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단체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1월 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가의 중고생 게임문화 긍정평가 및 진흥정책 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1월 1일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안 시행에 따른 셧다운제 폐지를 환영하는 한편 게임시간 선택제를 반대하는 내용이 발표됐다.
게임시간 선택제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 12조 3항에 따라 만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혹은 법정 대리인이 요청할 경우 게임사가 게임 기능 혹은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이용 시간을 설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제도다. 셧다운제와 비슷한 시기에 법제화됐으나 셧다운제가 과도한 규제였던 탓에 그동안 심도 있게 논의되지 않았다.
타의에 따라 게임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적 셧다운제'로 불리기도 하며, 반발 또한 적지 않다. 촛불중고생시민단체 쵭준호 대표는 "선택적 셧다운제도 결국 게임은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시각을 드러낸다"라며, "선택적 셧다운제 폐지야말로 중고생이 즐기는 문화인 게임을 진흥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는 전환의 마침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시간 선택제는 셧다운제와 다른 면이 많다. 가장 큰 차이는, 셧다운제가 글로벌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제도였다면 게임시간 선택제는 반대로 선도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실제로 미성년자가 즐길 수 있는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는 해외 게임사 중 적지 않은 수가 부모에 의한 자녀 게임 시간 선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인크래프트' 연령 제한으로 셧다운제 철폐 논의를 불러일으킨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족 보호 설정' 서비스를 통해 법정대리인이 피보호자가 접할 수 있는 콘텐츠와 향유 시간을 지정할 수 있게 한다.
닌텐도 스위치 공식 자녀 보호 서비스 홍보 영상
PC방 점유율 1위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서비스하는 라이엇 게임즈, '동물의 숲'이나 '포켓몬스터' 등 아동 청소년이 즐기는 게임을 다수 제공하는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닌텐도 스위치와 더불어 3대 콘솔 게임기 중 하나로 꼽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판매하는 소니 등도 마찬가지로 게임 시간 선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본인 혹은 법정대리인이 게임 이용 시간제한을 원하지 않거나 보호자가 곁에서 관리할 수 있는 경우에는 굳이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로, 셧다운제 반대 사유 중 하나였던 '게임 이용 교육은 가정교육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며 정부가 법으로 규제할 안건이 아니다' 에도 들어맞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시간 선택제는 세계적 추세지만, 강제적 셧다운제로 억압받아온 국내 유저들은 게임시간 선택제를 그 연장 선상에 두고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맞벌이가 보편화하며 부모가 자녀를 바로 곁에서 보호하지 못하는 현 사회에서 가정 교육을 통한 건전한 게임 이용 교육을 지원하는 선진 제도에 가까운 만큼, 색안경을 벗고 제도를 평가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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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간 선택제, 또 다른 '셧다운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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