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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NDC 2025]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표 “글로벌 기회의 문 뚫어야”

작성자 :	등록일 : 2025-06-24 오후 12:50:30

넥슨은 6월 24일 국내 최대 게임 산업 지식 공유 콘퍼런스 ‘2025년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를 개최했다. 넥슨 판교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6월 26일까지 열린다. 총 10개 분야 49개 세션을 통해 여러 가지 게임 산업 관련 경험을 나눈다.

‘NDC’는 넥슨이 각종 프로젝트로 얻은 경험을 공유하는 사내 행사에서 비롯된 콘퍼런스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오프라인으로 열다가 코로나19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전환, 2023년과 2024년은 비공개로 운영했다. 이번에 6년 만에 오프라인 공개 개최하게 됐다.

‘2025 NDC’는 넥슨이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게임 산업 상생 가능성을 찾고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열었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생중계도 병행한다. 게임기획, 프로그래밍, 비주얼아트&사운드, 프로덕션&운영, 사업&경영관리, 데이터분석, 블록체인, 인공지능, 커리어, IP(지식재산권) 등 10개 분야에서 49개 강연이 진행된다.

기조강연(키노트)은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표(넥슨 개발부사장)가 맡았다. 강연에 따르면 게임 업계는 과거 개척·확장 시대를 거쳐 왔다. 미개척지였던 초창기 게임 시장은 로컬 기업들이 저마다 시장을 차지했던 시대다. 문화적·제도적·경제적 요인으로 다른 지역 시장에 파고 들어가는 일도 드물었다.

서로 간 경쟁은 치열하지 않았지만, 신시장 개척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선도 기업들이 있었다. 개척에 성공한 기업들은 빅 플레이어가 되고 이후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에 섰다.

현재는 정체에 빠진 시장이다. 정체에 빠진 상황은 PC방 순위와 스팀(Steam) 순위를 보면 알 수 있다. 출시 연도를 보면 5년, 10년 이상 서비스한 장수 타이틀이 여전히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도 마찬가지다. 월 매출 20위 내 신규 진입 타이틀 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 앱 시장에서 게임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숏폼, OTT, 데이팅 앱 등이 강력한 경쟁자다.

패키지 게임 시장은 한정된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타 게임 시장보다는 수월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개발 비용이 폭증하고 있다. 탑급 타이틀 개발비는 이미 1조를 돌파했고 치솟는 개발비에 전통적인 강자도 1~2개 게임만 실패하면 휘청거리게 된다.

각 기업은 서로가 서로 영역을 넘보고 있다. 싱글 플레이 게임이 라이브 서비스를 넘보고 내수형 게임에서 벗어나 글로벌 타깃 게임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과감하게 밖으로 나가는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가 작은 회사는 좋은 아이디어로 소규모 에지에 베팅해 성공은 노릴 수 있으나 큰 회사는 그런 방식으로는 몸집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빅 게임으로 승부해야 한다. 빅 게임은 대작과는 다른 의미다.

관련해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표는 “빅 게임은 글로벌 시장 기존 강자들과 대등한 퀄리티·사이즈를 가진, 이길 수 있는 타이틀이다”라며 “중국·동유럽 회사는 이미 승부를 시작해 성과를 내고 있는데, 우리는 한 발 늦은 감이 있으나 아직 해볼 만한 여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용현 대표는 “한국은 실리콘 밸리처럼 고비용 구조가 아니고 서구·동구권 대비 라이브 서비스 경험이 풍부하다”라며 “K-컬처가 글로벌하게 유행 중이고 빅 게임을 만드는 경험도 차차 쌓아가고 있으나 몇 년 후에는 비용은 커지고 유행도 끝나면서 훨씬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용현 대표는 “그래서 기회의 문을 열 시간은 앞으로 수년뿐이라 보고, 우리 기준 대작이 아니라 낯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빅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20년 넘게 만든 게임 경험으로 헤쳐 나가기 쉽지 않고 새로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라고 역설했다.

강연 중 박용현 대표는 우리가 해외 게임 시장 진출 때 맞닥뜨린 새로운 문제로 ‘게임 판매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우리가 잘 아는 우리 방식은 사전등록, 캐릭터 선점, 론칭 3개 이벤트 축으로 진행하는 마케팅이고 그전까지는 개발 중인 게임 장면을 공개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글로벌은 다르다. 훨씬 이른 시점에 게임을 공개한다. 수년 뒤에 나올 게임임에도 먼저 영상을 공개하고 매년 새로운 정보를 내놓는 식이다. 심지어 개발 규모가 작은 게임들도 출시 1년 전부터 트레일러를 공개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장기 브랜딩은 글로벌 게임 시장 표준이다. 게임 플레이는 첫 트레일러에서부터 공개한다. 다만, 이렇게 이른 시점에 게임을 공개하는 일은 개발 쪽에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바뀔 수 있고 이른 단계에서는 볼만하지 않은 게임일 수 있어서다. 다만, 영상에서는 예쁘게 보이도록 꾸민다.

이에 대해 박용현 대표는 “우리는 퀄리티가 오를 때까지 개발에만 전념하는 방식을 쓰는데, 출시일이 잡히면 실제 게임으로 트레일러를 만드는 게 개발 입장에서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라며 “이런 방식은 짧은 시간에 물량을 쏟아내 폭발적으로 노출을 할 수 있는 마케팅 효율이 좋은 한국이라 가능한 방식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박용현 대표는 “하지만 글로벌은 상황이 다른데, 사람이 많고 땅이 넓어 사람들이 흩어져 있어서 출시 전부터 트레일러로 게임을 알려야 한다”라며 “각종 준비로 개발이 늦어지는 게 게임이 덜 알려져 안 팔리는 상황이 오는 일보다는 낫다”라고 전했다.

계속해서 박용현 대표는 “우리도 글로벌 시장 경쟁자들처럼 우리가 가진 경험을 토대로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유저 입장과 개발자 입장 간 퀄리티 기준 차이, 기존 개발 경험이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또한, 글로벌 AAA 게임은 콘텐츠 양도 차원이 다르고 이를 위해 해외 게임사는 인력을 수천 명 단위로 늘리기도 한다”라고 경험을 나눴다.

막바지에 박용현 대표는 우리가 발견한 문제들을 ‘노운 언노운(Known Unknowns)’로 언급했다. 존재조차 모르는 문제들인 ‘언노운 언노운(Unknown Unknowns)’를 더 무서운 문제로 꼽았다. 다만, ‘언노운 언노운’은 많은 경쟁자들이 우리보다 앞서 마주했으므로, 후발 주자인 우리는 보다 효율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점으로 들었다.

끝으로 박용현 대표는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의 문이 열려 있고, 기회의 문이 닫히기 전에 빅 게임으로 시장을 뚫어야 한다”라며 “이런 시기이기 때문에 이번 ‘NDC’가 더 중요한 자리라 생각하고, 서로 많이 배우고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겜툰 박해수 기자 caostra@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