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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19화- 그 개발사와 그 퍼블리셔의 사정

작성자 :	등록일 : 2011-06-10 오후 1:45:11

이제는 퍼블리셔와 개발사라는 분담(?)은 업계에서 전혀 생소하지 않은 구조가 되었다. 영화나 드라마 등과는 달리 제작사와 배급사라는 부분이 모호했던 과거와는 완벽히 다른 시장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물론 10여 년 전,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가 태동하기 전에는 퍼블리셔라는 개념이 없었다. 시장 규모 자체가 형성이 되지 않았고, 다른 회사가 개발한 게임을 자신들이 서비스해야 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시기였다고나 할까.

그러나 온라인 게임시장이 돈이 되고 많은 숫자의 온라인 게임 회사들, 그리고 그 안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자신들의 힘으로 개발은 가능하되 서비스까지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게임 회사들의 웰메이드 게임들을 사다가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파트너십을 맺은 개발사들의 게임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그 게임을 서비스 한 회사 역시 돈을 벌기 시작하며 또한 못지않은 명성도 얻게 되고 그만큼 서비스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온라인 게임 사업은 개발에서 ‘서비스’로 포커스가 옮겨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퍼블리싱이 온라인 게임 회사들의 중요한 하나의 사업 전략으로 자리를 굳혀 가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그 게임을 만든 개발사와의 트러블이 주를 이뤘다. 그 어떤 파트너들보다 더욱 돈독해야 하고 가까워야 하는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게임의 개발 못지않게 서비스가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시장에서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충돌은 ‘각자의 사정’을 안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회사가 되지 않고서는-아니 어쩌면 한 회사로 합쳐진다고 하더라도-이들의 갈등은 종국에는 피하지 못하는 사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각자의 사정을 안고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야 하는 것일까. 그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게임업계는 국내 최고의 FPS게임인 서든어택을 둘러싸고 엄청난 화제를 뿌렸다. 그 과정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입이 아플 정도로 그들의 폭로전은 연일 핫이슈로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CJ E&M의 ‘포문’으로 시작한 이 진흙탕 먼치킨 게임은 결국 CJ E&M의 수장이 사임을 하고 서든어택의 재계약 결렬로 마무리되는 듯하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것은 게임 개발 사업군과 퍼블리싱 사업군이 확연하게 갈려져 있는 국내 게임 시장의 폭탄이 다시 한 번 터졌다는 것에 있다. 이런 사례가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다.

과거부터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충돌은 게임의 흥행의 여부에 국한되지 않았다. 게임이 엄청나게 흥행을 해도 재계약 문제 때문에 트러블을 일으켰고, 게임이 흥행하지 않으면 그거대로 트러블을 일으켰다. 문제는 이런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극한 감정적인 대립이 해당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가 나올 때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트러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들 ‘입을 모으고 있다고’한다(대체 누가 어디서 어떻게 입을 모으는지는 모르겠다. 워낙 ‘익명요구 관계자’가 많은 게임업계이기에). 틀린 말은 아니다. 누구보다 가까워야 하는 파트너십을 맺어야 하는, ‘부부관계’같아야 하는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게임의 흥행과 성공’이라는 화려한 빛 뒤로 암투를 펼치는 관계로 종국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 돈독해 보였던 지난 한 때. 하지만 그들은 한 쪽에서 ‘폭로’를 시작하자 반박했고, 그 반박에 반박을 또 했으며, 반박에 반박을 거듭하며 소모전 끝에 감정만 상하게 됐다. 누가 먼저, 누가 잘못했는가를 떠나 무엇이 중요하고 핵심인 것인가가 빠져 있는 폭로와 감정싸움이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원래 퍼블리셔에게 도움을 청하는 영세 개발사들은 지금과 같이 ‘자신들의 사정’을 토로할 만큼의 위치가 되지 않았다. 생각해 보라. 자금력이 풍부한 개발사라면 굳이 퍼블리셔를 통해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서비스할 필요가 있겠는가? 때문에 신생 개발업체나 영세 개발업체들은 오랫동안 자신들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만든 자식과도 같은 게임을 세상에 내 놓기 위해 퍼블리셔를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위치인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기에 개발사들은 지금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조건을 제시받고도 어쩔 수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거의 ‘노예계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서비스를 했던 것이다. 물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퍼블리셔를 주로 하는 게임사들의 숫자, 그리고 종합 게임포털들의 숫자가 굉장히 많아지면서 그런 계약 조건은 상상도 할 수 없어졌지만, 애초부터 이런 ‘불공정 관계’에서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가 맺어지다 보니 이해관계의 정립이 애초부터 생겨나지 못했던 것이다.

퍼블리셔들이 게임을 가지고 오는 방법은 예전보다 상당히 다양화되었다. 신생 개발사가 만들어 낸 게임이 업계 사이에서 재미있다, 혹은 가능성이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 대형 퍼블리셔들, 대형 게임포털들은 그 회사를 개발 스튜디오 방식으로 자사에 편입시키는 방식을 쓰기도 하며, 소형 개발사의 주식을 매입해 역시 자사에 편입시켜 게임을 개발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 ‘한 회사’가 된다고 해도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트러블을 없애는 방법이 될 수는 없었다. 난 자식은 어디나 티가 남는 법. 게임이 인기가 있다면 계속해서 자사 내 개발 스튜디오가 되어서 다른 게임 개발을 할 수 있는 반면, 인기가 없다면 곧바로 내쳐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과거 네오위즈가 요구르팅이라는 게임을 퍼블리싱하며 개발사를 인수했지만, 흥행에 실패하자 결국 상당한 양의 시세차익을 감수하면서 퇴출을 시켰던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좋은 예도 있다. 넥슨과 데브캣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경쟁이 매우 과도화 되어 있는 현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 상황에서는 쉽사리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아주 예전부터 꾸준하게 업계와 시장 입장에서 ‘궁극적 해결 방법’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문제인 것이다.

분명 게임포털 비즈니스는 굉장히 어려운 사업이다. 엄청난 자금력과 브랜드 네임 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마저 게임포털 사업에 손을 댔지만 고전을 면치 못한 채 게임포털 사업은 사실상 성공을 하지 못했다. 때문에 전력을 다해 유수의 게임들을 영입, 포털사업과 퍼블리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이해할만 하다. 과거보다 훨씬 과도화 된 경쟁에서 게임 배급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분명 신중해야만 한다. 또, 과감한 투자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자금력 때문에 자식과도 같은 완성된 게임을 다른 서비스사에 넘기고 고생을 한 직원들을 생각해 퍼블리싱 계약에 도장을 찍은 개발사 대표들을 생각해서는 퍼블리셔들 역시 어느 하나 소홀하게 운영하거나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것이 이치다. 또, 개발사 또한 게임이 성공해 과거와 달라진 위상을 앞세워 초심을 잃고 향후 미래의 높아진 성공적 대우만을 위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게임포털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부상되면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형 게임포털들이 경쟁을 하면서 많은 게임들을 자신들의 라인업에 추가하는 것도 이런 문제를 일으키게 만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 중에서 인기가 없거나 매출에 부진한 게임들은 자연스럽게 게임포털을 운영하고 있는 퍼블리셔의 눈 밖으로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은 각 포털의 주력작이 하나로 계속해서 굳혀져 가는 상황에서, 또 퍼블리셔들의 욕심에 비례해서 계속해서 커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 이제는 넥슨의 자회사가 된 게임하이. 2010년 5월에 넥슨은 게임하이를 인수했다. 그 이후부터 서든어택에 대한 재계약과 서든어택2의 판권까지 보유한 CJ와의 관계 정립이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를 다시 한 번 더 보여주는 씁쓸한 전철이 되었다.

2007년의 재미인터렉티브와 CCR의 법정분쟁 사례는 개발사들의 적은 운신의 폭을 단편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2007년 5월, 이네트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 트라비아를 퍼블리싱한 CCR은 이네트를 인수한 재미인터렉티브를 상대로 계약위반 소송을 냈다. 이네트가 재미인터렉티브에 인수가 되면서 트라비아의 업데이트와 서비스권을 넘겼던 것이다. 여기에 CCR이 발끈하고 나서 법정 소송에 나섰던 것이다.

당시 개발사였던 이네트측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라고 항변했다. 퍼블리셔인 CCR이 자사 개발작인 RF온라인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트라비아의 마케팅이나 수익활동을 적게 했고, 개발사 입장에서는 퍼블리셔가 자신들의 게임에 신경을 써 주지 않는 상황에 줄어드는 매출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는 얘기였다. 어쩔 수 없이 재미인터렉티브에 인수가 되면서 자체 서비스를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는 것.

이 사례가 재미있는 것은 CCR쪽에서 먼저 법정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정 소송을 먼저 시작한 것은 바로 2006년 4월 독립 분리된 이네트쪽이었다. 이네트는 재미인터렉티브에서 다시 독립 분리되면서 CCR에 미지급된 수익분에 대한 보상을 주장하려 했고(자금적인 압박이 상당히 컸다는 후문이다) CCR은 당시 모회사였던 재미인터렉티브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 그러니까 영세 개발사가 낮은 계약금과 터무니없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했던 때만 생각하고 변화된 환경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몇 몇 대형 퍼블리셔들의 태도들부터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대로 이런 악재 속에서 개발사들은 ‘얕보여서는 안 된다’라든가, 혹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거나 인기 게임의 재계약 시 무리한 대우를 요구하는 일들도 빈번해졌다. 대형 퍼블리셔에 재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서비스사 입장에서 여러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최근에는 게임 하나를 런칭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뒤따르는 만큼 투자에 대한 대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각자의 사정을 안고는 있지만 구조적으로 퍼블리셔와 개발사를 ‘중재’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원초적으로 개발사들의 자체적인 서비스 사례가 새로운 성공사례가 되든, 되지 않던 그 여부를 떠나 개발사와 퍼블리셔간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되지 않는다. 몇몇 회사들의 사례처럼 모든 개발사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자체 서비스를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이들도 만약 다수의 게임들을 퍼블리싱 할 경우 자신들이 다른 퍼블리셔들과 갈등을 겪었던 것과 같은 종류의 갈등을 겪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아니꼬워서 우리 손으로 직접 서비스하겠다’정도는 되겠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 회피는 되지만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온라인게임 시장 초기처럼 게임사가 자사의 게임을 직접 개발, 서비스하는 모델이 더욱 증가하는 편이 가장 좋다. 파트너십이 아무리 돈독하더라도, 관계를 아무리 좋게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직접 만든 게임을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신들의 게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이 서비스를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급자족’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중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퍼블리셔와 개발사들의 관계인 것이다.

또, 분명 퍼블리싱 시스템이라는 것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지에 묻혀 있는 게임들의 발굴을 위한 훌륭한 방법론이 되기도 하며, 역량 있는 개발사를 한 단계 발전시켜 업계 허리를 든든하게 만들기도 한다. 퍼블리셔가 역량을 키우고 국내시장에 뿌리를 둔 실력 있는 개발사들을 발굴, 성장가도를 이어갈 경우 전체 시장의 파이와 산업의 성장 동력을 키울 수 있다.

△ 서든어택의 자유게시판에는 현재 게임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유저들의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막 서든어택을 시작한 유저부터 3년 동안 100만원을 넘게 썼다는 코어 유저까지, 그들은 현재 유저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모두 궁극적으로 ‘유저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그러나 그 반대가 된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트러블이 생기고 그 관계에 금이 간다. 그렇게 된다면 그 피해는 게임의 유저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문제는 바로 이것, ‘둘이 박 터지게 싸우는 사이 피해는 유저들에게 가게 된다’라는 점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은 각자 다 한 번씩 게임 개발사, 혹은 저작권자로써 퍼블리셔에게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 중국 퍼블리셔와의 계약을 통해서였다. ‘입장이 바뀌어 본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과거 한빛소프트는 더나인과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지만 현지 법을 등에 업은 더나인의 ‘버티기’로 계약금 등을 받지 못했고, WOW의 현지 서비스 성공으로 나스닥까지 상장한 더나인은 상당한 자금력으로 국내 유수의 대표 온라인 게임들을 사들인 더나인은 한빛 뿐만 아니라 많은 게임들을 대상으로도 이런 배짱을 부렸다.

사실 당시 더나인이 서비스한 게임들 중 중국 현지에서 제대로 수익을 내는 게임은 거의 없었다. 때문에 더나인은 한국서 들여 온 게임들을 ‘눈 밖으로 낸’것이다. 이런 과정은 국내 대형 게임포털들이 행동과 다를 바가 없었다. 또, 더나인은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 게임판권을 사들여 중국 내 기존게임과 경쟁하는 것을 사전에 저가에 막는 판단을 했다. 중국은 실제 게임 서비스가 이뤄지면서 비로소 계약금이 지급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판권을 사들인 후에도 서비스를 미루면 계약금 지급은 기약 없이 미룰 수 없다는 점을 악용했던 것이다.

물론 한빛소프트와 더나인은 협의 끝에 더나인측에서 조속히 계약금을 지불하겠다는 답변을 함으로써 문제가 일단락되었지만, 이 경우는 국내 개발사들이 현지 퍼블리셔들에게서 찬밥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었다.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이 개발한 게임들 역시 해외에서는 개발사의 입장에서 푸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마치 자신들이 국내 인기 없는 개발사들의 게임에 대한 운영에 소홀했던 것처럼 말이다.

최근 서든어택을 둘러싼 재계약 사태가 결국 결렬로 매듭지어지고 서비스사가 넥슨으로 결정되면서 이제는 유저 DB가 어떻게 처리되는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J E&M측은 애초 게임하이와 넥슨 측에 “재계약이 결렬될 경우 6개월이라는 유예기간을 준다면 그 이후 아무런 조건 없이 유저 DB를 넘기겠다. 하지만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유저 DB이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었다. 물론, 이 조건에 대해 넥슨과 게임하이 측이 “6개월 내에 유저들을 빼돌리려는 것”이라며 반발하며 유예기간을 받아들이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폭로전은 유저 DB라는 ‘인질’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과거 유저 DB를 둘러싼 인기 게임의 재계약 문제가 항상 화두가 되었던 것처럼 결국 이들의 트러블은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가게 된다. 이미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할 때부터 유저 DB가 이전되지 않을 경우에 대해 걱정을 하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과정에서 게임하이측이 서버 접속을 하지 못하게 CJ가 막아놓는 바람에 게임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위급상황 대처가 되지 않는 등 유저들은 현재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 재계약이 결렬되고 난 뒤 넥슨은 지난 8일 넥슨 측으로 유저들이 이동하는 방법을 공지하고 관련 이벤트를 실시했다. 유저들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스크린샷을 찍어 관련 홈페이지로 들어가 스크린샷 업로드를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서든어택이라는 게임은 유저들의 커뮤니티 때문에 국내 최고의 게임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 버그도 많고 핵도 많았으며, 엄밀히 말해 FPS로써 결점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게임이다. 하지만 유저들은 캐주얼성과 구매력을 발휘한 게임에 충성도를 높였고, 지금까지 그 호응은 이어져 왔다. 이런 유저들을 제쳐놓고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각자의 사정 때문에 결코 양보는 있을 수 없다며 으르렁거리고 있다.

시장 전체의 문제 등을 떠나서,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현재 이들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개발사와 퍼블리셔간의 근본적인 관계의 이해 정립이다. 국내 퍼블리셔들과 개발사간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데 해외에서의 사업인들 원활하게 진행이 되겠는가.

마지막으로 한 가지 사례를 들어 보겠다. 2006년 4월,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스포츠 온라인게임인 프리스타일을 서비스하던 KTH는 4월 30일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발 빠르게 그들의 DB를 개발사인 JC엔터테인먼트에 넘겨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혹시나 시기에 맞춰 이전을 못한 유저들이 있을까봐 2차, 3차에 걸쳐서 추가 이전 작업을 계속 진행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분주하게 움직여 그 어떤 트러블이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유저 DB를 ‘인질’과 같이 취급하는, 그리고 그것이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이해관계에서 큰 ‘무기’가 되는 것처럼 여기는 세태와는 분명 다른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것을 두고, 한 업체 관계자는 “반은 순수했고, 반은 너무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라고 농담 섞인 말을 한 뒤 “JC와 KTH사이에 계약 만료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단적으로 이들의 관계가 어땠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상적이지 않은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저들이 원하는 것, 그리고 시장이 원하는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관계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