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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옛 시절에 놓고 온 재미 찾아, 가디스오더

작성자 :	등록일 : 2025-09-29 오후 3:14:24

카카오게임즈는 로드컴플릿 산하 픽셀트라이브가 개발한 신작 '가디스오더' 서비스를 9월 24일 정식 시작했다. 플랫폼은 스마트폰(안드로이드·iOS)으로, 정식 한국어 자막과 더빙을 지원한다.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2세 이상 이용가를 부여받았다.

2014년 11월 서비스 시작한 '크루세이더 퀘스트' 핵심 개발진이 모여 개발한 작품이다. '크루세이더 퀘스트'와 마찬가지로 픽셀 그래픽을 채용한 동시에 수동 조작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등 전반적으로 오늘날 모바일 RPG에서 시도되지 않는 '클래식'을 강조한 게임이기도 하다.

'가디스오더'에서, 유저는 미래에서 온 예언이자 사람과 책의 형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존재인 가디스오더를 계승한 왕녀 '리즈벳 레온하트'가 카플란 왕국을 구원하기 위해 기사단을 창설하고 악(惡)과 맞서 싸우는 내용을 함께 하게 된다. 가디스오더는 과거로 오는 과정에서 상당수 페이지를 유실한 상태로, 가디스오더가 유실한 황금 페이지를 찾아 복원하는 게 주된 임무가 된다.

각종 시연과 테스트 과정에서 수렴한 피드백을 스토리에 반영한 점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으로 '가디스오더' 프롤로그 파트는 리즈벳이 꿈속에서 끝까지 저항하다 패배하고 세계가 멸망하는 장면을 15~20분간 플레이 하는 내용이었으나,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짧게 요약하고 바로 본 게임으로 넘어간다.

핵심 스토리는 메인 스토리인 '여신의 임무'를 따라가며 수행할 수 있으며, 메인 스토리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된 사이드 퀘스트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이드 퀘스트는 메인 스토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세계관 이해나 캐릭터성 파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외 버추얼 유투버 그룹인 '홀로라이브'와의 컬래버레이션 스토리 역시 사이드 퀘스트로 즐길 수 있다.

'가디스오더'의 특징 중 하나는 자동 전투가 없는 완전 수동 액션 게임이라는 점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자동 조작 위주에서 한 단계 나아가야 한다는 정태룡 PD 철학이 담겼다.

유저 피로도를 줄이면서도 액션성을 살리기 위해서인지 '가디스오더' 전투는 복잡한 조작보다는 조작 타이밍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기본 공격 버튼을 연타할 필요 없이 한 번만 탭해도 콤보 공격이 이어지지만, 정확한 순간에 적 공격을 회피하거나 쳐내야 할 필요가 있다. 정태룡 PD에 따르면 90년대를 풍미한 대전 격투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이다.

다만 쳐내기 액션은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쥐고 게임을 플레이 하면 자연스럽게 엄지손가락에 가려지는 부분에 방어 쿨타임이 표시되기 때문이다. 쳐내기 기능을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해당 기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꾸준히 상기하고 의식적으로 방어 쿨타임을 확인하며 플레이 해야 했다.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활용하는 '링크 시스템'도 게임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유저는 세 캐릭터를 한 파티로 편성해 전투를 진행하며, 전투 중 자유롭게 캐릭터를 교체해 가며 싸울 수 있다.

이 때 적을 공격하거나 특정한 액션을 취하면 링크 게이지가 충전되며, 링크 게이지가 충전돼 있을 때 캐릭터를 교체하면 기존 캐릭터가 필드에 남아 협공을 가하는 상태로 새로운 캐릭터를 불러내 조작할 수 있다.

대전 격투 게임을 자주 플레이 해본 유저라면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의 스트라이커 시스템이나 '철권 태그 토너먼트' 시리즈의 공격계 체인지 기술과 비슷하다고 이해해도 좋다. 여러 캐릭터가 동시에 적을 공격하는 만큼 적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여러 스킬이 동시에 발동되기에 시각적인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특유의 픽셀 그래픽은 '크루세이더 퀘스트'와 비교해 더 섬세하고 세밀한 방향으로 발전했다. 픽셀 감성은 살리면서도 캐릭터나 오브젝트 묘사는 꽤 세밀한 부분까지 이뤄진 편이다. 픽셀 감성이 확실히 살아있는 만큼 픽셀 그래픽 마니아라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그래픽이나, 큼지막하고 투박한 느낌의 픽셀 그래픽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다.

'가디스오더'는 도전적인 게임이다. 자동 전투가 대세가 된 시장에 완전 수동 조작을 선보였고, 현세대 모바일 게임에선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픽셀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웠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통해 레드오션을 돌파하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행보다.

다만 수동 조작이 필수적인 액션 게임인 만큼 플레이 피로도가 높다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해 일부 유저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가디스오더'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과연 타 게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고유한 감성과 액션 재미가 이 숙제를 풀어나갈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