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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아듀! 2013] 2013년, 게임업계 사건사고
작성자 : 등록일 : 2013-12-30 오전 10:23:26


2013년 게임업계는 다양한 규제 이슈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일 년 내내 게임 시장의 핫이슈가 규제에 대한 이야기에 몰려 있을 정도로, 업계 안팎으로 규제에 대한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그러나 이런 규제 이슈에 묻혀 있던 다른 이슈들도 다수 들려 온 한 해였다. 특히 업계의 부정적인 면들이 부각되는 사건들이 발생하며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게이머들을 안타깝게 했다. 2013년의 게임업계를 안타깝게 했던, 그리고 보는 이로 하여금 답답함을 부르게 했던 ‘사건사고’들.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2013년은 ‘갑의 횡포’에 대항하는 억울한 ‘을’들의 목소리가 높게 울렸던 한 해였다. 남양유업이 대리점들에게 물건을 밀어내기식으로 납품시켜 소상공인들을 핍박한 작태가 드러나면서 논란이 빚어진 사건이 계기가 되어 한 해 동안 사회의 부조리함을 대변하는 ‘갑을논란’은 2013년 대한민국의 핫 키워드였다.

그리고 게임업계에서도 있어서는 안 되는 갑을논란이 빚어지는 일이 일어났다. 바로 일러스트 전문 외주 제작사인 팝픽이 소속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노동 착취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팝픽은 일러스트 전문 외주제작사이자 일러스트북을 발행하는 출판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던 곳이다. 특히 국내 최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커뮤니티인 '방방곡곡, 창작을 배우는 사람들(이하 방사 카페)'을 운영하며 일러스트레이터들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명성을 떨치던 팝픽에서 근무를 했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계약 조건과 운영 실태 등을 고발하면서 그 동안 쉬쉬하던 일러스트레이터들의 노동착취에 대한 실상이 드러났다. 팝픽을 거치며 ‘을의 서러움’을 겪어야만 했던 일러스트레이터들로 인해 밝혀진 팝픽의 착취 사태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일러스트레이터들에 따르면, 업무시간을 준수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도 보장되지 않는 처우, 정식직원으로 채용을 한다고 했지만 이에 대한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팝픽에서 근무를 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사실상 심각한 노동착취를 당해야만 했다고 한다. 팝픽이 외주를 받아 일거리를 가져다주면 직원들은 일러스트를 그리는데, 운영진이나 사장인 송현정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일러스트를 그리고도 그에 대한 수장을 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거기에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그린 그림에 사장이나 운영진 측이 사인을 하고 자신들이 그린 그림인 양 내보내는 경우도 계속 있었으며, 물론, 할당된 일을 다 하지 못하면 급여에서 그 일을 못하는 만큼 제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연봉계약이 유명무실했다는 것.

문제는 이런 심각한 처우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팝픽의 수뇌부는 지속적으로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너희들이 실력이 없어서 회사가 성장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페이 지급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라든가, “우리가 아니면 너희를 어디에서 쓰겠는가”라며 처우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인지도를 염두에 두고 자신들의 정책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직원들에게는 다른 업체에서 일을 하거나 외주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는 팝픽의 악행은 결국 페이스북과 익명의 제보로 인해 만 천하에 드러났다.



실무 교육을 명목으로 과도한 외주 작업을 배당하고, 완성도를 문제 삼아 약속된 페이를 삭감하고, 최저 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면서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강요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등의 행패를 부렸던, 그리고 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을 대표인 송현정씨가 마음대로 출판물 등록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다.

결국 이와 같은 논란은 업계에서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다수의 일러스트레이터들로 하여금 ‘팝픽대책위원회’를 설립하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블레이드앤소울과 창세기전 시리즈로 유명한 김형태, 확산성 밀리언아서의 일러스트로 유명한 꾸엠과 흑요석, 사다함 등 업계에 명망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40인이 나섰다.

팝픽대책위원회는 펀딩 사이트인 유캔펀딩을 통해 'PICTURIZE YOUR FUTURE 팝픽 소송 모금 프로젝트', 이른바 ‘팝픽 프로젝트’를 진행, 책과 엽서, 액자 등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판매한 금액을 모아 피해 일러스트레이터들의 민, 형사상 소송비용을 충당하고 권리 회복을 위해 사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된 이후 팝픽은 폐업을 결정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문제가 불거진 뒤 송 대표가 잠적을 하는 등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책 마련 등에 대한 이야기는 일언반구 없이 회사를 정리하는 등 사실상 ‘먹튀’에 가깝다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위원회는 대표 송현정씨를 포함해 팝픽에 민, 형사상 고소를 했고 현재도 해당 소송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위원회는 소송 모금 성공 보답으로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13년 벌어진 팝픽 사태는 상대적으로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게임업계의 고용인이 최초로 회사의 부도덕하고 몰상식한 처우에 정당한 대가와 대우를 요구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당한 고용인으로써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의 게임업계에서 고용인이 부당한 대우를 항의하는 첫 단체 행동은 일부 몰지각한 고용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팝픽 사태가 게임업계를 넘어서 IT업계에 만연해 있는 부당 고용과 열정 노동이라는 미명 하에 부당한 대우를 감수해야 하는 폐단이 바로잡히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했다.

참고기사 : [왜?+] 왜,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분노했나



서유리는 2013년 게임업계와 관련된 가장 ‘핫’한 연예인 중 한명이었다. 성우에서 빼어난 미모와 섹시한 몸매로 주목을 받은 서유리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성우를 넘어서 연예계로까지 발을 들이며 게임업계가 가장 많이 주목하는 인기 홍보 모델이 되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바로 홍보모델 겹치기 출연 논란이 불거진 것. 네오위즈게임즈의 킹덤언더파이어~ 에이지오브스톰의 홍보모델로 낙점된 데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엔트리브소프트의 야구매니지먼트 게임인 프로야구매니저의 홍보 모델로 섭외되었다. 비록 신작 게임이 아니지만 같은 시기에 두 게임의 홍보 모델로 ‘겹치기’를 하는 것은 상도의적인 면에서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임에 틀림이 없었다는 지적이 다수 일었다.

물론 이로 인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며 이런 부분을 감안하지 않은 서유리 측의 선택에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정작 더 큰 ‘사고’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3년 1월 18일,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데빌메이커를 개발한 개발사 팜플과 서유리는 800만원 규모의 콘텐츠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서유리가 게임 내에 음성을 녹음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마케팅 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과 기자간담회 참석, 그리고 현장 코스프레 등이었다. 이른바 홍보 모델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팜플과 서유리 측은 게임을 소재로 한 화보촬영과 티저 영상제작에 대한 논의를 구두로 시작했으며 1차 촬영도 성공리에 마쳤다. 그러나 팜플 측이 촬영비용을 서유리 측에 지불하지 않았고, 그 상태로 촬영된 사진 등을 홍보물로 배포하면서 양 측은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9월 서유리의 소속사인 락키미디어웍스는 팜플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락키미디어웍스가 6000만원, 서유리(본명 서영은)이 3000만원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데빌메이커의 홍보모델 활동에 의한 모델료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논란은 양 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팜플 측은 논란이 되고 있는 화보촬영에 대한 이야기는 서유리 측이 먼저 무상으로 제안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서유리가 연예계 쪽에서 인지도가 낮고 신인이었기 때문에 화보 이미지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때문에 화보와 티저 영상 촬영은 서유리 측에서 무상으로 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팜플 측은 기존의 계약서상의 계약 이외에는 어떤 계약도 맺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물론, 그렇게 찍은 화보 이미지는 팜플 측이 마케팅과 홍보 활동으로 사용하는 대신, 화보촬영에 따른 비용 1000만원은 팜플 측에서 제공하겠다고 했다는 얘기다.

어쨌든 해당 사건으로 인해 서유리 측과 팜플은 법정으로 향했다. 서유리측은 팜플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증거자료로 제시하고, 팜플 측은 그에 준하는 소송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일들로 인해 서유리는 ‘게임 홍보모델 겹치기 출연’에 이어 송사까지 휘말리며 ‘희대의 게임업계의 아이콘’에서 ‘트러블 메이커’로 이미지가 격하되게 되었다.

참고기사 : [게임INSIDE 65화] 서유리는 꼭 그래야만 했을까(2)



유독 많았던 2013년 게임업계의 ‘사건사고’중에서 MMORPG 이클립스워를 둘러싼 사건은 아직까지도 그 진위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그야말로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이들을 답답하게 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건이 시작된 것은 지난 8월 13일. 중소규모의 MMORPG 이클립스워의 서버가 닫힌 것부터 시작되었다. 유명한 흥행 게임이 아니었기에 실적 부진으로 인해 서버가 닫히고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는 것으로 유저들은 생각했다. 물론, 사전 공지는 없었기에 게임을 하고 있는 유저들의 반발은 있었다. 그러나 한 해에 시장에서 사라지는 게임들의 숫자를 감안해 보면, 이 게임이 흥행 부진으로 인해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것은 그리 어색한 일은 아니었다.

문제는 실적 부진으로 인한 서비스 종료가 아니었다는 것에 있었다. 바로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분쟁 끝에 어느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서버를 닫는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이 때부터 폭로전이 시작됐다.

퍼블리셔였던 게임스쿨티지씨는 사업이사의 명의로 된 홈페이지 기고문에서 “개발사가 사전 없이 일방적으로 서버를 종료시켰으며, 개발사의 공동대표 두 명이 실종됐다.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상태”라며 “어서 빨리 돌아와 협의를 마무리 짓고 게임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여기서 말하는 ‘협의’는 양 사의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던 요인인 수익분배에 대한 문제였다.

개발사가 퍼블리셔와의 분쟁으로 인해 독단적으로 서버를 내리고 잠적을 한 것은 게임업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에 유저들은 서버를 내리고 갑작스럽게 잠적한 개발사를 ‘먹투’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개발사인 엔돌핀소프트는 해명자료를 통해 “잠적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게임스쿨티지씨였으며, 계약 불이행과 사기 계약 등으로 그동안 우리를 속였다”라고 폭로했다. 엔돌핀소프트는 게임스쿨티지씨가 주장한 내용들은 모두 거짓이며, 공식 홈페이지 GM들은 개발사가 서버를 열어주지 않는다며 거짓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양 측이 밝힌 바에 의하면 지속적으로 수익 분배와 계약 내용 이행 등에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반전이 있었으니. 바로 퍼블리셔인 게임스쿨티지씨 자체가 게임스쿨의 상표를 도용하고 연혁을 사칭한 회사라는 것이었다.

게임스쿨의 임동균 대표는 사태가 불거지자 엔돌핀소프트 측에 직접 연락해 게임스쿨티지씨가 게임스쿨의 상표와 연혁 등을 무단으로 도용해 계속해서 마찰을 빚은 업체였다는 것을 알렸다. 국비 무상지원 등 대표적인 게임 개발자 육성 기관으로 알고 있던 게임스쿨티지씨가 사실은 ‘진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결국 제 3자의 등장으로 인해 사태는 더욱 점입가경 폭로전으로 이어졌고, 결론은 법정으로 가게 됐다. 엔돌핀소프트는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한 내용증명을 게임스쿨티지씨에 발송한 뒤 지난 4년 간 43억 원이 투입된 이클립스워에 대한 실패에 책임을 포함해 피해를 입은 부분에 대해 민・형사상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스쿨 또한 자사의 명의와 상표를 도용한 게임스쿨티지씨 측에 형사고발을 한 상태다.

그렇다면 사태는 어디까지 진척이 되었을까. 이클립스워로 인해 불거진 게임스쿨티지씨와 게임스쿨간의 폭로전은 결국 상표권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엔돌핀소프트는 해당 상표권 분쟁이 마무리 된 뒤에 이클립스워의 소송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3자가 뒤섞인 해당 사건은 2014년을 훌쩍 넘겨 그 향방과 시시비비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아쉽게도 이클립스워라는 게임은 시장에서 수명을 다한 비운의 ‘유령 게임’이 되었고, 청운의 꿈을 안고 게임 개발 사업을 해 왔던 엔돌핀소프트는 폐업을 맞이하게 됐다. 유저들도 피해를 받았지만, 이클립스워라는 게임의 성공을 위해 청춘을 바친 이들은 현 사태의 모든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참고기사 : [게임INSIDE 62화] 이클립스워는 왜 막장 운영 게임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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