도하게 된다.
게임 진행은 단순하다. 스테이지에 진입해 적을 처치하고, 적이 드롭하는 아이템을 수집하며 보스를 처치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수집한 아이템으로 장비를 다시 세팅한 뒤 다음 스테이지로 진입하는 방식이다. 때로는 아머 수치나 장비 강화를 위해 동일한 스테이지를 반복 플레이해야 하기도 한다.
외계인들이 지구에 흩뿌린 생물병기 대부분이 곤충이나 절지동물류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플레이는 수많은 적을 유저가 NPC 병력과 함께 물리치는 방식이 된다. 몰려드는 적을 정신없이 죽이다 보면 어느새 스테이지가 끝나있는 경우도 있었다. 복잡한 머릿속을 비운다는 느낌으로 플레이하면 좋다.
전작 '지구방위군 5'와 마찬가지로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병과는 별다른 특색은 없지만 화력이 뛰어나고 다루기 쉬운 레인저, 공중을 비행할 수 있지는 윙 다이버, 드론을 활용한 공중 지원이 특기인 에어 레이더, 강화 외골격을 통해 중화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펜서 총 4종류가 있다.
싱글 플레이에서는 주로 레인저를 사용하게 됐다. 윙 다이버는 비행시간이 제한되는 데다가 내구도가 지나치게 낮고, 에어 레이더는 기술이 쿨다운 상태일 때 지나치게 취약하며, 펜서는 이동속도가 느려 즉각적인 대응이 힘든 등 레인저를 제외한 나머지 병과들에 각자 하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레인저 이외 병과로는 정상적인 싱글 플레이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기존 시리즈와 비교하면 나은 편이긴 하지만, 일단 레인저로 숙련도를 쌓아야 다른 병과를 원활하게 다룰 수 있었다.
'지구방위군' 시리즈가 지금까지 그래왔듯 병과별 조작법이나 역할은 전작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지만, 설정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어떻게 변경됐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다. 무기 생산 체계가 초토화되며 레인저 역시 구형 무기를 발굴해 가며 사용하고, 공군이 사실상 궤멸하며 위성이나 고성능 폭격기를 통한 공중 지원이 불가능해진 에어 레이더는 드론을 주로 활용한다. 윙 다이버와 펜서 역시 디자인 측면에서 더 낡고 너덜너덜해졌다.
플레이스테이션 5가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4를 기반으로 출시된 만큼 전작과 비교해 그래픽 완성도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래픽 완성도를 보고 플레이하는 시리즈가 아닌 만큼 중요한 요소는 아니긴 하다.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라는 말은 어느 정도 향상된 점은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원래도 최적화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던 '지구방위군' 시리즈 최적화가 그래픽까지 개선되며 더 안 좋아졌다는 점인데, 적이 화면을 뒤덮을 정도로 많이 등장하는 게임 특성상 프레임레이트가 심각하게 저해되는 순간도 있었다.
또한 그래픽 향상이 주로 생물 관련 묘사에 치중돼 있는데, 이 때문에 특정 동물이나 곤충을 싫어하는 유저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거대한 곤충이나 절지동물이 다수 등장하고, 파충류나 양서류에서 모티브를 얻은 적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픽으로라도 이런 동물이나 곤충을 보고 싶지 않은 유저라면 게임 플레이가 버거울 수 있다.
'지구방위군'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B급 감성, 특히 70~80년대 일본 특수촬영물(특촬물) 감성을 재현하는 걸 표방하는 시리즈다. 간단한 게임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심플 2000' 시리즈 일환으로 출시된 2003년부터 별도 시리즈로 독립된 이후 지금까지 작품들이 모두 그렇다.
예컨대 고전 특수촬영물들을 오늘날 다시 감상하면 연출이나 대사 등이 유치하거나 과장되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지구방위군'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지구방위군 6' 역시 이러한 요소를 잘 살렸다. 다르게 말하자면, 소위 '오글거리는' 감성을 견디지 못하는 유저라면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하지만 B급 감성을 추구한다고 해서 게임성까지 B급인 건 아니다. 수없이 몰려나오는 적에게 무기를 난사하는 건 생각보다 재미있는 일이었고, 병과별 특징을 최대한 살려가며 적을 압도할 때는 쾌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같은 스테이지라도 다른 난도로 도전했을 때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즉, 전체적으로는 B급 감성을 추구하는 A급 게임 정도는 된다는 뜻이다. 소위 말하는 'AAA급 게임'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B급 감성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시간을 들여 플레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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