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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NDC 2025] 시프트업 유형석 디렉터 “사업성 보다는 유저 애정에 기반한 게임을”

작성자 :	등록일 : 2025-06-25 오후 3:59:48

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게임 산업 지식 공유 콘퍼런스 '2025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 2025)가 6월 24일 개막했다.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 간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 및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다.

시프트업 유형석 디렉터는 '<승리의 여신: 니케>의 성공적인 IP 구축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시프트업 대표작인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 개발 및 서비스 중 발생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시프트업이 '니케' IP를 어떻게 관리하고 확장해 왔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내용이 담겼다.

'니케'는 IP 확장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는 굿즈 전개다. 굿즈 전개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굿즈에 대한 이해도다. 유통 경로, 제작, 판매까지 모두 원활히 진행하려면 관련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형석 디렉터는 여러 굿즈 유형을 라이트, 미들, 헤비로 분류했다. 라이트 굿즈는 포토 카드나 캔뱃지, 아크릴 스탠드 등 범용성이 높고 수요가 많은 일종의 '필수 굿즈'다. 제작에 필요한 기간도 짧고 제작 자체도 수월해 생산 리스크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해당 상품 비율이 너무 높으면 오프라인 행사장 구성이 매우 빈약해 보인다는 문제가 있다.

미들 굿즈는 데스크패드, 머그컵, 음반, 키캡 등을 말한다. 제작 난도가 높으나 그만큼 가격도 높은 편인 굿즈들이다. 해당 굿즈 풀을 갖추는 것 만으로도 오프라인 행사나 팝업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다. 비중은 라이트 굿즈보다 많지 않은게 좋다.

헤비 굿즈는 일종의 하이라이트 상품이다. 제작 기간과 난도가 높아 희소가치가 높은 상품이 주로 여기에 분류된다. 한정 굿즈 세트나 피규어, LP 플레이어 등이다. 해당 행사를 상징하는 굿즈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행사 마다 헤비 굿즈를 변경하는 것으로 행사를 다회 운영하는 원동력이 되어줄 수 있다. 유형석 디렉터는 전체 스토어에서 헤비 굿즈 비율은 약 10% 가량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고 분석했다.

특수한 상황에서는 미들 굿즈가 헤비 굿즈 역할을 일부 가져갈 수 있다. 대표적으로 '니케' 아크릴 디오라마가 있다. 아크릴 스탠드 다수를 배치해 인게임 장면을 재현할 수 있는 굿즈로, 굿즈 라인업을 더 풍성해보일 수 있게 해 유저들에게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또 다른 특수 사례로는 디렉터 이미지가 담긴 캔뱃지가 있다. 상품 기획 과정에서 디렉터 본인이 수 차례 거절했으나, 에이전시의 설득 끝에 제작되었다. 모든 캔뱃지 중 가장 먼저 품절된 굿즈로, 일종의 밈이나 인게임 뽑기 운을 위한 부적 용도로 구매되었다고 추측되고 있다.

국가별로 굿즈 구매 행태에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동일한 캐릭터 굿즈 다수를 가방에 장식하는 '이타백' 문화가 있어 특정 라이트 굿즈의 재판매율이 매우 높은 경우가 있다.

시장별 굿즈 출시 캐릭터 선정은 주로 인기도에 비례해 이뤄진다. 인기도가 낮은 캐릭터는 디렉터가 특별히 신경쓰지 않는 이상 굿즈가 생산될 일이 드물어 개발진이 신경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캐릭터에 대한 수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음으로, 해당 굿즈 판매 시점에서의 특수성이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유형석 디렉터는 다양한 리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권장했다. 굿즈 종류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리소스를 활용한다면 희소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탠딩이나 스킬 컷신, 배틀모션 등 기존 리소스에 더해 신규 리소스를 투입해 다양한 굿즈에 활용하는 게 좋다. 단, 유형석 디렉터에 따르면 신규 리소스를 제작할 경우 캐릭터 본연의 서사를 최대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오프라인 행사는 권역별 문화나 특성이 강하게 반영되는 편이다. 예컨대 일본은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시장 성숙도가 높은 장소로, IP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에이전시만 찾아도 크고 작은 오프라인 행사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팝업 스토어 뿐만 아니라 낭독회나 팬미팅, 연극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 만큼 다양한 서브컬쳐 행사 들 사이에서 눈에 띄기 위해 특정한 테마나 컨셉을 잡아 진행하는 편이 좋다.

한국 시장은 일본 시장과 비교해 서브컬쳐 행사 성숙도가 낮은 편이며, 따라서 개발진이나 IP 홀더의 좀 더 본격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또한 전시나 무대행사, 풍부한 굿즈 구성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행사 횟수를 일본만큼 다수 진행하기는 어려우나, 행사 1회에 대한 효과가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서구권은 행사 자체가 적은 편이고, 행사 참여를 위해 참여해야 하는 거리가 넓다 보니 오프라인 행사 보다는 온라인 이벤트가 더 적합한 편이다. 또한 서구 친화적인 밴드음악이나 SF, 스포츠 등의 소재 활용이 추천되며, 특정 테마를 강조하기 보다는 범용성 있는 행사를 마련하는 게 좋다. 굳이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단독 행사 보다는 코믹콘 등 대형 복합 행사에 참여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동남아권은 권역 내 이동이 서구권만큼 쉽지 않기 때문에 행사를 국가별로 나눠서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동남아권 2차창작은 코스프레 의상 표현에 있어 개방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이쪽에 집중한다면 동남아권 시장에서 IP 확대를 노려볼 수 있다.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는 시점도 중요하다. '니케'는 인게임 이벤트를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하는데, 이 중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2부 시점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는 편이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부득이하게 하이라이트 시점에서 진행하기 어렵다면 특정 테마에 치중한 행사가 아닌 범용성 있는 테마로 인게임 이벤트 시작과 함께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할 경우 최고는 아니나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행사 자체에 서사를 담는 편이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 될 수 있으며, 팝업스토어를 진행할 경우, 특히 해당 팝업스토어가 타 IP와 함께 진행되는 스토어일 경우 굿즈를 공격적으로 진열하는 게 해당 오프라인 행사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이외에 니케는 500곡 이상 OST를 통해 오케스트라 공연 등 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샌드아트, 수중 드로잉, 인공위성 발사 등 다양한 서비스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유형석 디렉터는 "처음에는 폭죽이나 드론 쇼 정도였으나, 더 좋은 서비스를 해드리기 위해 고민하다 보니 상당히 부담되는 수준까지 왔다"라며, "그래도 유저분들이 좋아하시는 만큼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스토리 파생 콘텐츠는 일부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유형석 디렉터는 "캐릭터와 설정이 붕괴되지 않는 선에서 확장을 시도하는 게 좋다"라고 강조했다.

2차 창작 콘텐츠는 서브컬쳐 게임에선 필수적인 영역이다. '니케 같은 경우 '도로롱'이나 '흥북이' 같은 2차 창작 캐릭터가 존재한다. 오프라인 행사 등에서는 2차 창작 수가 게임 열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강연을 마치며 유형석 디렉터는 IP 매니지먼트가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서브컬쳐 게임은 대부분 PvE 게임이고, PvE 게임 특성상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부족한 콘텐츠를 채워주는 부분이 오프라인 행사와 각종 굿즈, 2차 창작이다. 이를 통해 유저 이탈을 막고 이탈한 유저도 복귀할 수 있는 운영 분야의 일종인 만큼, 유저와 회사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너무 무리한 확장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유형석 디렉터는 "너무 사업적인 측면에서만 IP확장 활동을 하다가 세계관이나 캐릭터가 붕괴하면 팬들도 실망할 수 밖에 없다"라며, " 붕괴하거나캐릭터가 붕괴하며 팬들도 실망할 수 밖에 없다"라며, "사업이 먼저인지 운영이 먼저인지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여기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시프트업 내에서는 게임에 대한 애정으로 과금이 이뤄지는 게임들을 'Pay To Love'라고 부른다"라며, "PtL에 대한 노하우를 축접해 한국에서도 단순히 성장과 BM에만 치중한 게임이 아닌 팬들이 사랑할 수 있는 게임이 주류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