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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왜+] 왜, 플래피버드는 서비스를 종료했을까
작성자 : 등록일 : 2014-02-18 오후 1:57:44


크리에이터 집단, 혹은 개인이 유, 무형의 무언가를 창조해서 만들어 내는 일은 사실 궁극적으로는 ‘돈을 바라보고서’해서는 안 되는 것이 사실이다. 애플의 저 유명한 스티브 잡스가 입버릇처럼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혁신과 혁명, 새로운 세상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집중시켜 뭔가를 만들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와 명예는 따라오게 되어 있다.

이상론적인 이야기지만, 지금까지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을 놀라게 해 왔던 많은 것들은 그렇게 세상의 빛을 봐 왔다. ‘돈을 벌기 위함’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꿈’, 그것이 크리에이터가 지향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장 중요시하는 게임 또한 마찬가지다.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들도 적지 않다. 세상을 놀라게 하기 위한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돈을 목적으로 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거나 현재 메이저 대열에 올라선 게임사들의 시작들이 대부분 돈 하나 없었던 벤처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돈이 있어야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킬 수 있다’라는 말은 통용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성공의 담보’가 보장되는 현재에 이르러서는, 창작자가 창의력을 발휘해 성공할 수 있는 확률과 받을 수 있는 성공의 결과물의 크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하지만, 인디 게임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게임이 수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어 자연스럽게 부를 축적하게 된 경우를 부정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하고 자의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전대미문의 이유로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것에 단연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베트남의 한 젊은 게임 개발자가 만든 플래피버드(Flappy Bird)는, 그렇게 많은 이들의 아쉬움 속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렇다면 왜, 플래피버드는 많은 인기를 뒤로하고 서비스를 종료했을까. 그리고 왜, 그의 용단과 국내의 게임 업계의 상황을 반추(反芻)해야 하는 것일까.



지난 2월 10일 미국의 저명한 시사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의 인터뷰에는 많이 생소한 한 동양인의 인터뷰가 실렸다. 그는 베트남 국적의 1인 게임 개발자인 동 응웬(29)이라는 사람이었다. 인터뷰의 내용인 즉슨, 하루 5만 달러(한화 약 5300만원)이라는 광고 수익을 낳고 있던 플래피버드라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앱스토어를 통해 시장에 등재된 플래피버드는 출시 당시에는 그다지 큰 인기를 얻은 게임은 아니었다. 다른 싱글코어 게임들에 밀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해를 넘겨 유투브 구독자 1위의 게임 리뷰 채널 퓨디파이(Pew Die Pie)가 좋아하는 게임으로 플래피버드를 소개하며 단번에 앱스토어 인기 순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부터 플래피버드의 인기 고공 행진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는데, 세계적인 게임 리뷰 채널의 힘을 얻은 플래피버드는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 각국의 어플리케이션 마켓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 베트남의 1인 개발자가 만들어 낸 스마트폰 게임은 열병처럼 전 세계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이내, 이 게임은 다운로드가 불가능한 게임으로 바뀌었다. 개발자 스스로가 자신의 양심에 어긋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며 다운로드 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플래피버드 열풍은 짧은 기간에 열병처럼 번져나갔다. 마치 과거 테스스타들과 유명인들이 테트리스 점수를 겨루는 듯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잉글랜드의 프로축구팀 아스널FC의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치에스니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최고 기록이라며 282점을 득점한 사진을 올리기도 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무료 어플리케이션 1위를 차지한 플래피버드는 개발자인 동 응웬에게 하루 5만 달러의 광고 수익을 안겨주었다. 특히 플래피버드의 인기로 인해 그가 만든 다른 게임들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는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는데, 그가 만든 다른 스마트폰 게임들인 닌자어설트(Ninjas Assault)와 드롭릿 셔플(Droplet Shuffle)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게 2014년 전 세계 게임 시장의 초반을 강타한 최고의 ‘원더 히트 상품’이 될 것으로 보였던 플래피버드는, 그러나 동 응웬이 지난 9일 갑자기 플래피버드의 게임 다운로드 종료를 선언하면서 쾌진격을 멈추고 말았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포기한 순간이었다.



플래피버드의 다운로드 종료를 선언한 이유는 “이 게임에 대한 중독성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유저들이 게임에 너무 많은 몰입을 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생각해 스스로 게임에 대한 판매(무료이긴 했지만)를 철회한 것이었다.

실제로 플래피버드의 중독성은 전 세계 게이머들을 매료시키고 있었다.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있는 댓글 중에는 "게임을 다운로드 받으면서 영혼을 사탄에게 판 것 같다”는 글도 있었으니, 이 게임에 대한 중독성이 어느 정도로 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었다.

단숨에 하루에 수만 달러의 수익을 포기한 1인 개발자로 화제가 된 동 응웬은 트위터를 통해 다운로드 종료 선언을 한 다음 날인 지난 10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몇 시간 동안 이 게임을 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며 "잠깐씩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만든 게임이 과도한 중독성으로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나는 한가한 시간에 게임을 개발하는 걸 즐기는데, 플래피버드가 내 라이프 스타일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게임을 개발한 뒤 쏟아지는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너무 바쁘게 바꾸는 것이 싫다는 것이다. 그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데, 인터뷰를 통해 “엄청나게 불편했으며,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라는 말로 현재의 유명세가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신변의 문제로 인해 게임의 다운로드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동 응웬이 궁극적으로 우려한 것은 자신의 게임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이들을 중독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플래피버드를 개발하는 데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동 응웬은 ‘순수하고 간단한’게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간편하고 캐주얼하게 게임을 즐기기를 바랐던 것. 그러나 그런 매력이 오히려 많은 이들을 자극시켰고, 결국 개발자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면, 개발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창작물이 인기를 얻는 것을 기뻐하지 않을 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세간의 주목을 받고 많은 인기를 얻는 것을 감사해야 하는 것이 맞는 이치다. 더욱이 1인 개발자에게 꿈과 같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동 응웬은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게임에 과몰입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했다. 한 마디로 ‘비정상적인’반응이었던 것이다.

과연, 이것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



월스트리트저널은 플래피버드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 이유로 화려한 그래픽과 복잡한 게임성을 갖추지 않고 무겁지 않은 게임 용량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을 꼽았다. 최근의 세태에 맞지 않는 단순미가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게임이 있다. 아직 코어 게임들이 자리를 잡기 전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최고의 히트작이 된 애니팡 시리즈다.

귀여운 동물 캐릭터와 간단한 퍼즐로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 구성을 택한 애니팡은 그 열기가 후속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약 국민 게임이 되어 하트를 주고받는 것이 사회적인 이슈가 될 정도로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킨 애니팡의 인기는 얼마 전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등장한 애니팡2로까지 이어져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화 되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전작 못지않은 애니팡2의 인기로 인해 게임을 개발한 선데이토즈의 주식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고, 매출 또한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 애니팡2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에게 선택을 받고 많은 수익을 안겨다 주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까. ‘성공’만이 절대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들 잘 알고 있지 않을까.


그러나 전작에 이어 애니팡2는 해외 유명 게임인 캔디크러시사가의 포맷을 그대로 모방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표면과는 다른 어두운 이면이 존재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표절에 대한 비난과 이에 대한 해명 요구에 개발사인 선데이토즈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에서, 전작에 이어 애니팡2는 게임의 재미에 이끌리고 전작에 이어 익숙한 캐릭터성과 브랜드 네임에 끌린 유저들의 선택을 받으며 선데이토즈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런 아이러니함 속에서 전문가들은 애니팡2가 1인 개발자에 불과한 플래피버드의 동 응웬의 생각과 마인드를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신이 바라고 있었던 게임의 이상이 변질되고 그로 인해 게이머들이 부정적인 과몰입을 하기 시작하자 이런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이득을 과감히 버리고 소신을 지키는 모습은 표절 시비에 굳게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거대한 수익을 거두는 선데이토즈가 분명 ‘배워야 할 점’이라는 것이다.

동 응웬은 플래피버드 게임의 개발과 흥행을 통해 얻은 유일한 것은 "더 많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자유와 자신감"이라고 밝혔다. 성공을 했고 그로 인해 돈을 벌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발판이 되었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꿈을 실체시키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는 개발자들이 가장 원하는 바를 얻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창작물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있어서, 무한한 상상력의 구체화와 즐기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에 중독시키는 것은 죄가 되지 않지만, ‘지켜야 할 양심’이라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게임으로 하여금 부정적인 인식과 생각을 심어주게 만드는 것들은 이에 모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동 응웬은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그것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었던 개발자의 양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결국 다운로드의 종료를 선언했다. 더 많은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초심과 양심을 선택한 것이다.

선데이토즈와 애니팡2를 만든 개발자들은 이 순간에도 부를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초심과 양심을 지켰다고 할 수 있을까. 다른 누군가가 지적하기 이전에, 자신들이 그 답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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