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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즐거우나 본가에 미치진 못한, 엘든 링: 밤의 통치자

작성자 :	등록일 : 2025-06-22 오후 6:17:34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는 프롬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엘든 링: 밤의 통치자(이하 밤의 통치자)'를 5월 30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4, 엑스박스 시리즈 X|S·ONE, 윈도우 PC(스팀)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미성년자 이용 불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액션 스타일에 대한 특징은 원작인 '엘든 링'에서, 기본적인 게임 방식에 대해선 '밤의 통치자' 네트워크 테스트 체험기에서 다뤘던 만큼 이번 리뷰에선 정식 발매 후 변한 점과 네트워크 테스트 때 지적됐으나 수정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 주로 언급하고자 한다.

'밤의 통치자'는 '엘든 링' 마니아들을 위한 파티 같은 게임이다. 번거로운 조작 없이 매번 다른 빌드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엘든 링' 꽃으로 꼽히는 보스 전투를 단시간 내에 여러 번 즐길 수 있다. 또한 8개 클래스가 제각기 다른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 클래스마다 다른 육성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보스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기존 '엘든 링'에 등장하는 보스들은 물론 '다크 소울' 등 프롬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타 게임에 등장하는 보스가 팬 서비스 차원에서 등장하기도 하며, '밤의 통치자'를 위한 새로운 보스들도 등장한다.

전반적인 게임은 기본적으로 유저가 '엘든 링'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진행된다. 즉, 어떤 아이템을 어떤 적에게서 얻고 아이템 효과가 어떤 것이며 어떤 무기를 어느 정도로 강화해야 하는지를 유저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 템포가 빠른 이유는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 보니 아이템 설명을 자세히 읽을 시간이 없고, 지형을 숙지할 시간도 부족하다. 보스 패턴을 파훼하기도 어렵다. 수차례 게임을 즐기며 다양한 요소에 통달하게 된 유저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으나, 일부 유저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을 만한 부분이다.

어떤 유저와 함께 플레이하는가에 따라서도 플레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게임 자체적으로 다른 유저와 의사소통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랜덤 매칭 될 경우 사실상 타 유저와 의사소통을 나누지 못한 채 플레이해야 한다. 전략적인 플레이도, 유기적인 성장도 어렵다.

반면 마음이 맞는 유저끼리 별도 음성채팅 등 의사소통 수단을 마련한 채 플레이 할 경우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게다가 이 경우 비협조적인 유저나 게임을 고의로 방해하는 유저에 대한 대책도 자연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밤의 통치자'를 정상적으로 플레이하기 위해선 일단 마음이 맞는 다른 유저 둘을 구해야 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싱글 플레이로 즐기자니, 적 능력치가 3인 파티 플레이를 기준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에 게임 난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엘든 링'에 통달한 고수라면 싱글 플레이로도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겠지만, 그게 가능한 유저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로그라이크 엘든 링'으로 알려졌지만, 로그라이크 콘텐츠를 기대한 유저라면 아쉬울 수 있다. 로그라이트 장르 문법을 따왔지만, 본격적인 로그라이크나 로그라이트와 비교하면 차이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빠른 재시작 기능 부재가 있다. 로그라이트 장르는 게임 재시작에 부담이 적은 만큼 초반 아이템 운이 없거나 초반에 큰 실수를 하면 빠르게 재시작하고 다음 게임을 진행하는 경우가 잦은데, '밤의 통치자'는 3인 멀티 플레이 게임이라서 그런지 빠른 재시작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또한 로그라이트 장르 특유의 '빌드 구축' 재미 요소가 미비하다. 로그라이트 장르는 특정 아이템 조합을 통해 막강한 화력을 얻는 플레이가 핵심 재미 요소 중 하나인데, '밤의 통치자'는 아무리 아이템 운이 좋아도 게임이 크게 쉬워진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절차적 생성 요소도 조금 아쉽다. 매 플레이마다 보스가 바뀐다고는 하지만, 지형이나 필드 보스가 고정돼 있고 밤에 등장하는 보스들도 종류가 많지 않다. 매번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는 로그라이크적 재미와는 거리가 있다.

'엘든 링'과 유사한 액션 플레이적 재미는 그대로인 만큼, '밤의 통치자'를 단순히 신선하게 즐길 수 있는 '엘든 링'이라고 생각하고 접한 유저라면 큰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아니다. 그러나 '로그라이크 엘든 링'을 생각하고 플레이 한 유저라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다.

프롬 소프트웨어 고질적 문제로 꼽히던 최적화 문제는 이번 작품에서도 조금 아쉽다. 의도적으로 게임 출시 후 일정 시간이 지나 리뷰를 진행했으나, 게임 출시 후 약 2~3주가 지난 시점에서도 프레임레이트 저하나 맵 끼임 등 버그가 발생했다.

네트워크 불안정 문제도 발생하곤 했다. 기존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강요하는 '밤의 통치자'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요소다.

게다가 밤에 등장하는 보스에게 사망하지 않으면 수집한 아이템을 모두 잃어버리는 게임 특성상, 파티원 중 한 명이 네트워크 문제로 튕기는 등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도 억지로 밤까지 버텨야 해 게임 플레이가 지루해진다는 무제가 있었다.

'엘든 링: 밤의 통치자'가 잘 만든 게임인가 아닌가를 따지면, 일단 잘 만든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팬들이 '엘든 링' 외전 작품에 바라던 육성과 전투의 재미를 잘 살렸다. '엘든 링' 팬이라면 큰 거부감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아쉬운 로그라이크 요소, 지나친 파티 플레이 강요, 높은 진입장벽이 발목을 잡는 게임이기도 하다. 육성 요소를 추가한 보스 러쉬 모드라고 생각하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차기작이나 그에 준하는 작품을 기다린 유저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