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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만평] 2K 문명 6, 확장팩 몰려드는 폭풍 효과로 ‘긍정적 평가’ 회귀

작성자 :	등록일 : 2019-02-28 오전 10:37:54

2K 게임즈가 유통하고 자회사 파이락시스 게임즈가 개발한 ‘시드 마이어의 문명 6(Sid Meier’s Civilization VI, 이하 문명 6)’이 신규 확장팩 ‘몰려드는 폭풍(Gathering Storm)’ 덕에 유저 평가가 좋아졌다.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 밸브 스팀(Steam)에서 본편과 첫 번째 확장팩 ‘흥망성쇠(Rise and Fall)’는 평가가 ‘복합적’인데, ‘몰려드는 폭풍’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문명’은 미국, 중국, 이집트, 영국, 프랑스, 아즈텍, 바빌로니아 등 세계 각지 문명이 등장해 국가를 만들고 문명을 발전시켜 나가는 턴 방식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1991년 첫 편이 발매된 후 게임에 몰입한 유저에게 ‘문명하셨습니다’라 말하는 게 유행이 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중에서도 탐험(eXplore), 확장(eXpand), 활용(eXploit), 섬멸(eXterminate) 등 4가지 핵심 플레이 요소를 활용하는 게임을 ‘4X 게임’이라 부르는데, ‘문명’ 시리즈는 유저가 문명을 설립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해당 요소를 모두 경험할 수 있어 ‘4X 게임’ 대표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30년 가까이 이어온 ‘문명’ 시리즈는 타이틀마다 특징을 지니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무작위로 형성된 지형에서 다른 문명과 경쟁하면서 도시를 만들고 도시 인근 땅이나 바다를 개척해 자원을 활용, 문명별 고유 건물이나 유닛 생산을 통해 외교, 문화, 우주 진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승리를 쟁취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실제 인류 역사를 배경으로 만든 게임답게 출시된 작품마다 적지 않은 성과를 낸 ‘문명’ 시리즈는 4편까지 다소 높은 진입 장벽으로 많은 유저를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0년 9월 21일 나온 ‘문명 5’에서 사실적인 그래픽과 안정적인 최적화, 더욱 쉬운 게임 시스템 적용 등으로 유저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문명 5’는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수 91,363 명을 기록했다. 본편이 출시된 지 약 9년이 된 2019년 2월에도 평균 동시 접속자 수 3만여 명을 유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명’ 시리즈 전체 인기를 한껏 끌어올린 ‘문명 5’가 나온 지 약 6년 만인 2016년 10월 21일, 최신작인 ‘문명 6’가 출시됐다.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이라, 출시 초 스팀 동시 접속자 수 162,657명을 기록하면서 역대급 흥행을 예고했다.

‘문명 6’는 ‘문명 5’에서 보여준 실사 풍 그래픽에서 벗어나 ‘문명 4’와 같이 만화 같은 그래픽으로 바꿔 도시와 유닛이 좀 더 잘 구분되게 했다. 고유시설, 불가사의, 특수지구 등 타일 개발 요소를 늘렸고 문화는 과학처럼 단계별로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사상이 종합된 정책도 정부 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유저들로부터 비판받았던 테크트리 고착화, 외교를 통한 전쟁 사주로 국방 문제 해결, 쓸모없는 문명 문제 등이 어느 정도 해소돼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직관성이 떨어지는 UI와 도시에 군사가 주둔해 있으면 선택되지 않는 버그 등 각종 버그가 난무해 좋지 않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2018년 2월 8일 첫 번째 확장팩 ‘흥망성쇠’가 나왔지만,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유저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Metacritic) 점수에 따르면 ‘문명 5’는 10점 만점에 8.0, 확장팩 ‘신과 왕’은 7.7, ‘멋진 신세계’는 8.6점인데, ‘문명 6’는 7.0, 확장팩 ‘흥망성쇠’는 6.2점을 받았다. 스팀에서도 ‘문명 5’는 ‘압도적으로 긍정적’, ‘신과 왕’은 ‘매우 긍정적’, ‘멋진 신세계’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인데 반해 ‘문명 6’과 ‘흥망성쇠’는 ‘복합적’이라는 유저 평가를 받았다.

이렇게 ‘문명 6’는 시리즈 전체에 두 번째 전성기를 부여한 ‘문명 5’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스팀 동시 접속자 수도 비슷하게 유지되는 굴욕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 두 번째 확장팩 ‘몰려드는 폭풍’이 2019년 2월 14일 발매됐고 상황을 반전시켰다.

‘몰려드는 폭풍’은 첫 공개 때부터 시대를 넘어 자연 재해로 멸망하는 각 문명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주목받았다. 영상에서는 인간이 가진 기술로도 어쩔 수 없는 재해 앞에 무너진 문명과 오랜 시대에 걸쳐 자연에 굴하지 않고 끝내 번영하는 인류를 표현했다. 이는 다소 가벼운 분위기라는 평가를 받은 ‘문명 6’과 다르게 진중한 분위기였던 ‘문명 5’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실제 게임상에서도 범람, 폭풍, 화산, 홍수, 가뭄 등 다양한 자연재해가 문명들을 덮치고, 인류가 만든 세계의회와 노력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여기에 ‘문명 4’ 이후 나오지 않던 다리, 운하, 댐, 터널, 철도 등이 ‘공학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해 문명이 자연과 공존하면서 발전하는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역대급으로 흥행한 ‘문명 5’에서 새로운 시도를 위해 탄생한 ‘문명 6’는 전작에서 사라진 시스템을 부활시키고, 산개했던 문제를 점차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유저 기대치도 한껏 올랐다. ‘문명 5’와 비슷한 수준이던 스팀 동시 접속자 수는 94,100명까지 올랐고, 출시 후 2주가 지난 2월 27일 기준으로는 46,716명으로 27,106명인 전작을 압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명’ 시리즈는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대표 게임으로, ‘문명 5’에 이르러 최대 성과를 내면서 흥행했지만, 후속작 ‘문명 6’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서 시리즈가 암흑기에 빠졌다”며 “이에 굴하지 않은 2K 게임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는 지속적인 노력 끝에 ‘몰려드는 폭풍’을 출시해 결국 유저 평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겜툰 박해수 기자(caostra@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