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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뛰어난 더빙 속 아쉬운 편의성, 여우가 돌아오는 길

작성자 :	등록일 : 2025-06-09 오후 10:21:08

코멧소프트는 일본 게임 개발사 BeXide와 협업해 추리 어드벤처 '여우가 돌아오는 길'을 6월 4일 국내 출시했다. 플랫폼은 스마일게이트 스토브(Stove)이며, 정식 한국어 자막과 더빙을 지원한다.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5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여우가 돌아오는 길'에서, 유저는 실수로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인 방문자가 된다. 주인공은 신비한 힘을 가진 여우 무녀를 만나 의식을 치루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자 하나, 성공적으로 의식을 수행하기 위해 의식을 방해하는 '괴이'들을 감시해야 한다.

2023년 연말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이상현상 찾기'류 게임 중 하나다. 게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정상적인 의식을 보여주며, 이후 의식이 8번 반복되는 동안 원본 의식과 달라진 점을 찾으면 된다. 달라진 점을 찾으면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해당 부분을 지적하면 되며, 달라진 점이 없다면 끝까지 지켜보면 된다.

의식 한 번 당 약 2분 가량이 소요되며, 중간 대사와 틀린 부분을 지적하는 시간을 포함하면 의식을 모두 완료하는 데에는 평균적으로 약 15~20분이 소모된다.

괴이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옷 색이 바뀌거나 헤어스타일이 바뀌는 등 눈치 채기 쉬운 괴이도 있고, 반대로 의식 중 아주 잠깐 보이는 속옷에 무늬가 생기거나 바닥 색이 바뀌는 등 집중해서 지켜보지 않으면 눈치챌 수 없는 괴이도 있다.

모든 괴이는 찾는 난이도에 따라 1~3단계로 분류된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1단계 괴이만 등장하며, 기본 시나리오 클리어 후 플레이 할 수 있는 심화 시나리오에서는 1~3단계 괴이가 모두 등장한다.

다른 '이상현상 찾기' 류 게임과 달리 혐오스럽거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연출이 거의 없고, 대신 플레이 내내 미형으로 디자인 된 캐릭터가 의식의 춤을 추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번 이상 찾은 괴이는 도감에 등록되며, 이후 반복 플레이를 통해 모든 괴이를 수집하는 게 목표가 된다. 문제는 이미 수집한 괴이가 중복으로 등장하지 않게 막는 옵션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감을 모두 채우는 데 대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게임 방식도 도감 수집을 방해한다. '이상현상 찾기'류 게임들은 보통 유저가 직접 움직여서 괴이를 찾는 방식이며, 어디를 눈여겨 봐야 할지 알고 있다면 게임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여우가 돌아오는 길'은 의식이 끝날때 까지 가만히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만큼 원하는 괴이가 니올 때 까지 하염없이 의식을 반복 감상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매우 뛰어난 성우 연기가 특징인 게임이다. 해외에서 출시됐을 때에도 '게임 가격 중 50%는 더빙 비용이다'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성우 연기를 자랑하는 작품이었으며, 국내 더빙 역시 베테랑 성우가 담당해 게임 몰입감을 크게 올린다.

아쉬운 점이라면 원본 음성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언어 설정에 따라 연기력에 차이가 있지는 않지만, 일본어 음성 역시 매우 유명한 성우가 담당했던 만큼 해당 성우의 팬이라면 큰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인디 게임 시장에서는 국외 시장 출시 과정에서 특정 음원이나 더빙에 대한 사용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도 흔히 일어나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종종 버그가 게임 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특정 효과음이 누락되기도 하고, 여우 무녀를 이루는 신체 부위를 포함한 일부 오브젝트 색이 변하거나 투명하게 출력되기도 했다. 버그로 인한 변화를 괴이로 판단하고 지목할 경우 의식이 실패로 돌아가 스테이지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곤 했다.

버그가 자주 발생하지는 않았다. 빈도로 따지면 상당히 드문 상황에 가까웠다. 그러나 타 게임이라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어갔을 버그가 게임 장르와 겹쳐 치명적으로 작용한 만큼, 추가 패치를 통해 버그를 안정화 해야 할 필요가 느껴졌다.

'이상현상 찾기' 장르는 인터넷 개인 방송 시장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고, 아직도 꾸준히 신작이 나오는 인기 장르 중 하나다. '여우가 돌아오는 길'도 그 과정에서 나온 작품 중 하나로, 해외 시장 출시 당시 완성도 높은 성우 연기를 통해 차별화를 꾀한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혐오 표현이나 공포감 자극으로 인기를 얻은 장르 속에서 관련 묘사가 거의 없는 작품인 만큼, 장르 자체에는 관심이 있으나 관련 묘사는 꺼려하는 유저라면 장르 탐구를 위해서 구매해 볼만 한 작품이다. 다만 유저가 게임 진행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정적인 게임 분위기를 싫어하는 유저라면 구매 전에 조금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