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의 상용화 4개월에 접어든 요즘 만랩 도적 하나와 54레벨 흑마법사를 키우는 중이다. 한달 전에 53레벨이었던 흑마는 한달만에야 1업을 한 셈이다. 만랩 도적이 넘쳐나는 덕에 늘 느끼던 서러움에서 타개하고자 키운 흑마법사…… 도적 키울때와 마찬가지로 나만의 제멋대로 특성치를 찍고(정상적인 캐릭터라고 보기 힘들다) 플레이를 하는 덕에 다른 유저들은 날 의아해 하기 일쑤다.
접속은 자주 못하지만 일단 만랩은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퀘스트 창을 열었다.
△ 그다지 사냥하고 싶지 않은 이름이다
청소부 구더기… 걸신들린(ㅡ,.ㅡ) 청소부 구더기 고깃덩이를 하나도 아니고 15개 구해오란다. 한글화 작업이 이루어지기 전 이름은 과연 무엇일지 늘 궁금했었다. 가끔은 한글 작업자들의 얼굴이 궁금하기도… 아무튼 나의 영원한 보디가드 후크자츠(소환수인 보이드 이름)와 함께 사냥길을 나섰다. 그 때 나타난 무서운 놈들이 있었으니 바로 십자군 급사 일행이다.
△ 순식간이었다
5초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멀리 무덤에서 달려와 부활해 보니 호드족 오크 녀석이 쌩뚱맞게 날 맞이한다. 이름과 외모가 잘 맞아 떨어지는군…
△ 이름이 왜테어났니...(ㅡ.ㅡ)
앗!! 다시 길을 떠나는 그 순간 평소 같이 게임을 즐겼던 분이 수작(?)을 걸어온다.
△ 이젠 오프라인에서도 데이트 하고 싶다
우홧~ 손목 잡고 이끌려 가듯 소환 당해 간 곳은 그늘숲… 더구나 두 명의 아리따운 아가씨가 날 맞이하고 있다. 어깨 넓은 보이드는 없어도 되는데… 그나저나 야밤에 절 불러낸 이유가...? (ㅡ.ㅡ;;;)
△ 뒷 모습이 아름다우십니다
두 명의 아가씨는 조신한 말투와는 달리 무자비한 사냥을 즐겼다. 헛...설마 나를… 그늘숲의 스탈반 아저씨를 가볍게 요리한 두 미녀는 곧바로 날 끌고 어디론가 향하는데… 같이들 가요~ 다리 짧은 난 따라가기 바쁜데 소개 시켜줄 사람이 있단다.
△ 같이들 가요옷~
그건 바로 지옥 불정령 이었다. 혼자선 어려운 불정령 퀘스트를 통한 소환법을 익혀야만 가능한 바로 그 불정령이다. 주인 배신하기를 밥먹듯 한다는 그 녀석을 왜 나한테(ㅡ.ㅡ;;)…
△ 몇초 지나지 않아 주인을 배신한다
두 미녀는 무섭다며 처치해 달라고 호들갑을 떤다. 좀 전 사정없이 스탈반을 두들겨 패던 모습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그래 난 정의의 사도니까 무찔러서 미녀를 구해야 해!!
△ 나는야 정의의 흑기사
반항은 심했지만 의외로 쉽게 쓰러진 지옥 불정령... 과연 어디에 쓸모 있는 놈일까… 그런데 우린 오늘 과연 데이트를 하긴 한걸까… 여기 저기 다니며 뭔가를 하긴 했는데 말이지. 아무튼 오랜만에 만난 분들이니 선물이라도 해야겠단 생각에 비닐봉투표 최고급 럭셔리 수제 가방을 건넨 후 우린 마지막 기념 촬영을 했다. 다음엔 좀 근사한(ㅡ.ㅡ) 데이트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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