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9 항소 순회법원이 4월 19일 인터넷 공개 정보 자동 스크래핑이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링크드인은 2017년 경쟁사 하이큐 랩스가 자사 이용자 인적 정보를 스크래핑해 활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접근을 차단했다. 이에 하이큐 랩스는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링크드인은 컴퓨터 사기 및 남용 금지법(CFAA) 위반으로 서로를 고발했다.
수년에 걸친 상고와 항소 끝에 미연방대법원은 2021년 9월 하이큐 랩스가 CFAA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한 뒤 항소심 재판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그 뒤 2022년 4월 항소심 재판부가 대법원판결을 받아들여 하이큐 랩스가 분쟁에서 사실상 승리한 셈이 됐다.
미연방대법원은 다소 부정한 방법이 사용됐더라도 접근 권한이 있는 PC에 접속했다면 합법이라고 해석했다. 대외에 공개된 데이터라면 이를 수집해 활용해도 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링크드인 그래그 스내퍼(Greg Snapper) 시니어 디렉터는 "허가 없이 데이터가 수집되고 이용자가 동의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항소 의지를 밝혔지만, 현지 법률 관계자들은 이미 대법원판결이 나온 상황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다원중개가 유사한 법정 분쟁에 휩싸여 있다. 네이버는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다원중개가 네이버에 공개된 매물 정보를 무단 사용했다는 이유로 2021년 8월 다원증개측 웹 크롤링을 차단했으며, 2022년 1월에는 '데이터베이스권 침해 등 가처분' 명목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웹 스크래핑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미국 판결과 국내 법적 분쟁 향방은 앞으로 중요한 분기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공개된 데이터에 대한 사용 금지 사례가 생긴다면 국가 차원에서 논의 중인 빅데이터·공공데이터 활용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온라인상에 무료로 전체 공개된 자료를 활용한 학술 서적이나 논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학술적 이용 역시 넓게 보면 웹 스크래핑 범주에 들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자칫하면 향후 새로운 학술 서적·논문 집필 시 공개 자료를 활용하기 어려워짐은 물론 이런 자료를 활용한 기존 서적·논문을 인용하기도 어려워진다. 같은 이유로 교육 과정에도 혼란이 올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보 신산업에서 중추가 되는 빅데이터는 결국 네티즌들이 공개해둔 모든 정보를 한데 뭉쳐둔 것에 불과하다"라며, "특정 포털이나 사업자가 공개된 정보를 모아 게재한 뒤 소유권을 주장하고 접근을 막는다면 빅데이터나 공공데이터와 관련된 정책과 산업,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얼마나 큰 혼란에 빠질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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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만평] 미국서 자동 스크래핑 합법 판결, 국내에도 영향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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