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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카바티나 스토리 오픈베타 체험기

작성자 :	등록일 : 2009-07-22 오후 3:31:19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은 ‘간편하고 쾌적한 조작감’을 강조하는 경우들이 많다. 간편하고 쾌적하다라. 풀어보자면 게임 적응의 원초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 조작을 쉽게 함으로써 진입 장벽을 낮추는, 즉 대중성을 확보하겠다는 말이 될 것이다. 조작을 간편하게 해서 대중성을 확보해 인기를 끌었던 다수의 캐주얼 게임들의 영향을 게임업계 전체가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온라인 게임에서의 조작에 대한 편리성은 계속해서 강조되고 또 최대한 유저들이 편리성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조금만 귀찮거나 다뤄야 할 것들이 많아지면 도전해보지도 않고 금방 포기를 해 버리는 급한 성향을 띄고 있는 요즘 세태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은 장쾌한 스토리 라인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경우들이 많다. WOW가 등장한 이후 퀘스트형 MMORPG의 비중은 엄청나게 높아졌고,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를 이끌어 왔던 ‘핵&슬래시 MMORPG'들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다른 성향의 게임들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퀘스트와 퀘스트의 몰입도를 높이는 게임 전반을 관통하는 주요 스토리 등은 그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 받게 되었다.

△ 스토리 시리즈의 제 2탄, 카바티나 스토리 등장!

특히 배경 스토리와 그것을 풀어 나가는 퀘스트와의 연계성은 넓은 세계관과 심오함을 내포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MMORPG들일수록 그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퀘스트를 중심으로 게임에 이루어져 있다면, 그 퀘스트를 풀어줄 수 있는 스토리가 중요해야만 하고, 심도 있는 세계관을 유저들에게 제공해야만 하니 어찌 배경 스토리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으랴. 세계관은 타이타닉인데, 스토리가 톰과 제리라면 누가 그 게임에 몰입을 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간편한 조작과 스토리에 대한 중요성은 이제는 어떤 게임이든 어느 정도, 어느 수준까지는 갖춰야 할 요소로 자리 잡았다. 게임 인구 2천만 시대에 코어 유저들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게임 본연의 재미와 함께 보다 많은 대중들이 즐기는 게임으로 만들려는 개발사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심오한 배경 스토리를 게임사들은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리고 여기, 게임에 몰입하기 간편함과 편리함, 적응성을 높여 인기를 끈 넥슨의 ‘스토리’시리즈 제 2탄, 카바티나 스토리가 최근 오픈베타를 시작했다. 넥슨의 신작 액션 MMORPG 카바티나 스토리. 넥슨의 여름시장 주목작 중 하나인 카바티나 스토리가 어떤 재미를 담고 유저들 앞에 등장했을지 살펴보자.

위젯 스튜디오라는 개발사의 이름은 메이플 스토리라는, 넥슨의 인기 메인타이틀 중 하나이자 전 세계 각국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 캐주얼 게임의 대표적인 게임을 개발한 개발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카바티나 스토리는 그런 메이플 스토리를 개발한 위젯 스튜디오의 정식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이플 스토리와 카바티나 스토리라. 그리고 ‘스토리’시리즈의 후속작이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게임이 메이플 스토리라는 게임의 성향을 그대로 잇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 역시 ‘스토리 시리즈’의 후속작이라고 하지 않는가.

△ 애들용 게임이라는 억측과 단측은 금물이다!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메이플 스토리의 성향을 잇는 게임은 어떤 모습인가-라는 생각을 할 법 할 것이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저 연령층의 게임 유저들에게 어필을 할 법한 게임의 모습. 간편한 조작으로 다양한 게임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액션을 갖추고 있는 게임의 성향. 그리고 그 심플한 캐주얼성으로 많은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메이플 스토리. 그렇다면 카바티나 스토리 역시 메이플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저 연령층을 타겟으로 한 게임이 되는 것일까. 성인들에 대한 수요는 처음부터 적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성인 게이머들은 ‘우리들이 할 만한 게임은 아닌가’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덮어놓고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은 오산이다. 분명 메이플 스토리가 타겟으로 한 게임 연령층은 여성과 저 연령층의 유저들임에 틀림이 없었지만, 차츰 캐주얼성은 물론 게임이 갖추고 있는 콘텐츠를 성인 게이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메이플 스토리를 플레이하는 것은 비단 저 연령층 유저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카바티나 스토리 역시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으로 억측을 하면 곤란할 것이다.

카바티나 스토리의 그래픽은 귀엽다. 캐주얼 게임에 단골로 쓰이는 SD캐릭터를 비롯해서 월드를 이루고 있는 색감, 배경에 쓰이고 있는 아티팩트 등은 귀여움의 정석을 구현해 내려는 듯이 산뜻하게 그려져 있다. 메이플 스토리와는 다르게 3D로 만들어져 있고, 캐릭터나 몬스터들은 그런 배경과 차이를 두기 위해 약간의 랜더링이 되어 있는 등의 기법이 들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은 역시 ‘귀엽다’라는 느낌이다.

퀄리티 또한 나쁘지 않다. 상당히 깔끔한 느낌의 랜더링 처리가 되어 있는 플레이어 캐릭터들의 모습과, 일러스트를 효과적인 게임 내 그래픽으로 구현한 것도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캐릭터들의 액션은 물론, 인터페이스도 깔끔하게 잘 만들어 져 있는 편이다.

△ 깔끔한 인터페이스, 깔끔한 캐릭터 구현은 만족스럽다!

몬스터들의 모습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 대체적으로 몬스터라는 느낌을 충분히 주고 있는 것임에 틀림이 없는 생김새를 갖추고 있지만, 역시나 그 안에서도 귀여움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위압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귀여운 몬스터다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캐릭터 모델링이나 디자인 자체가 상당히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의 모습들도 만족스럽다.

또,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카바티나 스토리에서의 배경의 표현과 아티팩트의 구현도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물론 조금은 투박하면서도, 매끄럽지 않은 모습들도 보여주는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게임 내 분위기와 캐릭터들이 살아가고 있는 월드를 상당히 잘 만들어 놓았다는 느낌이다. 전체적인 그래픽 구현도는 3D캐주얼 게임으로써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카비티나 스토리는 최근 MMORPG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퀘스트를 중심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맵도 직선형이기 때문에 게임 진행은 매우 간단하고, 또 직관적이다. 해멘다고 하더라도 하등의 문제가 없을 정도의 맵 크기 안에서 퀘스트가 이루어지고, 퀘스트가 끝나면 다음 맵으로 진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게임 진행은 상당히 부드럽게 전개된다.

퀘스트의 종류 또한 그렇게 복잡하지 않은 느낌이다. 전형적인 퀘스트의 종류라고 할 수 있는 해당 몬스터를 잡는 거라든가, 어떤 물품을 수집해 오는 것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당 맵에서의 모든 퀘스트를 달성하면 다음 맵으로 갈 수 있는 물건을 NPC에게 받고, 다음 맵으로 이동을 하는 방식인 것이다.

△ 아……이봐, 수모는 빌려 준 적이 없다고. 갚지 않아도 돼.

이처럼 게임 자체가 막힘이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유저들의 콘텐츠 소화력이 상당히 빠르고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게임 자체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콘텐츠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퀘스트의 종류 또한 다른 게임들에서 볼 법한 종류에, 난이도 또한 높지 않기 때문에 게임이 막힐 일이 거의 없다. 게임에 임하는 유저들은 대부분 이런 부드러운 진행을 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초반, 혹은 중반에 ‘어렵다’라든가,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 이해하기가 힘들다’라는 불평으로 게임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진행이 무난하다는 것, 게임 전체적으로 어려움이 없다는 것은 캐주얼 게임이 가지고 있어야 할 하나의 덕목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카바티나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너무나 쉽고 무난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때때로 플레이어가 게임에 대한 도전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하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느낌이랄까. 현재로써는 너무 밋밋한 진행이 계속되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종류의 퀘스트들에 대한 필요성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카바티나 스토리는 액션 MMORPG를 표방하고 있다. 말하자면 액션성이 뛰어난 MORPG의 액션성을 MMORPG에도 도입하겠다는 이야기인데, 그 때문에 오픈 전에도 넥슨 측에서는 계속해서 카바티나 스토리가 갖추고 있는 액션성과 타격감에 대해 언급했다. 그 만큼 액션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자신감처럼, 카바티나 스토리의 캐릭터 액션과 타격감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캐주얼 3D MMORPG라는 성향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상당히 뛰어난데, 그래픽이 연출해 내고 있는 이팩트가 기본적으로 잘 맞고 있기 때문에 타격감이 상당히 좋다. 마우스 클릭으로 전투가 이루어지는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스타일보다는 훨씬 재미있다는 느낌.

△ 액션은 재미있지만, 횡이동과 일대다 전투가 되지 않는 것은 아쉽다

하지만 아직 카바티나 스토리의 액션의 안정성은 궤도에 올라와 있지 않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몬스터들이 다수 뭉쳐 있을 때 공격을 하면 타겟을 잡고 있는 몬스터에게는 공격이 들어가지만 다른 몬스터들은 공격을 받지 않는, 일대다 전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카바티나 스토리의 액션성을 까먹고 있다. 멋진 액션과 타격감에 호쾌함까지 첨부된다면 더욱 재미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랄까.

또, 몬스터 선점 방식도 기형적인 유저들의 플레이를 양산하고 있다. 카바티나 스토리에서의 몬스터 선점 방식은 몬스터를 먼저 공격하는 것에 있다. 문제는 한 몬스터를 한 사람이 치면 그 몬스터에 대한 경험치와 아이템 소유권이 그대로 맨 처음 몬스터를 공격한 사람에게 남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특정 지역에서 몬스터들을 한 대씩만 때리고 다니는 플레이어들의 비매너 플레이도 양산되고 있다. 이런 기형적인 시스템 불안정 부분들은 제작사 측에서 반드시 수정해 줘야 할 부분이 될 것이다.

카바티나 스토리가 오픈을 한 지 아직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은 수정되고 또 보완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은 곧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베타 시작 이후 안정적인 서버 운영을 보여줬던 개발진들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과도 같은 느낌인 카바티나 스토리. 자잘한 버그들과 시스템적인 오류를 수정한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