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규제를 강화한 중국이 이를 심화했다. 8월 30일 청소년 온라인 게임 플레이 시간을 주당 3시간으로 제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외산 게임 판매를 금지했다. 금지된 게임은 대부분 미국, 일본에서 제작한 멀티플레이 지원 PC, 콘솔 게임이다.
9월 2일 중국 유명 이커머스 기업 징동상청(京東商城, JD.com, 징동닷컴, 이하 징동)은 사업자용 관리 플랫폼 징맥(京麦)을 통해 ‘게임 판매 금지 공고(关于禁售游戏的公告)’를 게시했다. 공고에 따르면 총 87개 게임이 상점에서 일괄 삭제되고 더는 판매되지 않는다.
판매 중단 게임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배틀필드’ 시리즈, ‘GTA’ 시리즈, ‘FIFA’ 시리즈, ‘모여봐요 동물의 숲’, ‘슈퍼 마리오 메이커 2’ 등 87개다. 징동은 “온라인 게임 경영 질서를 바로잡고 건전한 온라인 문화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해당 게임들을 판매 금지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징동은 이번 판매 금지 조치 근거로 ‘중화인민공화국 치안관리처리법(中华人民共和国治安管理处理法)’, ‘중화인민공화국 형법(中华人民共和国刑法)’, ‘출판관리 조례(出版管理条例)’, 문화부령 제49호(文化部令 第49号) ‘온라인 게임 관리 잠정 방법(网络游戏管理暂行办法)’ 등을 제시했다.
관련 법령에서는 중국 내 판매하려는 게임에 헌법 기본 원칙 위배, 사이비 종교, 미신 선양, 괴담 유포, 사회질서 교란, 외설, 도박 폭력, 범죄 교사, 타인 모욕 및 비방과 침해, 민족 혐오와 차별, 선동, 국가 비밀 누설 등이 포함되면 판매를 금지한다.
또한, 중국은 게임을 출시하려면 정부로부터 판호(版號, 허가권)를 받아야 한다. 판호 발급 심사를 마친 후에는 심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점수를 매겨 최종 출시 여부를 결정하는 ‘게임 심사 채점제’도 거쳐야 한다. 중국 정부 입맛에 맞는 게임을 선별하기 위한 출시 전 사전 검열이다. 관련 절차는 2021년 4월 1일부터 도입됐다.
징동은 알리바바가 운영 중인 티몰(Tmall)에 이어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 점유율 2위를 차지한 기업이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이기도 하다. 게임, e스포츠 업계와도 연이 있다. 라이엇 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 중국 공식 대회 ‘LoL 프로 리그(Pro League, LPL)’ 소속 팀 징동 게이밍(JD Gaming)을 운영 중이다. ‘카나비’ 서진혁, ‘로컨’ 이동욱, ‘미스틱’ 진성준 등 한국 선수들이 활동하는 팀으로 2020년 ‘LPL’ 스프링에서 우승했다.
이처럼 게임과 적지 않은 관계를 맺은 징동이 앞장서 게임 판매 중단에 나선 점은 중국 내 강화된 게임 규제 현주소를 보여준다. 전 세계 게임 업계 공룡으로 불리는 텐센트도 지난 8월 청소년 온라인 게임 시간제한 때 앞장서서 미성년자를 확인하는 실명 인증 시스템 구축에 나선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상산업연구원(中商产业研究院)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850억 위안(약 51조1,318억 원) 규모로 2024년까지 4천억 위안(약 72조 원) 규모 성장을 전망했다”라며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속해서 게임 규제를 강화하고 업계를 압박하면서 향후 시장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오리무중(五里霧中)’ 상태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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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47조 중국 게임 시장, ‘오리무중(五里霧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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